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와 “텍스트”를 혼합한 형식과 내용면에 있어 새로운 이 연재는 앞으로 약 10회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안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의 장이 확산되길 기대한다. 이번호에는 다섯번째로 "우리나라 최초의 악기대여 도서관인 오산시의 '소리울도서관'을 보며, 안성의 교육복지를 다시 생각한다"를 게재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악기대여 도서관인 오산시의 ‘소리울도서관’을 보며, 안성의 교육복지를 다시 생각한다
혹시 비싼 고가의 악기를 청소년들에게 빌려주는 ‘음악도서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청소년들이 각종 미술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는 ‘미술 도서관’은요?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드럼이나 섹소폰 등 비싼 악기를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 때문에 난감하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으실 것입니다. 이런 시민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웃한 도시 오산시는 올해 7월, 국내 첫 악기 도서관인 ‘소리울도서관’을 개관했습니다. 소리울도서관은 악기 도서관으로 국악기, 세계의 악기, 전자악기 등 180여 종 약 1천여 대를 구비하고 있고, 책처럼 악기도 빌려주는 도서관입니다. 사전 예약제로 악기를 대여하며, 악기 뿐만 아니라 음악 전문서적과 악보 등 음악과 관련한 많은 자료를 구비했고, 오산 시민의 취미활동과 학습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녹음실, 편집실, 보컬실, 국악실, 연습실 등을 갖추고 있는 ‘소리울도서관’에서 오산 시민과 학생들은 다양한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경기도 의정부시는 올해 11월 개관을 목표로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전문 공공도서관 개관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의 고유한 서비스 뿐만 아니라 미술을 전공하려는 청소년에게 다양한 예술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한 기존 작가와 신진 작가를 발굴 육성하는 프로젝트도 가동된다고 하니, 안성 시민 입장에서는 마냥 부러운 일입니다.
안성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한결같이 말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할 게 없다’
저또한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고등학생, 초등학생 두 아이를 두고 있는 학부모로서 많이 공감하는 편입니다.
진로적성체험교육이나 자유학기 년도 취지에 맞게 일선 현장에서 여러 경험을 해볼 수 있으면 좋은데, 아쉬움은 학부모 뿐만이 아닙니다. 특히 저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직업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기에 각종 세미나와 논문을 통해 이런 변화의 흐름에 일찍 눈을 뜨게 됐습니다. 또한 동아방송예술대학교 평생교육원장으로 일하면서 경기도 관내 여러 학생들을 만나 대화하면서, 그들의 아쉬움과 바람을 몸소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미취학 아이들이 레고를 비롯, 학부모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창의적인 놀이프로그램이 있으면 좋을 텐데 아쉽습니다. 유튜버를 꿈꾸는 아이들이 집 가까운 곳에서 친구들과 마음껏 영상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촬영과 편집까지 해 볼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면 좋을 텐데 이런 점도 아쉽습니다. 첼로를 배우고 싶은 아이들, 그림을 마음껏 그릴 수 있는 아이들, 로봇과 연계한 코딩교육을 실컷 배울 수 있는 안성의 아이들이 보고 싶습니다.
안성시에만 5개 대학이 있는데, 우리 아이들이 선택한 진로를 대학과 연계해 미리 선경험 해 볼 수 있다면 자신의 적성을 더 빠르게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안성의 여러 기업 현장에 우리 아이들이 방문해 다양한 산업 현장을 경험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경험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안성시가 교육지원청, 상공회의소와 협의해 더 알찬 진로적성체험 교육을 실시하고, 다가올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아트융합센터’ 같은 공공도서관이나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기관과 협의해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장 운영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가장 소중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안성의 미래를 위해서도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자신의 꿈과 미래를 마음껏 체험해 볼 수 있는, 아이들도 학부모도 만족하는 안성의 교육복지가 서둘러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윤종군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전 청와대 행정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