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런던 6 - 남부 렌터카 여행(2)
포르투갈&런던 6 - 남부 렌터카 여행(2)
  • 시사안성
  • 승인 2020.12.1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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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Bin의 길위의 하루 – 6

포르투갈 남부여정은 휴양이다.

산골 마을에서의 전원일기형 휴양과 비치 인근에서의 졸부형 휴양.

포르투갈 남부 지중해 연안은 라구스부터 파로까지 쭉 이어지는 휴양지역이다.

스페인의 코스타 델 솔(스페인 남부 해안 지대로, 말라가를 중심으로 서쪽으로 타리파(Tarifa), 동쪽으로 모트릴(Motril)까지 약 300km 이르는 지역. ‘태양의 해안이라는 뜻)이 쭈욱 이어지는 듯 한 지중해 휴양지.

유럽에서는 일찍부터 휴양지로 개발되어 온 곳이다.

하긴 라구스부터 포르티망, 알부페이라, 파로 등 유명한 지역은 모두 몰려있다.

앞선 글에서 봤듯이 이곳의 지형 자체가 바다와 절벽 형식으로 이루어진 곳이 대부분이다.

말그대로 넓게 펼쳐진 비치는 손에 꼽을 정도.

룰레, 알부페이라, 라파엘 비치 등이 우리 숙소에서 갈만한 비치들이다.

마눌이의 기질은 이제 40대 휴먼여성이다.

안그래도 20대 시절의 패기도 적었는데, 나이를 먹고 지혜가 쌓여갈수록 점차 힘든거 보다는 편한거, 땡볕 아래 선텐보다는 그늘막 아래 차가운 맥주 한잔을 즐기는 인간이 되었다.

물론 나도 그리 되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한창 20대 초반 나라를 위해 군대를 가서(물론 다 아는 거짓말이다. 가기 싫은 군대 다들 억지로 가는 것 아닌가? 내가 분단국가에 태어났으니 어쩔 것인가...빼박캔트지...) 신병교육대 훈련을 시작으로 유격, 천리행군, 대테러훈련, 대항군훈련, 공수훈련까지 안해본 것이 없는 활동파였고, 이미 10살때부터 외할머니댁 5시간 거리를 혼자서 찾아가는 아이였지만...

이제는 나도 편한게 좋다. 관광지 찾아 하루 12시간도 적다고 돌아댕길 나이도 아니고, 그냥저냥 목 좋은 길가에 앉아 맥주 한잔 혹은 커피 한잔하며 사람 구경하는 것이 젤 재밌는 아재가 되었다.

바로 요런 테마 되시겠다.

나름 호텔 스카이 라운지(라 쓰고 루프바라 읽는다)에서 한가로이 뷰와 맛난 음식을 즐기는 40대 중년.

물론 20-30대에는 못해본 것들. 이제는 젊음은 없지만 그들보다 다소 경제적 여유가 생겼기에 가능한 것이다.

누구는 젊음과 돈 중 어느 것을 선택할거냐 묻기도 하지만...

그 때의 패기만 있던, 궁기 흐르던 20대가 있었기에 지금의 40대가 있지 않을까...

난 다시 20대로 돌아가라면 싫다고 할거다. 그냥 이렇게 마눌이하고 하루하루 복작복작거리며 시간을 즐기는 것이 좋다. 늙어가는 내가, 꼰대만 되지 않고(항상 노력 중이다 .) 극단적인 노인네가 되지 않기를 빌어 본다.

이틀간의 산골 생활을 마치고 찾아간 라구스 골프 리조트(Boavista Golf & Spa Resort) 4성급 리조트로 아직도 개발중이다. 18홀 골프클럽과 함께 운영중이며 장기 렌트부터 단기 숙박까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리조트답게 수영장은 실외 3, 실내 1곳이 운영되고 있고 사우나도 가능하다.

특이한 것은 타운형 리조트 객실이다. 한 구역을 2층 건물 100여채로 구성해 임대하는 방식으로, 10만원대로 4인 가족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물론 조식도 주는데 걍 먹을만 하다. 우리네처럼 이거저거가 아닌 유럽식과 아메리칸식이 전부이다.

체크인은 타운하우스 맨끝 리셉션이라 써 놓은 조그마한 사무실에서 할 수 있으며 열쇠만 받아 자기 집을 찾아 입실하면 된다.

다만 라구스 시내와 떨어져 있어 차량이 없으면 불편할 듯 하다. 집 앞에 풀장이 있기는 하지만 조식 먹으러 갈때도 차타고 가야 하고, 근처 슈퍼를 가려해도 걷기엔 상당히 멀다.

요런 방이 1층에 하나, 2층에 하나씩 있다. 1층에는 주방과 리빙룸, 풀장과 잔디밭으로 이어지며, 2층에는 침실과 쇼파룸,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다.

내부 어메니티나 가구 등은 5성급 호텔이라 해도 될 듯하다. 우리는 마눌의 신묘한 검색신공으로 2박을 머물렀는데...이번 유럽 여행에서 가장 만족스런 숙소였다.

집에 짐 풀고 다시 와인과 먹거리 재료를 사러간 마트(Intermarché Super). 핑고(pingo)가 가장 유명하지만 여기는 어마어마했다. 핑고가 대중적이라면 여기는 약간 폼격을 지향한다고 할까?

해산물부터 육류, 빵까지 먹거리가 다양해 좋았다. 거기에 공산품과 생활용품도 많은, 말그대로 포르투갈에서 경험한 가장 크고 편리한 마트였다.

