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6.13 지방선거 관람기
안성 6.13 지방선거 관람기
  • 시사안성
  • 승인 2018.06.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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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의 안성살이-7

평일 서인사거리의 아침은 정신이 없다.

순서를 정했는지 매일 돌아가며 정당별 지방선거 후보들이 모여 일사분란하게 몸을 흔들며 지지를 호소한다. 어떤 날은 빨간색이, 어떤 날은 파란색 물결이 넘쳐난다. 정치인출신 교육감후보도 몸담았던 정당출신별 색깔을 맞추어 함께 유세를 펼친다. 선거철이 실감나는 하루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대세인 듯하다. 남북정상회담의 주역인 문재인대통령의 후광 덕으로 당 지지율이 50%를 넘기고 있다. 아마 민주당 역사상 건국 이래 처음이지 않을까! 노무현대통령 탄핵이후 열린우리당때도 이런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너무 기울어서인지 국민들의 관심은 북미정상회담이나 러시아 월드컵으로 가는 양상이다. 선관위에서는 투표율이 걱정일 것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게임이 끝난 것 같아 지루해지기까지 한다.

 

안성의 정세는 어떨까? 항상 보수정당이 싹쓸이했지만 이번에는 전국적인 추세를 이어가는 듯하다. 실로 오랜만에 민주당이 기를 필 것 같다. 지금까지 안성 민주당은 장날 정당이었다. 대목일 때만 반짝하는 정당이 안성 민주당이었다. 선거 때만 찾아오는 불나방들이 모이는 가로등불... 아침이면 가로등 밑에 깔려있거나 다시 밤이 올 때까지 숨어서 기다리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안성 민주당의 첫 느낌은 뭉칠 수 있는 끈적임이 하나도 없는 모래알이었다. 항상 대세였던 자유한국당의 뭉쳐있는 기개에 눌려 그런지 아니면 매번 깨지니 뭉칠 수 있는 중심점이 없는 것 일 수 있다. 진보적인(?) 성향의 인간들의 모래알 기질도 한 몫 차지 할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수세에 몰리면 탈당을 불사하는 전력이 많은 정당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새롭게 탈바꿈하길 바란다.

 

안성의 자유한국당은 여왕벌에 의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정당이다. 다선의원이었던 지역위원장들의 입김이 세서 줄 세우기가 심해 보인다. 경선과정에서 누구를 미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현 시장은 불리한 정세를 미리 파악하고 불출마하면서 경선이 치열해졌지만 잡음 없이 순조롭게 후보를 선출하였다.

 

수성의 위치에 서있지만 당지지율이 나빠지면서 예전에 보이지 않았던 적극성도 보인다. 16년 만에 이뤄진 시민사회단체 후보자토론회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항상 이런 시민 맞춤 자세를 유지했으면 시민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았을텐데...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역시나 탈바꿈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시장후보를 비롯한 도의원, 시의원후보 홍보전단지를 엊그제 우편으로 받아 보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공통점이 보인다. 첫 번째 모든 후보가 세테크에 능하다는 것이다. 재산공개를 한 내용을 보며 후보자 재산이 십 억 넘는 분들이 많지 않다. 그 재산으로 어떻게 선거를 치를까 (오지랖도 넓지..쯧쯧) 걱정되기까지 했다. 지역유지급 면모를 보이시는 후보들의 재산이 이 정도여서인지 모든 후보공약에 경제발전을 최우선정책으로 정하지 않았나 한편으로 이해가 되기도 했다.

 

두 번째는 색깔이 확연히 다른 두 정당의 공약, 정책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도시이미지는 전원도시, 관광도시, 친환경 생태도시를 표방하지만 개발공약, 교통발달을 위한 건설 공약에 방점을 찍는다. 정말로 하려는 것은 후자인 것 같다. 개발정책이 더 구체적이고 방대하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정책 공약집은 우리 안성의 현실을 말해준다. 현 위치에서 바라보면 지리적 여건이나 주변상황을 보면 인구증가를 위한 개발도시로서의 한계와 객관적인 장점은 휴양도시, 전원도시이지만 지역민의 기대치는 평택, 천안급 개발도시에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성향을 쫒는 후보자들의 결정장애로 태어난 정책공약이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자유한국당 공약이 더 진보적이라는 것이다. 포퓰리즘의 가운데 서있으며 세금 퍼주기를 하고 있다. 진보정당이 어딘지 구분하기가 어려워 질 지경이다. 그만큼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도 마찬가지이다. 당의 강령과는 무관하게 당선가능성에 염두에 둔 입발림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양념으로만 취급되는 정책공약, 우선 질러보고 보자는 공약들이 아니라 누가 되더라도 정말 좋아서 사용가능한 공약들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어쨌든 모두들 정말 고생이 많다.

 

정인교(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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