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호의 단상 그리고 시인 금은돌 – 16
아들에겐 외할머니 내겐 장모에게 설날 인사하는 날
큰절 올리는 아들의 양말이 빵꾸가 나있었다
빵꾸난 양말
다음날 아침 샤워하는데
그 장면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
엎드려 큰절하는 아들의 뒷모습
그리고 빵꾸난 양말
제 어미가 살아있었으면 새 양말이라도 사주었을 걸
무심코 지나간 일이 서글프고 아련했다
샤워기 뜨거운 물이 몸에 흐르고 있는데
뜨거운 눈물도 얼굴의 표면을 흐르고 있었다
물도 눈물도 아래로 흐르고 있었다
이유있는 슬픔도 아래로 흐르고 있었다
조천호(안성 국가철도 범시민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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