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경대학교 교직원님들께
(기고) 한경대학교 교직원님들께
  • 시사안성
  • 승인 2020.05.18 07:43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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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한경대 통합과 관련해 한경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회에서 학내 교직원들에게 보낸 두번째 메일을 동의를 얻어 게재한다. 한경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회에서는 지난 5월 13일 첫번째 메일을 보낸바 있다.

한경대학교 교직원님들께

한경대학교
한경대학교

교직원님들 여러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비상상황에 여러분들의 헌신과 노력이 빛을 발하여 우리 한경대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파고를 무난히 넘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큰 고비를 넘은 듯 하다가 다시 번질 태세이고 우리 학교 학생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어 학교에 전 국민의 부정적인 시선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학교 당국은 그 동안 잠시 주춤했던 기어이 복지대와의 통합을 위한 찬반 투표를 강행한다고 합니다.

투표에 이르는 과정에서 학교 당국은 통합과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일방적인 선동과 강압을 통하여 통합을 비상식적이고 비민주적으로 추진하려 하여 저희 한경대학교 민주화를 위한 교수회는 통합이 왜 명분도 실리도 없으며 어떻게 학교의 미래를 치명적으로 파괴할 지를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1. 통합은 한경대학교를 나락으로 떨어뜨립니다.

먼저 복지대와의 통합이 학교의 사이즈를 키운다는 면에서 효과가 전무하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2019년 교육부 자료를 보면 국공립대학 중에서 교육대학 및 특수 목적 대학을 제외하고 신입생 모집정원이 1,500명 이하인 일반 대학은 한경대와 경남과기대, 안동대 세 대학입니다. 이 대학 중에서 경남과기대는 경상대와의 통합이 예정되어 있고 안동대의 경우도 신입생 모집정원이 1,456명이나 됩니다.

통합을 하는 경우, 2주기 대학평가의 결과로 인해 10%를 감축한 정원 1,081명에 복지대 정원 190명을 추가하면 통합대학의 신입생 모집정원은 1,271명이 됩니다. 이는 저희를 제외하고 가장 숫자가 적은 안동대보다 184명이나 적어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소규모 국립대학이라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게 됩니다. 따라서 통합으로 학교의 사이즈를 키우겠다는 말은 통합을 위한 공허한 억지 명분으로 들릴 따름입니다.

더욱 통합을 하게 되면 복지대의 장애학생 85명을 신입생 모집정원 내에서 선발해야 합니다. 현재도 한경대가 정원 외로 모집할 수 있는 인원이 정원 내 모집인원의 11%이므로 85명의 장애학생을 정원 외로 선발하는 것이 가능하여 통합의 실제 정원증가 효과는 학과 신설에 필요한 최소 교수 4인 및 조교의 채용 등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하는 AI학과를 제외하면 75명에 불과합니다.

정원 75명을 늘리자고 교수 최소 61명 이상과 정년이 보장된 직원 98명을 늘려 학교재정을 극한적인 상황으로 만드는 것이 상식적인 일인지 아니면 자해를 하자는 것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욱이 만일 통합 후에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교육부의 국공립대학에 대한 구조조정의 칼날이 더욱 매서워지는 경우 학교 당국이 설명회 자료에서 언급했듯이 이번 통합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는 또 다시 통합할 학교를 찾아나서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통합은 한번으로 끝을 내야지 2, 3차 통합을 하게 되면 학교의 모습은 점점 기형적으로 바뀌고 통합 때마다 우리는 점점 더 가혹한 요구를 받게 되고 학교는 점점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될 것입니다.

복지대와 통합을 하는 경우 신입생 모집정원은 190명만 증가하는데 반하여 교수 수와 직원 수는 각각 최소 61(AI 학과 신설 시 최소 교수 4인 포함)98명이 대폭적으로 증가하여 교수 최소 263, 직원 242명이 됩니다. 모집정원 1,271명에 교수 수 최소 263명 직원 242명을 가진 대학을 어떤 대학에서 통합하자고 할지 심한 의문이 듭니다.

