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호의 단상 그리고 시인 금은돌 7
참빗은 참빛이었다.
엄니가 참빗으로 머리를 빗어줄 때마다
이와 서캐가 툭툭 떨어지던 시절
아침마다 엄니와 전쟁을 치루었다
그냥 저냥 학교에 가고 싶어 안달하는 나 사이에
엄니의 참빗은 쓰윽 쓰윽 긴머릿결을 매만져준다
엉덩이까지 내려온 긴 머릿결을 다 빗겨주고
단정하게 머리를 땋아주는 엄니의 손길
툭 궁둥이를 쳐주면 그게 끝이다
뒤로 메는 가방을 둘러매고 조선아이 엄니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참빗이 없었으면 어찌했을까
엄니의 손끝에서 나오는 참빗이 없었으면 어찌했을까
아침햇살에 참빗을 만지는 엄니의 손끝은 참빛이었다
조천호(안성국가철도 범시민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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