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끝난 후 귀가 위한 시청 정문 진입조차 막아
반대대책위원회 “김보라 시장이 직접 사과하고 경위 밝혀야” 강력반발
이규민 국회의원은 도축장 반대한다면서 찬성하는 사람을 양성면협의회장에 임명
"김보라 시장이 이끄는 안성시가 역대 어느 시장시절에도 없던 창조적 ‘혁신’행정을 펼쳤다"는 비꼬임 섞인 비판을 받고 있다.
안성시가 11일 오전 “도축장 반대”주장을 하기 위해 안성시를 방문한 차량 7대 시위 행렬의 안성시 정문 출입을 강제적으로 막은데 이어 시위가 끝나고 돌아가기 위해 시청문을 열어달라는 시민들의 요구조차 끝내 외면하고 무시하는 막나가는 행정을 한 것이다.
도축장반대대책위원회는 지난 3년간 도축장 반대 활동을 해왔으며, 그동안 대규모 시위에서는 물론이고 1인시위마저도 평화적으로 진행해온바 있다.
더욱이 이 날 차량시위에 참여한 차량은 7대에 불과했으며, 시민들은 지난 2일에는 30대의 차량이 참여하는 차량시위를 했지만 당시에는 차량이 모두 안성시청 정문을 통과해 시청안에서 평화로운 방식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런데 이 날 안성시는 경찰병력까지 동원해 아예 시청 진입을 원천봉쇄하고, 이후 시위가 끝난 뒤에도 차량진입을 막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위를 한 것이다.
이에 도축장 반대 대책위원회는 김보라 시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반응을 보여 파문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도축장반대대책위원회(위원장 한경선)는 7대의 차량에 도축장 반대 의견을 적은 현수막등을 달고 11일 오전 양성면에서 출발해 공도읍에 위치한 이규민 국회의원 사무실을 거쳐 오전 11시 25분경 안성시청 정문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굳게 닫힌 시청 정문과 공무원, 그리고 경찰들이었다.
이들은 “집회 신고를 한 것은 시청 정문앞이니 시청에 진입하지 못한다”면서 철제문을 굳게 닫고 이들의 시청 진입을 막았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차량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지난 11월 2일 집회에서는 훨씬 많은 차량들이 참여했는데 모두 시청안에 들어갔다. 시청안에 들어가서 주민들의 의견을 이야기하겠다는 것도 막느냐?”며 항의했으나 안성시의 입장은 완고했다.
이에 시민들은 시청앞 도로 측면에 차를 주차시키고 “시민들이 반대하는 도축장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약 30분간에 걸쳐 진행했다.
집회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귀가하기 위해 정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햇으나 안성시와 경찰관계자들은 시청입구에서 유턴해서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이에 집회 참가자 중 한사람은 “집에 가겠다는 것도 막느냐?”면서 정문 철책앞까지 차량을 진입하기도 했으나 참가자들은 이내 분을 삭이고 유턴해서 귀가했다.
이에 한경선 위원장은 “기가 막히고 분하고 억울하다. 시민을 위한 행정, 혁신행정을 한다고 한 김보라 시정이 이끄는 안성시가 이런 말도 안되는 혁신행정을 할 줄 미처 몰랐다.”고 비꼬았다. 이어 “시민이 의견을 말하기 위해 시청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도 모자라 귀가하기 위해 지나가는 것도 막는 것이 세상에 어느나라 법이냐? 역대 어느 시장도 이런 막무가내 시민을 무시하는 행정을 하지는 않았다. 향후 김보라 시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분명히 사과하고 경위를 밝히는 한편 책임자에 대해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선 위원장은 이어 이규민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도축장에 반대한다는 말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한경선 위원장은 “이규민 국회의원은 선거전에 분명히 도축장에 반대한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 더불어 민주당 양성면협의회장에 도축장을 찬성할뿐만 아니라 찬성입장에서 공공갈등 조정협의회에 참여했던 사람을 앉혔다. 이규민 의원 역시 알고 그런 인사를 한 것인지 경위를 밝히고 도축장에 대해 반대한다면 도축장이 취소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김보라 시장이 혁신을 강조하고 시민과의 대화와 소통을 강조하고, 소수자 등 시민의 목소리를 중히 여기는 줄 알았는데 이번 일을 보고 놀라움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일이 김보라 시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면 김보라 시장의 민주주의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며, 공무원들이 알아서 한 것이라면 김보라 시장의 말과 지시가 공무원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 상징적인 사태라고 본다. 김보라 시장의 직접해명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