예를 들어, 복지대와 통합 이후 2차적 통합을 고려할 수 있는 학교 중의 하나가 한국교통대입니다.

한국교통대의 경우 2019년 대학알리미 자료를 기준으로 신입생 모집정원 1,911명에 교수 수는 332명입니다. 한국교통대의 입장에서 보면 모집정원은 단지 1,271(한국교통대의 66.5%)이 증가하는데 교수 수는 최소 263(한국교통대의 79.2%), 직원 수는 242(한국교통대의 79.1%)이나 증가하여 우리의 통합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설령 통합에 응하더라도 우리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의 가혹한 요구조건을 내걸 것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다시 말하여 이번 통합은 학교의 생존을 위한 통합이 아니라 학교의 생명줄을 끊으려는 자살 시도와 같은 통합입니다.

또한 총장이 조성하고 있는 교수들에 대한 신분보장에 대한 위기감도 법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허무맹랑한, 그야 말로 어린아이 겁주어 사탕 빼앗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역사상 국립대학 간의 통합을 제외하고 독립적으로 있던 국립대학을 폐교한 사례는 한 건도 없으며, 국립대학의 대한 운영에 관한 세부사항을 담은 국립학교 설치령에도 폐교에 관한 조문은 없습니다.

다만 고등교육법 62조에 보면 학교 등의 폐쇄에 관한 조항이 있으나 이는 국립대학에 해당하는 법조문이 아니며 악덕 사학의 위법적 학교 운영에 대하여 학교 폐쇄 조건을 설명한 것입니다.

 다시 말하여 현재 한경대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교수님들이 통합을 하지 않는다고 신분상의 불이익을 받거나 신분상의 위기를 느낄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통합을 하여 학교가 극단적인 상황에 몰려 추가적인 통합을 하게 되면 교수들의 학자라는 긍지는 무참히 짓밟히며 교양학부 혹은 산학협력단에 배치되어 통합한 대학의 눈칫밥을 먹으며 하루하루를 서럽게 살아가야 하는 처지가 될 것입니다.

이 점은 직원들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상황이어서 그 동안 쌓아올린 전문성과는 관계없는 업무에서 통합한 대학 직원들의 눈칫밥을 먹으며 지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입니다.

 

2. 재정파탄은 최악의 교육의 질로 나타날 것입니다.

현재 통합과 관련하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재정적인 문제입니다. 한경대학교는 2019년 기준으로 학생 1인당 교육비가 99053백원입니다 (대학알리미 정보). 이는 지역거점대학은 물론 타 지역중심대학들과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와 같은 산업대학이었던 한밭대학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1,41033백원 한국교통대는 1,50887백원, 안동대는 1,42048백원으로서 우리와 400만원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학생 1인당 990만원을 가지고 교육시키는 것도 학생들에게 낯을 들 수 없는 일인데 현저하게 교육환경을 악화시키는 통합을 무슨 이유로 하려는 지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국고회계는 이미 사용처가 정해져 있어서 교육과 그 밖의 학교운영을 위한 대부분의 경비는 대부분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으로 충당합니다.

통합을 하면 학생 수가 늘어 수입은 늘지만 그와 비례해서 학생 수도 늘어 통합이 어떻게 학교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통합 전과 통합 후의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 지를 대략적이나마 짐작해보기 위해 모집정원에 기초한 교수 1인당 등록금 수입을 계산해 보았습니다.

