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고) 윤교수의 국내외 지방자치 혁신사례 탐방기9 - 안성맞춤진로주치의를 꿈꾸며...
(연속기고) 윤교수의 국내외 지방자치 혁신사례 탐방기9 - 안성맞춤진로주치의를 꿈꾸며...
  • 시사안성
  • 승인 2019.12.11 06: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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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했고, 현재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인 윤종군 교수의 “윤교수의 국내외 지방자치 혁신 사례 탐방기”를 연재한다.
“카드”와 “텍스트”를 혼합한 형식과 내용면에 있어 새로운 이 연재는 약 10회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안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의 장이 확산되길 기대한다. 이번호에는 아홉번째로 "안성맞춤진로주치의를 꿈꾸며..."를 게재한다.

 

안성맞춤진로주치의를 꿈꾸며...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유명한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의 마을공동체 운동과 시·도 교육청의 혁신교육 운동이 만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온 마을이 합심해서 아동·청소년 교육을 지원하는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지방자치 혁신사례 탐방에서는 마을과 함께하는 진로교육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서울시 강서구의 진로주치의가 오늘의 주인공인데요. 진로주치의는 진로주치의의 합성어입니다. 처음 이 용어를 작명하고 마을진로교육공동체 강서키다리아저씨를 설립한 김성길교수(현재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 재직 중)유럽의 주치의등록제와 같이 진로주치의는 한 사람에 대한 일회적 진로상담을 넘어서 정기적으로 진로문제를 상담하고 생애 진로를 지원하는 진로·직업상담가라고 설명합니다.

그럼 진로주치의들이 함께 아이들을 키워내고 있는 강서구로 한번 가볼까요?

처음 강서구에 우리동네 진로주치의 강서키다리아저씨가 등장한 것은 2015년이었습니다. 마을의 진로교육 소외계층(부모의 진로·직업지도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진로·직업교육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주민모임이 만들어졌고, 진로주치의 양성과정을 통해 29명의 전문적인 상담 인력을 확보하게 됩니다. 인적자원이 확보되면서 당해에만 83명의 지역 청소년들에게 총 4회기에 걸친 개인 상담과 2회기에 걸친 진로집단상담프로그램 운영하였고, 지역 내 소재한 직업·직무체험 연계 활동 등 예상치 못한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설립 초기에 이와 같은 성과를 낼 수 있게 된 데에는 강서양천민중의집이라는 노동시민단체의 인적·공간적 지원도 큰 힘이었습니다. 물론 동네 아이들을 같이 키워보자는 진로주치의 공동체 참가자들의 열정과 따뜻한 마음이 제일 중요했겠지요. 돌이켜 보니 저도 진로주치의 양성과정에 강사로 참여했으니 조금은 기여한 바가 있었네요.

우리동네 진로주치의 강서키다리아저씨 양성교육 수료과정을 마친 참가자들 모습
우리동네 진로주치의 강서키다리아저씨 양성교육 수료과정을 마친 참가자들 모습

어쨌든 첫 출발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강서구 관내 각 급 학교에서도 프로그램 진행 문의가 이어졌고, 학교 진로상담 및 진로교육프로그램 운영에 적극 참여하게 됩니다. 또한 강서교육복지센터, 지역 내 위기청소년들의 쉼터나 보호소, 지역자활센터 등과 연계 협력하면서 그 이전에는 손이 닿지 못했던 소외계층 청소년들에 대한 진로상담을 전개해 나갑니다.

강서키다리아저씨의 등장과 활동은 직업학(직업상담)을 전공한 제 입장에서 볼 때, 너무나 반갑고 획기적인 일이었습니다. 저는 그 이전까지만 해도 교육은 제도권 내의 시스템 안에서 해결해야하고, 또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강서키다리아저씨들을 통해서 왜 온 마을이 함께 키워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는 몇 회기에 수 백 만 원씩 하는 고액 진로상담이 즐비합니다. 금수저로 태어나 조기에, 특화된 고액 맞춤식 과외로 길러진 아이들은 자신의 진로탐색이나 진로결정 과정에서도 진로·직업전문가들의 꼼꼼한 자문과 정보제공을 받습니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 등 대부분의 우리 아이들은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자신의 진로고민을 나눌, 직업에 대한 자문과 정보를 얻을 대상과 조력자가 없습니다.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우리는 우리아이들에게 너는 왜 꿈이 없냐고 다그칩니다.

학생들과 진로집단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진로주치의들
학생들과 진로집단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진로주치의들

지난달 16, 강서구에서는 ‘2019 마을과 함께하는 진로토크콘서트 Dream ! Tolk!’이 강서진로주치의 주관 하에 열렸습니다. 올해로 4년째 이어온 진로토크콘서트는 네 꿈을 말해줄래?”라는 부제로 열린 비전발표대회에서 한 해 동안 강서진로주치의와 진로교육을 함께 한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직접 말하는 자리였습니다.

이제 우리 안성에서도 마을공동체가 협력하고 안성시청과 안성교육지청이 도와서 안성마춤진로주치의를 온 마을이 함께 만들어 낼 수는 없을까요? 그런 날을 꿈꿔봅니다.

윤종군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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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인 2019-12-12 00:58:42
역시 직업학박사 다우십니다. . 쵝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