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민 무시하고 우롱한 설명회”...시민 분노 폭발
“안성시민 무시하고 우롱한 설명회”...시민 분노 폭발
  • 봉원학 기자
  • 승인 2020.01.22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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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산단관련 주민설명회 열려
40분 설명하면서 안성관련 오폐수 이야기 한마디도 안하고, 질문에 제대로 답도 못해
시민들, “용인에서 발생한 오폐수 용인에서 처리해야” “안성대책위원회 구성해야”

37만여톤의 오폐수 처리수를 고삼호수(저수지)로 방류하는 용인시에 소재한 반도체 클러스터 산단과 관련한 주민 설명회에서 안성 시민들이 안성시민을 무시하고 우롱한 설명회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며 클러스터 산단에서 발생하는 오폐수를 용인지역의 다른 저수지로 방류하라고 요구했다.(관련기사 참조)

이 날 주민설명회는 설명회 장소인 고삼면사무소 대회의실을 가득 메우고, 설명회장에 들어오지 못한 시민도 많을 정도로 높은 안성 시민들의 관심속에서 진행되었다.

이 날 참석한 안성시민들은 고삼면 주민은 물론이고 안성시민과 환경단체 그리고 이례적으로 신원주 안성시의회 의장, 양운석, 백승기 경기도의원, 황진택, 유원형, 박상순 시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은 물론이고 415일 치러지는 총선과 안성시장 재선거 출마예정자들도 대거 참석해 직접 의견을 제시하는 등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그렇지만 이러한 안성시민들의 높은 관심은 곧 분노로 변했다.

이 날 설명회를 개최한 주최측에서 약 40분에 걸친 내용 설명에서 안성시민들이 높은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들으려 했던 안성과 관련된 오폐수 문제와 그에 대한 대책은 단 한마디도 없었기 때문이고 시민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읽을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시민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속에서 다루어진 오폐수 문제에 대해서도 주최측은 안성시민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답변을 못하는가 하면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게재된 방류량 ‘37만여톤‘31만톤이라고 잘못 읽는 등 준비부족과 성의부족을 드러냈다.

이에 참석한 안성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오늘 설명회는 안성시민을 무시하고 우롱한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사과부터 하고 시작하라고 요구하면서 이 날 설명회의 문제점과 오페수 방류의 문제점과 부당성을 질타하고 용인에서 발생한 오폐수를 용인에 있는 저수지 등에 방류해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산업단지 지역개황도, 산업단지 인근에 두창저수지가 있다. 고삼저수지보다 위치상으로 훨씬 가깝다
산업단지 지역개황도, 산업단지 인근에 두창저수지가 있다. 고삼저수지보다 위치상으로 훨씬 가깝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사실을 시민들에게 전혀 알려주지 않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행정과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나왔고, 일부 시의원은 이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이 날 설명회 주최측은 오늘 답변을 준비 못한 내용도 있다. 질문한 내용에 대해 따로 답변할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은 SK가 약 120조원을 투자하여 용인시 처인수 원삼년 도성리, 죽능리, 고당리 일원 4,484,075(135만평)SK하이닉스 단지(199)와 협력업체 등이 들어서는 협력화단지(47) 등 산업시설용지, 440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주거시설용지(26)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계획인구는 상근인구 22845, 상주인구 11306명 등 모두 34151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21일 설명회에 참석해 발언한 안성시민들

다음은 이 날 시민들이 질문한 주요내용과 답변내용이다.

먼저 꽃뫼마을 이장은 왜 설명내용에 안성으로 흘러드는 오폐수와 관련된 내용은 빠졌는지, 오폐수가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지질문했다.

이어 백승기 경기도의원은 오폐수 유입에 따른 고삼저수지 환경영향은 무엇인지, 오폐수 온도가 20도라는데 이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으로 고삼저수지와 한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대답해 달라. 그리고 설명회 전에 먼저 공청회를 진행해야 하고, 근본적으로는 오폐수를 용인소재 저수지로 방류해라고 요구했다.

양운석 경기도의원은 설명회 자체가 용인시 이해를 대변하는 설명회라는 느낌이고, 용인에서는 8월에 설명회를 하고 안성에서는 이제야 하는 이유가 한강유역청에서 권유해서 하는 것인지 대답해 달라면서 전체 61만여톤 중에서 방류되는 37만톤 이외의 22만톤은 어떻게 되는지와 37만톤 오폐수 방류량이 고삼저수지 유효 저수량을 40일이면 채우는데 고삼 저수지 안정성은 담보되는지, 그리고 질소함유량이 기준치 20배가 넘는데 이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지대답해달라면서 설명회가 취지대로 진행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보개면 북좌리 주민도 용인시 주민에게 설명한 내용을 가지고 안성시민들에게 설명하는 것 자체가 기분나쁘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설명회에서 주최측이 제시한 추가자료
21일 설명회에서 주최측이 제시한 추가자료

이에 대해 주최측은 환경영향 평가 초안에 제시된 방류량 37만톤은, 의견수렴을 거쳐 336천톤으로 변경되었다면서 뒤늦게 추가자료를 제시했다. 그리고 방류수 TOC( total organic carbon, 총유기탄소량, 폐수유기물질 관리지표)도 당초 법적기준인 15(mg/L)로 계획했다가 고삼저수지 유입수가 친환경 농업용수 기준인 TOC 6(mg/L)이 넘어 친환경 농업용수 기준에 맞게 하기 위해 방류수 TOC6(mg/L)으로 강화했다고 말했다.