통합을 하지 않는 경우 현재 5,301명인 학부 학생 수에 정원 감축으로 줄어들 480(1개 학년 120명씩 4개 학년 480)을 빼면 학생 수는 4,821명이 됩니다. 여기에 학생들의 연간 등록금 40572백원을 곱하고 이를 현재 교수 수 202인으로 나누는 경우 교수 1인당 학생들로부터 나오는 등록금은 9,6835백원이 되는 반면, 통합이 되는 경우 한경대 학생 수 4,821명에 복지대에서 넘어오는 760명을 더하면 통합 후 학생 수는 5,581명이 되고 여기에 교수 수 263으로 나누면 교수 1인당 학생들로 나오는 등록금은 8,6095943원이 되어 학생들로 나오는 등록금이 교수 1인당 1천만원 이상 감소하게 됩니다.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은 대부분은 학교의 필수적인 운영을 위해서 대부분 지출되어야 하므로 학교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그나마 삭감이 가능한 교연비와 학생지도비를 포함한 교수들과 직원들에 대한 복지비용이 대폭 삭감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학교가 하고 있는 통합 직후 5년간 복지대 교수들과 교연비를 분리, 지급하겠다는 말도 통합 후 5년이 지나면 교연비 및 학생지도비가 대폭 삭감된다는 말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발 학교 당국은 상식적이고 정직해지길 부탁합니다.

어떻게 교육부 산하기관인 국립대학에서 적자가 발생합니까? 지난 6일 설명회 자료를 보면 통합을 하지 않으면 2030년까지 누적 적자가 573억 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부 산하기관인 국립대학은 제도적으로 적자가 발생할 수 없습니다.

수입이 발생하는 한도 내에서 지출이 가능한 구조로 되어있지 빚을 내어 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지출은 계속 늘고 수입은 계속 준다는 것을 강조하여 나중에 학교가 파산이라도 하는 양 호도를 하고 있는데 제발 그런 수준 낮은 선동은 자제하기를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재정통이라는 총장이 왜 이렇게 상식적인 사안까지도 사실을 왜곡하는데 앞장을 서는지 이해하기 힘들 따름입니다.

 

3. 한경대는 복지대와 통합할 능력이 전혀 없습니다.

복지대의 경우 학생 1인당 교육비가 2,76671백원이나 되고 장학금 총액을 학생 수로 나눈 1인당 장학금 수혜액이 1인당 연간 등록금 27187백원보다 많은 2918천원이나 됩니다.

이는 장애인 특수교육 전문기관이란 특수성에서 기인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막대한 교육비의 많은 부분을 국고에서 보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나 통합이 되는 경우 장애인 특수교육 전문기관이란 복지대의 법적인 지위를 상실하게 되어 이전에 복지대가 받던 국고 보조를 그대로 받을 수 있을지 강한 의문이 듭니다.

또한 만일 통합한 학교에 예전과 같은 지원을 하는 경우 다른 학교와의 형평성이 무너져버려 장애인 지원에 관하여 다른 학교가 교육부나 보건복지부에 항의를 할 것이 너무도 분명하여 교육부나 보건복지부는 차별적으로 통합대학에 예산을 몰아줄 리는 만무할 것입니다.

만일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어 이전에 복지대가 받던 국고 보조가 삭감되면 그렇지 않아도 학생 1인당 교육비 990만원의 열악한 한경대의 재정은 고등교육기관이란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될 것임은 너무도 분명합니다.

더욱이 통합이 되면 복지대에 등록하게 될 340명의 장애학생들 중 많은 수가 한경대에 있는 학과에 복수전공과 전과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교 당국은 한경대와 복지대의 수업을 분리, 운영하겠다고 하고 있으나 어떻게 같은 학교 학생을 현 한경대와 복지대 학과에 다니고 있다는 이유로 복수전공과 전과 등에서 차별을 할 수 있을지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현재 복지대 학과에 다니고 있는 장애학생들이 한경대에서 복수전공, 전과, 교양수업 등으로 수업을 듣는 다면 한경대는 현재 복지대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시설 및 교육 시스템을 확충해야 합니다.

현재 소수의 장애학생들을 위해서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하는데 만일 장애학생들이 한경대에서 수업을 듣고 이를 위한 시설 투자를 해야 한다면 그 액수가 얼마나 될 지 도무지 짐작조차 되지 않습니다. 한경대가 장애인 특수교육 전문기관으로 전환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일반 고등교육기관으로 남는 것인지 학교 당국에 묻고 싶습니다.

