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타합주단
안성기타합주단
  • 시사안성
  • 승인 2023.04.2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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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량 교수의 노래하는 인문학

안성에 살게 된 지 올해로 20년이 되었다. 20년 동안 마음에 품고 있었던 꿈이 하나 있다. 기타 동아리를 만드는 것이다. 기타 동호인들을 모아 정기적으로 기타 연주를 함께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예전 대전에 살 때, “기타리아라는 이름의 동호회를 만들었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각자 연습했던 곡들을 클래식 기타로 연주하는 모임이었다. 이 모임에서 나는 종종 기타 연주와 노래를 함께 하기도 했다. 이 기타리아 동호회에서 10여 년 정도 즐거운 연주와 친교를 나누었다.

대전과 안성을 오가는 생활을 하다가 안성으로 이사를 오게 된 이후로는 이 동호회에 참석하는 것이 거의 어려워졌다. 금광호숫가 안성 생활은 너무나 좋았지만, 유일하게 아쉬운 것은 이 기타리아 동호인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러 해 전에 안성에서 기타리아라는 이름의 동호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반년 정도 진행하다가 중단되고 말았다. 당시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 나를 포함하여 1~2명이 채 안되었기 때문이다. 시도는 해보았지만, 짧은 기간의 추억과 아쉬움만 남겼다.

그때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안성에 기타를 배우는 사람들이 없어서는 이러한 동아리를 형성할 수가 없다는 것. 그래서 15년 전 안성시립도서관에서 기타교실을 시작했다. 그러나 강의실 여건과 운영상의 아쉬움으로 인하여 2년 만에 기타교실을 중단하고 말았다.

그러다가 2년 전 어느 봄날, 수녀님 두 분이 나를 찾아오셨다. 클래식 기타를 배우고 싶다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반가운 기타공부가 다시 시작되었다. 흥미롭게도 다른 기타교실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는 안성문화도시 100만원 해봄 실험실에 우리 기타교실 팀이 선정되어, “정경량과 기타노래사랑이라는 이름으로 1회 기타노래사랑 연주회를 개최하였다. 대부분의 기타교실 회원들이 기타를 배운 지 1~2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우리는 아주 즐거운 기타교실 합동공연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2023, 안성맞춤 시민동아리 지원 공모사업에 우리 기타교실 팀이 선정되었다. 우리는 동아리 명칭을 안성기타합주단이라고 지었다. “안성을 대표하는 기타합주단이 되자는 야심찬(?) 꿈을 이 이름에 담은 것이다.

개별적인 기타 연주, 즉 독주를 하는 것도 좋지만, 함께 연주를 하는 중주나 합주는 그보다 2~3배 정도 더 즐겁고 행복하다. 이것은 나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내가 기타 합주를 처음 하게 된 것은 1997대전기타오케스트라에 입단했을 때이다. 그 당시의 이름은 대전고전기타합주단이었다. 이 합주단에서 나는 10여 년 동안 아름다운 기타 중주와 합주의 매력과 감동을 만끽했다. 50여 년 나의 기타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추억으로 남아있다.

안성에서도 그런 기타합주단을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늘 그런 생각을 해왔다. 그런데 20년을 품었던 꿈이 이제 드디어 이루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훌륭한 기타교실 회원들과 단원들이 있어서 더욱 기대가 된다. 그분들과 함께 기타를 공부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한데, 합주단까지 가동이 되니 무얼 더 바라겠는가.

안성기타합주단이 앞으로 펼쳐낼 아름다운 기타와 노래 연주가 마냥 기대가 된다. 다시금 새로운 꿈과 희망이 다가온다.

 

정경량(노래하는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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