새우, 토마토, 연어 등을 사서 그날 저녁 바로 또 다시 다이닝을 했다. 여행 나오면 매일매일이 다이닝이지만 이날은 특별했던 것이 아주 깔끔하고 편리한 숙소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즐기게 되었다.

3일째 넘어가니 특별한 감동은 사라진 포르투갈 남부 지중해연안 비치에서 1-2시간동안 딩굴딩굴거리며 바다보고 책읽고 사람 구경하고..

우리 부부 여행이 이렇다.

딱히 해야할 것도 하는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아닌.

그저 서로가 편하고 만족스런 시간이 되도록 하는 느릿한 여행이다.

라구스는 역사도시이기도 하다.

구시가에는 아직 중세시대 성벽이 남아있어 관광객이 남아있는 성벽 등을 돌아보기도 한다.

그러고보니 포르투갈 남부에 내려와서는 아시안을 본 기억이 없다. 마눌이가 가는 곳이 아무리 한국인이 안가는 곳을 위주로 짠다지만, 이렇게까지 아시안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지 않다. 이해가 가시는가? 어디를 가나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백인들의 시선이 어떠한지를? 뭐 나야 보든가 말든가 하지만 수줍수줍한 마눌이는 부담스럽기도 했을거다.

그런 우리가 많고 많은 비치 중 한 곳에서 아시안을 만났으니 어떠했겠는가? 물론 라구스 와보니 나름 큰 도시라 중국인들을 다소 보기는 했지만, 여행해본 분들은 이 감정 알지 않을까?

"저 사람 한국인 같아..."라는 막연한 느낌 아닌 느낌.

동아시아 3국이 다소 헷갈리기는 하지만 나만의 구별법이 있다(개인여행객에 한함. 단체는 걍 딱 보면 알수 있기에).

안경을 끼었으면 중국 아니면 한국인이다. 만약 그가 당신도 이해가 안될 패션을 하고 있다면 일본인일 확률이 높고, 그 남자가 웃통을 벗고 다닌다면 당연히 중국인, 3-4명이 저들만 시끄럽다해도 중국인이다.

일본인들은 조용하고 여성들은 안경을 거의 끼지 않고 분홍 볼터치를 과감하게 한다. 옷도 그리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게 다닌다.

한국인들은? 걍 보면 안다. 여성분들은 대부분 화려하고 멋진 패션을 자랑하고, 남성들은 2명이상 다니거나 멋진 옷을 입는다. 아니 그거 아니라도 이상하게 한국인들은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는 텔레파시를 가졌나 보다. 딱 보면 안다...ㅎㅎ

 

어쨌든 까밀로 비치(Praia do Camilo)에서 수영을 마치고 구도심으로 가기 위해 우버를 불러야 한다는 한국인 여성 두분을 시내까지 태워드리고 우리도 구시가를 돌아본다(하긴 이분들도 유랑(네이버카페)에서 만나 이날만 여행을 같이 했다고 한다. 한분은 위쪽으로 한 분은 스페인으로 건너가신다 하니 응원을 보내고 싶다).

요기도 포르투갈임을 각인시키는지 바닥이 온통 타일로 되어 있다. 조약돌과 타일로 이루어진 예쁘장한 길들이다.

요기가 라구스 성벽. 차가 있는 것이 이럴 때는 그다지 좋지 않다. 차타고 그냥 지나가며 보는 것이다 보니 사진만 찍고 만다.

라구스 등대(Farol da Ponta da Piedade)

라구스 해넘이를 보기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나름 반도의 모양을 하고 있어 바다로 넘어가는 해를 즐길 수 있다.

비치에서 등대까지 차도 다닐 수 있고 트레일이 깔려있기도 하다.

여기도 여느 비치처럼 바다와 절벽이 이어지는 곳으로 발아래 50여 미터에 파도가 치고 있다.

곳곳에 미리 자리잡고 와인과 맥주를 즐기는 커플들이 흔하게 널려있다.

해가 넘어가려 하니 요런 사진 저런 사진 등을 찍으며 재미나게 논다.

나도 거기에 맞춰서 사진 찍으려니... 조용하게 와인 잔 든 옆 커플이 부럽다.

진짜 눈 깜짝할 사이에 5성급 리조트에서의 휴양을 마치고 다시 리스본으로 향하는 길.

유럽에서의 주유에 다시 도전했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하고 비슷하네...먼저 기름 넣고 결제하거나 마트안 점원에게 몇 번 기계에 얼마치 넣겠다 말하고 결제한 후 기름 넣는 방식.

여기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고속도로가 비싸다기에 대부분 국도로만 다녔지만 올라가는 길은 리스본 거의 다 와서 고속도로 이용했다. 짧은 구간이라 그런가 우려한대로 비싸지는 않았지만...

조심해야 할게 우리네 하이패스처럼 여기도 자동패스가 있다. 렌트할 때 빌려도 된다. 문제는 없는 상태에서 하이패스로 통과하면 안되는 것...반드시 사람이 그려지거나 돈이 그려진 코스로 들어가야 한다.

내려갈 때는 다가마 다리를 이용했기에 반납할 때는 425다리를 이용해 리스본 들어간다.

이제 저 다리만 건너면 다시 리스본 구시가지. 반납이 12시이고, 포르투 넘어가는 기차가 2시니까 그 전에 잠시 타임아웃마켓에서 납작 복숭아, 에그타르트를 사야겠다.

이제 포르투로 간다...ㅎㅎ

김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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