지난 14일 통합을 위한 공청회 중 학교 당국은 의미 있는 자료를 발표하였습니다.

복지대 장애학생의 76%가 이전 장애등급 기준으로 1, 2, 3급에 해당하는 중증의 장애정도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이 수치는 전국 장애인 중 38%가 중중 장애정도를 가진 것에 비해 두 배의 수치입니다.

만일 이 학생들이 한경대에서 수업을 받을 경우 장애학생 교육에 대한 훈련을 받고 제대로 교육시킬 능력을 가진 교수들이 과연 우리 학교 교수진에서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한경대가 현재 이 학생들에 대한 적절한 교육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제와 능력을 가졌는지 의문이 듭니다.

장애학생들은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따라 교육을 받을 정당한 권리를 가집니다. 이러한 학생들을 저희가 지금까지 하던 방식으로 일반학생과 통합하여 일반학생을 중심으로 강의를 하는 것은 장애학생들의 정당하게 받아야할 교육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일반학생들의 반발도 엄청나게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데 장애학생들과 수업을 같이 받음으로서 학습권을 침해받았다는 사실과 그로 인하여 겪게 되는 심리적 좌절감은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장애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그 학생들의 정당한 학습권은 보장되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책임은 누가 져야하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만일 일반학생들이 장애학생들과 수업을 같이 듣는 것에 심각한 학습권의 침해를 느껴 학교를 그만 둬 중도탈락율이 높아지거나 장애학생들과 수업을 같이 들어 학습권이 침해된다는 것이 대입 수험생들에 알려져 입시 지원율이 낮아져 학교의 사정이 회복할 수 없는 정도로 악화되는 경우 그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결론적으로 특수교육 대상자에 대한 교육은 특수교육에 관한 훈련을 받고 자격을 갖춘 특수교육 전문가가 담당해야 하는 것이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권을 보장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일반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등교육기관인 한경대는 복지대 장애학생들에 대한 교육을 할 여건도 조성되어 있지 않고 능력도 없습니다. 이번 통합은 장애학생, 일반학생 모두에 대한 교육적 의무를 져버리는 교육적으로 나쁜 통합이 될 것입니다.

 

4. 학교 당국은 기만적 태도를 버리고 통합을 포기하십시오.

학교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니 교직원님들께서 학교가 발표한 자료를 꼼꼼히 들여다보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설명회 자료를 조금이라도 자세히 들여다보시면 실소를 금하기 힘드실 것입니다.

학교 당국이 통합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들은 1)저출산·고령화, 2)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 3)미래사회의 새로운 역량 요구, 4)지역사회의 불균형, 5)세계화의 확대, 6)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고등 교육기회 확장의 여섯 항목으로 되어 있습니다.

번째 항목인 저출산, 고령화는 현재 모든 대학이 안고 있는 문제로서 통합하여 복지대 정원 190명이 추가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특히 복지대 대부분의 학과는 전문대에 특화된 학과들로서 이들 학과가 4년제 일반대학 체제로 개편되었다고 할 때 그렇지 않아도 고등학교 졸업자의 수가 감소하여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도 입학할 수 있는 4년제 대학이 넘치는데 왜 굳이 전문대학에 특화된 학과를 지원할지 의문이 듭니다.

오히려 복지대와의 통합은 지원율의 감소 및 중도탈락율의 증가로 이어져 향후 대학평가 시 결정적인 평가요소인 대학지원율과 중도탈락율과 같은 항목의 지표를 치명적으로 악화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 미래사회의 새로운 역량 요구, 세계화의 확대와 같은 통합 명분도 구차하기 그지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통합이 우리 한경대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세계화 시대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경쟁력을 기르는데 방해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세계화의 시대를 살아갈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최첨단, 최고의 지식과 기술을 교육하여야 하고 이는 막대한 교육적 투자가 요구되는 일인데 오히려 통합은 한경대에 투자해야 하는 자원의 많은 부분을 복지대로 돌려 4차 산업혁명과 세계화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학생들이 반쪽짜리 교육 밖에 받지 못하게 할 것은 너무 빤한 일인데 어떻게 이런 것들을 통합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지 이것을 통합명분이라고 말하는 담당자들이 그저 안쓰러울 따름입니다.

