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천을 걱정하는 분들에게-정인교의 안성살이 12
한천을 걱정하는 분들에게-정인교의 안성살이 12
  • 시사안성
  • 승인 2020.04.08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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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주 : 얘기도 없이 한 동안 쉬었습니다. 글재주 없는 놈이 다달이 정기적으로 쓰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원고마감 시간을 한 주, 두 주 미루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사과드립니다.
제가 다시 지면을 통해 시사안성 독자여러분들과 만나려고 합니다. 안성시를 바라보며 답답한 것이 쌓이면서 다시 한 번 용기를 내봅니다.
시정이 돌아가는 것을 기사로 접해서는 이해가 되지 않은 점, 자세한 설명을 색다른 시선으로 보고 싶은 점 등 제가 알고 있지만 알려지지 않는 부분을 써보려고 합니다.
누가 나섰으면 가만히 있으려고 했는데 공적인 일임에도 비판적이고 다양한 의사표현을 공개적으로 하는 글은 안성에서 보기 힘들어서 그럽니다.
아는 형님이 제게 붙여준 별명처럼 “반감”어린 글로 만날 예정입니다.
생긴 대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제 글에 대해 불편하실 분들도 있을 것이고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하실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나가는 개가 짖는구나!”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쓴 글이 모순된 점도 있고 도가 지나친 점도 있겠지만 이건 필자의 아주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시사안성신문을 욕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운영자금에 시달리는 신문사지만 필자 때문에 광고수익이 더 떨어질까 걱정됩니다.
마지막으로 시사안성에 감사드립니다.

한천을 걱정하는 분들에게

 

총선 선거운동 전인데도 안성 전 지역 15개 읍면동 주요도로에 현수막이 여기저기 붙어있다. 글귀는 달라도 내용은 모두 SK하이닉스 오폐수 하수처리를 안성천 지류인 한천으로 내보내지 말라는 경고성 현수막이 대부분이다.

내가 알기로는 안성시 모든 사회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난해 9월 용인시 원삼면 일대에 SK하이닉스는 단일규모로는 세계최대규모의 반도체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3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필요한 산업단지 물량을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급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 산업정책입지심의회를 통해 `산업단지 지정계획`까지 확정했다.

이미 조성의 큰 틀은 아무도 모르게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정보에 가까운 일부 관계부처 사람들과 친한 몇 명 이외에는 당사자인 주민들도 모르게 진행된 것이다. 항상 그래왔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산업단지계획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는 올해 3월 산업단지계획 심의를 진행하고 5월에는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등 행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용인시가 7월쯤 SK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된 최종 계획을 승인·고시하면 클러스터 조성에 필요한 행정 절차는 마무리된다고 한다.

이 주변은 원삼면 죽능리, 독성리 주민들은 조상대대로 이어 살아온 고장을 내줄 수 없다는 험악한 문구의 반대 현수막들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이 기회를 노린 부동산 업자들은 도로에서 잘 보이는 터에 땅 투자 대박 터진다는 솔깃한 문구로 복덕방이 차려진 지 오래다.

우리와 상관없을 줄 알았던, 마냥 배 아파하던 안성시에 용인시와 SK하이닉스측에서 연락이 왔다.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의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폐수를 안성시 고삼저수지로 방류하는 안을 세우고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지난 121일 고삼면사무소에서 개최한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는 잔뜩 화난 안성시민들로 가득했는데 더군다나 준비가 소홀했던 주최 측으로 인해 폭발하였다고 한다.

반도체공장 오폐수로부터 한천을 지켜야 한다!” 사람들이 부르짖기 시작했다.

고삼저수지로 유명한 한천은 안성천 수계 지류 중 수량이 많은 편이다. 용인시 처인구 한남정맥 계곡에서 시작하는 한천은 고삼저수지를 거쳐 양성면과 대림동산을 지나 안성천 본류와 만난다.

반도체산업단지 오폐수 문제가 불거지기 한참 전에도 한천을 지켜야한다는 움직임이 양성면을 중심으로 일어났었다.

안성 축산식품복합 일반산업단지 이른바 양성도축장 건설 반대운동이 그 것이다.

2018년부터 시작한 양성도축장 반대운동은 양성면 석화리일대 7만평규모의 전국제일 도축장을 만들겠다고 홍보한 하림의 자회사인 ()선진으로 부터 일어났다.

모르고 있던 양성면 주민들은 들리는 소문에 의해 점차 알게 되었고 정작 상황을 인지한 후 움직이기 시작할 무렵은 돌이킬 수 없는 행정절차가 수면 밑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었다.

처음엔 반대목소리가 크고 지역여론을 장악해갔지만 안성시의 협조(?)를 등에 업은 업체 측의 찬성여론이 점점 고개를 들더니 순조로운 행정절차와 발맞추어 지역에서 목소리에 핏대를 올렸다.

아이러니하게도 한천을 지켜야한다는 고삼면 지역유지들까지 한천을 지켜야한다는 양성면 주민들에게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한천을 지키자는 안성관내 사회단체 중에 양성도축장 반대운동에 힘을 실어주는 단체가 몇이나 될까? SK하이닉스 오폐수문제로는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하던 안성시는 유독 도축장문제에는 남 일처럼 대할까? 이들은 과연 한천을 지키자는 것인가 아님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인가

서류로 보는 환경영향평가로는 두 업체의 한천 이용은 적법하다.

이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수질 등 모든 기준을 불법적으로 하겠냐 말이다. 환경영향평가에 들어가는 돈들이 그들 업체에서 나오는데 평가서를 작성하는 기관은 누구 편에 서겠는가?

수원에 위치한 삼성반도체공장 오폐수는 원래 수원 원천천으로 보냈는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오산천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오산시청, 오산시 시민사회단체와 삼성전자가 협약을 맺고 바꿨다고 한다. 물론 지금도 문제의 앙금이 남았지만 이런 정황을 유추해 볼 때 현 시점 한천입장에서는 도축장 오폐수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

하루 4000마리가 넘는 소 돼지에서 나오는 피를 비롯한 오폐수를 정화하는 게 상식적으로도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좌우지간 앞으로 한천은 이 많을 한천이 될 전망이다.

 

정인교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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