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빗은 참빛이었다
참빗은 참빛이었다
  • 시사안성
  • 승인 2020.12.21 0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천호의 단상 그리고 시인 금은돌 7

 

참빗은 참빛이었다. 

엄니가 참빗으로 머리를 빗어줄 때마다

이와 서캐가 툭툭 떨어지던 시절

아침마다 엄니와 전쟁을 치루었다

그냥 저냥 학교에 가고 싶어 안달하는 나 사이에

엄니의 참빗은 쓰윽 쓰윽 긴머릿결을 매만져준다

엉덩이까지 내려온 긴 머릿결을 다 빗겨주고

단정하게 머리를 땋아주는 엄니의 손길

툭 궁둥이를 쳐주면 그게 끝이다

뒤로 메는 가방을 둘러매고 조선아이 엄니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참빗이 없었으면 어찌했을까

엄니의 손끝에서 나오는 참빗이 없었으면 어찌했을까

아침햇살에 참빗을 만지는 엄니의 손끝은 참빛이었다

 

조천호(안성국가철도 범시민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