학교가 또 하나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지역사회의 불균형도 참으로 터무니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평택의 인구는 늘어나고 안성은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적 불균형이 생기니 평택에 캠퍼스가 추가되면 평택 학생들의 지원이 늘어나 신입생 모집에 따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지 궁금합니다.

대입 수험생들이 학교를 결정하는 기준은 대부분 자기의 수능과 내신 성적으로 어떤 대학을 갈 수 있냐는 것이고 미래를 위해 자기의 성적으로 가능한 대학 중에서 사회적 평판도와 대학평가 등에서 최고의 대학을 가는 것이지, 집 근처에 학교가 있다고 그 학교를 선택하는 학생은 소수라는 사실을 통합에 관련한 작업을 한 담당자들은 어떻게 모를 수 있는 의아할 따름입니다.

한경대 학생들의 대부분은 수도권 출신이고 그 학생들은 학교와 집과의 거리가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위하여 한경대를 선택했다는 것을 통합 담당자들이 왜 이리 애써 무시하고 이런 것들을 통합명분이라고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마지막 명분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고등 교육기회 확장은 앞에서 충분한 설명을 했기에 더 이상 자세한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장애학생들이 법적으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현재 한경대에서 불가능하여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도 장애학생과 일반학생을 같은 강의실에서 교육함으로 발생하게 될 문제들로 인하여 치명적인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만 말씀드립니다.

결론적으로 학교 당국은 통합을 위한 명분으로 최소한 한, 두 개라도 구체적이고 설득이 가능한 명분을 제시하십시오. 학교 당국이 제시한 명분은 참으로 구차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렇게 명분이 없는 통합의 이면에는 차마 얘기할 수 없는 무엇이 있다고 학교 당국을 의심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재원확보 방안도 모두 공허한 말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재정확보 방안이라고 내놓은 것은 1)평택캠퍼스 편제 정원 및 등록금 상향에 따른 등록금 수입 향상, 2)평택 캠퍼스 대학원 개설, 3)LINCBK21 등 정부 재정지원 사업 수주, 4)외국인 유치 활성화, 5)학교 자산 임대 및 수입 개방을 통한 수입, 6)평생교육원 활성화로 되어 있으나 현실적으로 통합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재정적인 이득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등록금 수입이 향상된다고 하고 있는데 학생 수에 그 많은 교수 수와 직원 수 그리고 평택캠퍼스 운영비를 고려하면 이는 재정확보가 아니라 엄청난 재정결손을 초래할 사항입니다.

또한 나머지 사항들도 공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평택 캠퍼스 대학원 개설도 현재 한경대 대학원 충원도 막막한데 새롭게 대학원 개설을 하여 어떻게 학생들을 모집할 것이며 정부재정지원사업 수주, 유학생 유치, 평생교육원 활성화, 학교 자산 임대와 같은 것들은 통합 전과 통합 후가 상황이 어떻게 변하여 통합 전에는 불가능했던 것들이 통합 후에는 가능하게 될 것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학교 당국에 부탁합니다. 통합을 진정으로 추진하기 원한다면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방안을 재정확충방안을 제시하십시오.

특성화와 관련하여 말씀드리면, 통합대학 비전 및 특성화의 핵심 키워드는 웰니스(한경대)+복지(복지대)인데, 이 비전 및 특성화는 총장이 취임하자마자 제시한 대학의 비전 및 특성화를 그대로 옮겨놓았을 뿐입니다.