또 이 날 설명회가 한강유역청의 권유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 그동안 안성시와 여러차례 협의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고삼저수지에서 좌대를 운영한다는 고삼면 새마을회 감사는 방류수 온도가 20도라는데 그럼 물고기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거칠게 반발하며 자리를 떴다.

이에 주최측은 이런 설명회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주민들 마음 이해한다. 그렇지만 오늘 이 자리는 함께 해결방안을 찾기위한 자리로 아직 시작단계이므로 앞으로 해결방안을 찾아나갈수 있다. 오늘 준비하지 못한 답변은 별도로 답을 찾아 별도로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유원형 안성시의원은 전력수급도 안성 변전소에서 가져가고, 방류되는 오폐수로 인해 지금은 수질기준을 맞춘다고 해도 안성은 추가로 개발계획을 세울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 오늘 말한 것은 안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안성을 고려해 계획을 다시 세워라고 요구했다.

김학영 안성시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안성이 그동안 주변지역 때문에 희생당해왔다. 오늘 이 자리에서 제시된 자료는 시민을 위한 설명자료가 아니다. 안성시민이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다시 설명회를 해야한다면서 수질기준을 맞췄다고 했는데 비가 오지 않을 때 오염 농도가 굉장히 높아질 것이다. 무슨 기준으로 수질기준을 맞췄다고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안성시민이 동의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 동의하지 않으면 안할 것인지 답변해다라고 요구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단 토지이용계획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단 토지이용계획도

이기영 안성시장 예비후보도 안성시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자리다. 고삼호수는 비가 많이 와서 무너질 우려가 있었다. 비점오염원 등이 들어왔을때의 대책은 무엇이냐? 또 고삼호수는 안성의 중요한 자원으로 관광객을 많이 유치할 수 있는데, 오폐수가 들어오는 순간 폐허가 되고 안성의 자원이 없어지는데 거기에 대한 대책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삼은리 주민은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에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불화수소를 취급하는 없체는 없느냐? 유출우려는 없느냐? 주민들이 참여하는 감시 협의체를 만들 의향은 없는지질문했다.

고삼면 이장단 협의회 회장은 고삼은 친환경 농사를 짓는 곳이기 때문에 방류수를 용인시에 소재한 이동저수지나 두창저수지로 빼라고 요구했다.

황진택 안성시의원은 오늘 설명이 39분동안 진행되었는데 그동안 안성 오폐수와 관련된 내용은 하나도 없었던 것은 안성시민을 우롱한 것이라며 이 지경에 이른것에 대해 참석한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이어 오늘 설명회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안성시민과 시청이 참여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전력의 문제든 오폐수의 문제든 안성시민들이 준비해서 대응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머리를 만지는 용인시 공무원(왼쪽)과 주최측 사회자
안성시민의 질타에 머리를 만지는 용인시 공무원(왼쪽)과 주최측 사회자

공도읍 이장단협의회장은 용인시 관련공무원을 불러 용인시와 안성시가 함께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정책을 펴는 것은 용인시가 매우 잘못하는 것이다. 평택시에서는 평택호 수질 2급수를 요구하고 있는데, 용인시가 오폐수를 안성으로 빼는 것은 말이 안된다. 차라리 수관을 묻어 오폐수를 평택으로 직접 빼라. 황진택 의원 말대로 안성시 차원에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하자고 말했다.

고삼면 친환경농업단체 회장은 오늘 의원들이 많이 왔는데 이 지경이 되도록 뭐했는지 묻고 싶다. 고삼은 친환경 농사를 지은지 27년 되었고 200여농가가 1년에 60억을 경기도 친환경농산물로 납품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 물이 평택까지 간다. 다 오염되는 것이다. 친환경에 대해 어떤 대책이 있는지 답변해 달라. 33만톤이 얼마나 많은 양인지 실감이 안가는데 매일 4월 물빼는 양만큼 들어오는 양이다. 설명회가 홍보가 잘 안되었다. 그리고 오늘 설명회장이 너무 좁아 못들어온 시민들이 많다. 다음 설명회는 넓은 곳에서 하라고 요구했다.

고삼면 창신리 이장은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다. 오폐수가 들어와도 상관없다고 했는데, 당신들이 먹어라.(사용해라), 그리고 고삼저수지 오염원인이 용인시 원삼면이다. 용인시와 안성시 경계에 제방을 쌓아라. 안성시도 고삼면을 우습게 아는 것 같다면서 거칠게 반발했다.

안성의 환경단체인 안성천살리기 시민모임 김선희 차장도 안성은 피해지역인데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보면 안성의 환경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 누구를 위한 설명회이고 환경영향평가인지 모르겠다면서 반발했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김학용 국회의원은 이 날 의원총회관계로 참석하지 못한다면서 한상수 사무국장이 대신 읽은 인사말을 통해 " 용인산단에서 방류되는 오폐수가 고삼저수지의 수질을 악화시키고, 수온상승에 따른 안개 발생으로 안전사고까지 이어질 우려가 적지 않다. 저는 이미 작년 12월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장을 직접 만나 관련 대책을 수립토록 지시한 바 있다. 보완대책이 차질없이 마련되도록 관계당국과 협의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주민 분들과도 간담회를 갖고 추가대책을 챙겨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날 주최측은 주민들의 질문이 거듭되고 답변하지 못한 질문이 이어지자오늘 질문하지 못한 분들은 210일까지 서면으로 할 수 있다. 오늘 나온 이야기와 질의내용을 잘 검토해서 답변할 기회를 따로 갖겠다고 말했지만 안성시민들은 더 이상 설명을 듣지 않고 자리를 떴다.

위성사진 위치도
위성사진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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