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량 교수의 노래하는 인문학 마지막회-노래하는/영성 인문학
정경량 교수의 노래하는 인문학 마지막회-노래하는/영성 인문학
  • 시사안성
  • 승인 2023.12.28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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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지난 2019년 2월부터 매월 1회 연재한 정경량 교수의 “노래하는 인문학”이 이번회로 연재를 마친다.
정경량 교수는 서강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독일 뮌헨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독일, 캐나다를 거쳐 목원대학교에서 인문대학장을 역임했고, 한국헤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목원대학교에서 정년퇴임한 후 현재는 목원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14살부터 51년간 클래식 기타 연주와 노래활동을 해 왔고 관련 강연활동을 해 노래하는 인문학자로 잘 알려져 있으며 안성에서도 공연을 한 바 있다.
주요 저서로 “헤세와 신비주의, 1997), 노래로 배우는 독일어(1999), 성경으로 배우는 독일어(2001), 인문학, 노래로 쓰다(개정판, 2015) 등이 있다. 현재 금광면에 거주하고 있다.
약 5년 가까이 57회에 걸쳐 좋은 글을 연재해 주신 정경량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안성시민들에게 인문학과 문화예술의 세계를 선보여 주시길 기대한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지구

오랜 세월 동안 <아름다운 시와 음악>, <노래하는 인문학> 강좌로 대학 안팎에서 시와 노래, 문학과 음악의 인문학을 연구하며 가르쳐왔다. 그 자체로도 충분히 즐겁고 행복했다. 하지만 칠순 이후 나의 삶에 남은 소명은 영성 인문학이 추가될 것이다.

나는 헤르만 헤세의 문학을 특히 종교철학적인 관점에서 연구했다. 그 옛날 독일 뮌헨대학교에서 썼던 박사학위 논문 제목이 헤르만 헤세의 작품에 나타난 동·서양 신비주의 요소이다. 이 논문은 그 후 한국에서 <<헤세와 신비주의>>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헤세는 기독교 사상과 더불어 불교와 힌두교, 유교와 도가사상 및 선불교 등 동양의 다양한 종교철학을 깊이 섭렵한 작가이다. 서양의 작가 중에서 헤세만큼 동양의 종교철학에 대해 그토록 박식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한 헤세는 젊은 시절 나에게 커다란 충격과 자극을 주었다. 서양 사람인 헤세에 비해 한국인이자 동양 사람인 나는 정작 동양의 종교철학에 대해 너무나도 무지한 상태였던 것이다.

박사학위를 위해 헤세의 종교사상을 깊이 연구해야만 했기에, 나는 그가 평생 동안 몰두했던 동·서양의 심층종교 철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무 살 때 인생에 대해 묵상하던 중, “어떻게 사는 삶이 훌륭한 삶일까?”라는 질문을 나 자신에게 한 적이 있다. 그때 나의 대답은 종교적인 삶이었다. 종교적인 삶은 무엇보다도 희생적인 삶이기에, 그런 삶이야말로 가장 숭고한 삶이라고 생각했다.

누나의 권유로 열 살 때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후, 나는 지금까지 평생 동안 기독교인으로 살아왔다. 교회에서 나는 주로 찬양대의 찬양 사역으로 봉사해왔다.

올해 하반기에 나는 놀라운 두 권의 책을 만났다. 한 권은 아내가 소개해 준 책인데, 이븐 알렉산더라는 하버드 신경외과 의사가 저술한 <<나는 천국을 보았다>>라는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7일 만에 뇌사에서 살아난 후, 죽음 이후의 신비로운 세상을 증명한 책이다.

또 한 권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종교학자 길희성 교수의 <<영적 휴머니즘>>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길희성 교수가 동·서양의 심층종교 사상을 방대하게 저술한 마지막 역작이다.

새길교회라는 평신도 교회 소식을 통해 알고 있었던 길희성 교수의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다름 아닌 <영성 인문학>이라는 나의 강좌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에 교회에서 진행했던 <영성 인문학> 강좌를 얼마 전 다시 열게 되었다. 그런데 마침 우리 강좌 이름과 아주 유사한 영적 휴머니즘이라는 제목의 책이 눈에 띈 것이다. 그래서 나는 궁금한 마음에 곧바로 이 책을 구입하여 읽게 되었다.

그런데 저자의 전문영역이 전혀 다른 이 두 권의 책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임사체험을 통해 이븐 알렉산더가 보고 깨달은 영적 세계와 길희성 교수가 종교학 연구를 통해 도달한 영적 휴머니즘은 바로 내가 헤르만 헤세와 더불어 연구하며 추구해 온 신비주의적 영성과 너무나도 일치했기 때문이다.

두 권의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그야말로 감동과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특히 <<영적 휴머니즘>> 책을 통해 나는 평생 동안 추구해 온 기독교 신비주의 영성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인생을 선물로 주신 하느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이제 새해부터는 중단되었던 <노래하는 인문학> 유튜브 영상 강좌를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 “헤세의 문학과 영성을 비롯한 기독교 신비주의 영성 인문학이 함께 진행될 것이다. “정경량의 노래하는 인문학과 끝까지 함께해주시길 기대한다.

 

정경량(노래하는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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