더욱이 특성화의 개념도 모호하고 옹색하기 그지없습니다. 웰니스(Wellness)라는 개념속에 이미 복지(Wellfare)는 내재되고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이를 별도로 분리해서 적용 가능한 것이 아니어서 통합대학의 핵심 비전 및 특성화는 하나로 통일하여 그냥 웰니스로 하면 되는 것입니다.

또한 웰니스라는 특성화 속에 한경대, 복지대 거의 모든 학부(전공)가 다 포함되어서 통합대학의 특성화 분야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굳이 학교가 그토록 원하는 웰니스 특성화를 하고자 한다면 각 대학의 상황을 반영하여 한경대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웰니스에 관련한 특정 분야와 복지대의 장애(재활)복지(복지대)로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마저도 학교에서 내세우고 있는 웰니스와 관련한 특정 분야에서 다른 학교보다 강점이 있는 분야가 있어 학교가 주장하고 특성화를 선도하여 학교의 전체적인 발전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아시다시피 복지대학은 단순히 복지전공이 특화되어 있는 종합적인 복지 특성화 대학이 아니라 장애(재활)분야 특수대학입니다.

복지대학의 주된 교육 이념이 장애인의 고등교육 및 장애인 지도자 양성인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복지대학은 자신들의 교육이념이자 교육부가 지정하고 지원하는 장애특수대학을 특성화 해 나가는 것을 거부하고 일반 4년제 복지대학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전국에 거의 대부분의 대학들이 하고 있는 일반 사회복지를 해서 무슨 경쟁력이 있으며 특성화로 인정받을 수가 있다는 것인지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현재 복지대 대부분 학과들의 정원이 통합으로 비장애학생의 정원이 40% 감축되어 13명만 남게 될 것이고 심지어 창의자율전공학부는 감축 후 2명만 남게 되는 것을 감안하면 아무리 한경대의 피해를 무릅쓰고 이들 복지대 학과들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여도 타 대학과의 경쟁은 애초부터 불가능한데 무슨 근거로 복지대에 있는 학과들을 대상으로 일반 사회복지 특성화를 하겠다고 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이는 통합이 한경대를 위한 통합이 아니라 철저히 복지대의 이익을 위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굳이 통합을 한다면 한경대는 복지대에 한경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학과 정비를 한 후 통합을 할 것을 요구해야 하고 이를 통합을 위한 문서에 반영해야 할 것인데 복지대의 요구를 100% 반영한 통합안을 한경대 교수, 직원, 학생들에 강요하여 한경대가 입게 될 엄청난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교직원님들께 호소합니다.

한경대는 국민들의 소중한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학교이고 수만 학생들의 자랑스러운 모교가 되어야 하는 학교입니다.

이런 한경대가 어떻게 총장 한 사람의 독단적인 의사결정과 고집으로 한경대와 관련한 사람들 중 단 한 사람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고통스러운 통합을 강요받아야 하는 지 이유를 전혀 모르겠습니다.

한경대에는 앞으로 수조, 수십조의 예산이 투입되어 미래를 책임질 우리 학생들이 행복한 가운데서 최고의 교육을 받으며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학교이어야 합니다.

왜 이런 학교를 너무나 결과가 빤한 통합으로 모두를 불행하게 하고 국가의 예산을 낭비하겠다는 것인지 너무도 서글프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교직원님들, 통합을 하여도 지금 단계에서 복지대와의 통합은 우리 모두를 불행으로 몰고 갈 너무도 어리석고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미래의 인재를 기른다는 한경대의 교직원이란 자부심 그리고 양심과 상식으로 이 어처구니가 없는 통합 논의를 종식시켜 주십시오. 두서없는 긴 글 읽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한경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회 일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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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2020-05-21 14:04:47
안성시는 아무리 펙트를 들이밀어도 자기네들 손해가 있다 싶으면 무조건적으로 반대하고 제재하고 때쓰는게 아직 철이 들지 않고 자기만 볼줄아는 이기적인 미성숙한 어린애나 다를바 없다. 경기도에서 안성시만큼 낙후되고 보잘것없으며 무능하고 저급한 이기주의로 가득찬 지역은 없다. 이게 안성시가 어떤 지역이며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여지없이 펙트로 보여준다.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밟으며 주장을 들이민들 안성 앞에선 의미가 없다. 한경대, 서울의 저명한 명문대 뿐만 아닌, 그 어떤 대학이라도. 무슨말을 해도 듣질않는다 눈을 감아버리고 귀를 막아버리고 외면하면서 정작 우리들에겐 독단적이며 아무설명없이 밀어붙인다고 억지주장을 한다. 어이가없다.

