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공명지조'(共命之鳥), 2020년은?
2019년 '공명지조'(共命之鳥), 2020년은?
  • 시사안성
  • 승인 2019.12.2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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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보라
필자 김보라 민주연구원 사회적경제센터장

2019년 '공명지조'(共命之鳥), 2020년은?

2001년부터 교수신문은 교수들의 의견을 모아 12월에 그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를 발표해 왔다. 지난해는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의 임중도원'(任重道遠)이 선정됐다.

2017년에는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한다는 의미의 파사현정'(破邪顯正), 2016년에는 백성인 강물이 화가 나면 배(임금)를 뒤집는다는 뜻의 군주민수'(君舟民水)가 꼽힌 바 있다. 2015년은 혼용무도‘(昏庸無道)이었다.

혼용무도는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실정으로 나라가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이다. 이처럼 선정된 사자성어는 그 해의 상황을 잘 드러내고 있다. 박근혜대통령 탄핵과 그 이후 혁신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 그 염원을 받아 실현해야 하는 문재인 정부의 막중한 책임까지가 담겨 있다.

2019년 올 한 해 우리 사회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무엇이 선정 되었을 가?

교수신문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올해의 사자성어'를 놓고 교수 146명을 대상으로 이메일과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많은 347(33%·복수응답 허용)'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택했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공명조는 '아미타경'(阿彌陀經) 등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하나의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다. 한 머리는 몸을 위해 항상 좋은 열매를 챙겨 먹었는데, 다른 머리가 이를 질투했다. 다른 머리가 화가 난 나머지 어느 날 독이든 열매를 몰래 먹어버렸고, 결국 두 머리가 모두 죽게 됐다. 서로가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공멸하게 되는 '운명공동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보수와 진보 등 좌우 대립으로 분열된 한국 사회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분열과 대립, 과도한 경쟁은 정치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

공명지조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한국의 현재 상황은 상징적으로 마치 공명조를 바라보는 것만 같다""서로를 이기려고 하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 사회에 대해 안타까움이 들어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둘이 한 몸을 이루는 새는 공명조 말고 비익조도 있다. 비익조는 암수의 눈과 날개가 각각 하나씩이어서 짝을 짓지 않으면 날지 못한다는 전설상의 새다.

우리가 공명조처럼 싸우다 다 죽게 될 것인가? 아니면 비익조처럼 서로 몸을 맞붙인 채 각자 가지고 있는 날개를 퍼덕여 하늘 높이 날아오를 것 인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그 시작은 우리가 운명공동체인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안성에서는 동부권, 서부권, 구도심, 신도심이 아니라 안성이라는 큰 틀에서 함께 해야 한다. 대한민국도 진보와 보수의 이념갈등, 청년과 중장년의 세대갈등, 동서간의 지역갈등에서 벗어나야 한다. 남한과 북한도 마찬가지이다. 전쟁은 모두가 죽는 길이다. 한반도의 평화가 남북한 모두의 살길이다.

2020년은 선거가 있는 해이다. 선거시기에는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 그리고 일부 정치권과 언론은 분열과 대립을 조장하기까지 한다. 선거가 분열과 대립의 과정이 아니라, 안성과 대한민국의 발전방향을 만들어가는 창조적인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

2020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는 함께 존재하고 함께 번영한다는 뜻을 지닌 공존공영’(共存共榮)이 선정되기를 바란다.

김보라(민주연구원 사회적경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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