안성시의 슬기로운 환경운동
안성시의 슬기로운 환경운동
  • 시사안성
  • 승인 2021.03.10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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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의 안성살이 - 18

안성시의 슬기로운 환경운동

정인교 전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대표

안성시 환경문제에 갑자기 관심을 가지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피해를 당하는 지역주민들이거나 주판알 튕기는 이권세력들이었다. 직접 관이 움직이거나 관변조직들이 민첩하게 움직이는 경우도 가끔 있다. SK의 경우가 그렇다.

용인 반도체산업단지를 만든다고 할 때 폐수문제로 관심 가진 적이 있었다. 반도체 생산공장은 폐수량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원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폐수는 원래 안성천 지류인 원천천으로 나왔다. 수원 원천유원지의 그 하천이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오산시 오산천으로 보내는 것을 확인하였다.

안성 밖 소식에 둔감했던 나로서는 의아스러웠다.

기존의 것을 바꾸려고 하면 협의해야 할 일이 많고 말도 많은데 오산시는 특별한 갈등 없이 마무리된 것 같았다. 오산천은 도심지의 확대와 하천의 건천화로 인해 메말라 있을 때가 많았다.

건강한 하천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량확보가 중요했던 것이다. 삼성반도체공장은 오산시와 오산환경단체들과 몇 차례 협의 끝에 합의했다. 그래서 지금은 물 많은 오산천으로 변모를 했다.

지역사정에 밝은 지인을 통해 그때 그 합의된 내용으로 인해 지역에서는 아직도 갈등이 남아있다고 했지만 그래도 비교적 잠잠히 끝난 사례이다.

이 이야기도 할 얘기는 많지만 각설하고 다시 돌아와서...

반도체공장 폐수는 그 정도로 많이 배출되므로 관심 가졌는데 이를 안성천지류 한천으로 정할거라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 대응할지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읍면동 이장단협의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마을지회를 비롯한 소위 관변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반대를 외쳤다. 한천을 지켜야 한다고 말이다. 양성 도축장문제로 한천이 오염된다고 이야기할 때는 콧방귀도 안 뀌던 분들이 한천을 사수해야 한다며 SK반도체 폐수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안성시에서 뭔가 바라는구나!’ 느낌이 왔다.

처음엔 다소 격앙된 표정과 험한 말이 오고 가겠지만 조만간 끝날 것이라고 예감을 했었다. 그들이 빠지고 나면 그때부터 환경운동단체가 할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어차피 게임의 승패는 예견되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간은 흘러 흘러 정해진 수순대로 움직였고, 역시나 폐수문제는 그대로 남겨둔 채 다양한 선물꾸러미들을 받아냈다. 백억원대에 달하는 선물꾸러미는 지역분배, 피해주민 안배로 인해 미래 갈등폭탄이 될 소지가 많다.

피해지역 주민들은 잘 처신해주시기 바랄 뿐이다.

여기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광경이 튀어나왔다.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이 폐수문제를 해결하라고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거대정당의 개발속성은 비슷하다. 누가 집권하든 지역개발은 곧 지역발전이다의 망상을 버리지 못한다.

공격과 수비의 위치가 바뀌면 정략적으로 입장도 바뀌는 것이다.

환경운동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 4대강 사업이나 가덕도 신공항건설이나 매한가지처럼 말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은 쉽게 안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왜냐하면 내가 20년간 안성에서 봐온 집권세력으로서 그들은 정말 한결같았다.

그들이 지금 주민의 피해 운운하는 질문들은 20년간 그들이 무시해오던 답변들이었다. 손바닥 뒤집듯 입장 바꾸는 처세에 놀랄 뿐이다.

고삼호수를 비롯한 한천을 걱정하는 마음이었다면 양성도축장 문제를 쥐도 새도 모르게 추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원곡면 출신 도축장 사장님에게 주민피해 환경오염 운운하며 만류 의사를 보였어야 했다.

순전히 정치적인 공수교대로 인한 꼼수정치를 하는 것이다.

양성도축장은 경기도에서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역 내 반대의견을 해결하고 다시 논의하자고 했단다.

그래서 그런지 도축장 찬성의견을 내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

반대여론을 물량공세로 뒤덮어 찬성여론이 대다수인 것처럼 보이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인다.

몇 개월 쉬면서 필자의 코너를 접을까 고민하다가 돌연 다시 쓰게끔 화력 에너지를 넣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안성시민들 중 양성도축장 문제에 반대하시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안다.

손으로 꼽기는 힘들어도 한 명은 확실히 안다. 난 반대한다!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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