이현서 2020-05-21 12:57:17
한경대 그동안 통합시도 여러번 있었지ㅋㅋㅋ 다들 하나같이 총장주도하에 생존 명분으로 주도되었으나 과정이 끔직했었던거 안성사람이면 다 안다. 총장측에서 대학구성원들에게 정보를 제대로 주지도 않고 교육부와 협의한 내용을 숨겼었고 심지어 대학구성원들에게 거짓말을 해서 들통나서 쑥대밭이 되고 결국 통합은 도돌이표가 되었었지. 어디 그게 한두번이야? 통합이든 나발이든 알바아니다만~ 투명하고 공정하게 절차적 정당성을 밟아라 그거야. 왜이렇게 말이 나오게 졸속처리를 하려고 하나? 뭐 구린거 있나?

유윤식 2020-05-21 11:12:34
통합은 한경대학교 생존의 문제 라고 생각한다.
저 출산의 문제로 인해 전국의 대학들이 입학 정원이 줄어 들고 있다 한경대학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한경대학교도 입학 정원이 줄어 생존을 위해 통합을 결정하고 노력하고 있는것 같다. 지방 국립대중 지방거점대학이 없고 학생수가 1만명이 안되는 대학은 경기도와 한경대학교 밖에 없다 서울대학교, 충남대학교, 충북대학교, 강원대학교, 전남대학교, 전북대학교, 경북대학교 제주대학교 경기도와 경상남도만 지역명을 못쓰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위 국립대학교는 1만명이상 3만정도의 학생들이 재학하고있다 한경대학교는 6천명정도의 학생들이 재학 하고있다 . 안성시 시민이 줄어들면 세수도 줄어들 것이다 세수가 줄어든 다면 안성시정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것이다 한경대학 통합 문제도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될 것같다 생존을 위해서

김진우 2020-05-19 19:11:38
교통대 통합은 왜나오냐 갑자기 안드로메다로가네 복지대와 통합도 저러는데 교통대 통합이 가당키나 하냐? 총장님이 학생들을 위해 지금 다죽어가는 한경대 살리려고 애쓰시는거다 니들 밥그릇챙기려고 반대주장하는거 뻔히 다 보여 지금까지 너네들 뭐했냐 수년간 입학정원 줄고 역량강화 쳐맞고? 서울과기대 산업기술대, 한국교통대처럼 산업대에서 일반대 전환한 대학들 급성장하는데 한경대는 뭐하냐? 퇴보만하고? 급격히 학교예산이 줄어들고있어 학생 1인당 교육비가 국립대 밑바닥인데 이건 어떻게 설명할거냐 국가지원금이 갈수록 줄어든다 어떻게 운영한거냐 얼마나 부패한거냐? 미래가 없는 학굔데 이번에 외부에서 오신 총장님이 보다못해 일으켜세우려고 하시니까 가만히 있어라

이현서 2020-05-19 13:57:06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람들은 그들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 한경대도 딱 그들의 수준에 맞는 총장을 가졌을뿐, 어디 산골짜기 사립대도 아니고 국립대가 저런일이 가능한건가? 소수의 교수들이 사태파악을 한거 같으나 이미 늦은거 아닐까? 어차피 대부분 다른교수들은 세상자기일 아닌것처럼 천하태평하던데, 결국 몇년이 지나 자기발에 불이 떨어져야 반응하겠지ㅋㅋ 이래서 이쪽은 발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