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에 띄우는 편지
“부처님 오신 날”에 띄우는 편지
  • 시사안성
  • 승인 2018.05.2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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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에 띄우는 편지

 

도윤(법계사 주지 스님) 

 

 

도윤 스님
도윤 스님

불자님 평안하신가요? 살아가는 이런저런 일에 치열하게 사느라 신심과 관심은 여전하나

법회나 대중이 모이는 신행활동은 동참 못 하는 불자님의 사정을 십분 이해는 하면서도 여러 해를 못 보니 어쩔 수 없는 중생심에 아쉬움이 컸더랬지요.

올해도 우리 불가의 최대명절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 하며

조용한 열정으로 열심히 함께 준비 하던 불자님이 생각나서 쑥스럽게 몇 자 드립니다.

특히나 우리 법계사 도량 정비 불사도 하고 대자대비심으로 중생의 고난의 소리에 귀 기울여 살피고 제도하시는 큰 원력에 두 손 두 눈이 모자라 일천 손과 일천 눈으로 살피시는

천수천안 관세음보살상을 조성하는 불사를 진행 하면서 부처님 가르치신 금구성언 귀한 말씀 가운데 핵심인 지혜와 자비를 새삼 돌이켜 생각해봅니다.

출가수행자의 오롯한 수행터 보다 법계사 같은 일반 불자님들이 언제라도 찾을 수 있는 도량에 주지라는 소임을 살다보니 일반 불자님들의 다양하고 치열한 모습을 가까이서 많이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분들의 간절한 기도의 대상이신 관세음보살의 대비심이 어떤 모습으로 감응하셔서 그들의 간절한 기도에 응답 하시는가?

이교도들이 비난 하는 우상숭배라는 말 아니더라도 어느 불자가 구리나 철 혹은 돌로 조성한 불상이나 보살상을 진짜 부처님이나 보살님으로 여겨 예배하고 기도 하겠습니까?

지혜와 자비의 완성이신 불보살님의 형상을 보며 그분들의 깨달음과 대비심을 생각하고 떠올리며 그 위없는 불성(佛性)에 예배하고 기도하는 것이지요.

또한 그 위대한 불성이 부처님 보살님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도 불보살님과 조금도 다름없는 불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이 다 불성을 갖추고 있는 존재(一切衆生 皆有佛性)라는 그 말씀을 다시금 깊이 확인하며 내안의 그것을 어떻게 개발 하고 발현 시킬 것인가?

작년에 제가 큰 난관에 맞닥뜨린 적이 있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별 뾰족한 방도도 없고 캄캄하고 막막한 그 순간에 오로지 관세음보살님께 맡기며 간절한 염불과 기도에 생각지도 못한 어떤 분의 도움으로 해결되는 경험을 통해서 관세음보살님의 기도가피가 바로 보통의 사람을 통해서 구현되고 실현됨을 깊이 느꼈습니다.

그 분 자신은 제가 자신을 관세음보살로 여기는 줄 혹은 따로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조차 없겠지요만은.

세간을 벗어난 출세간의 세계에 진리가 있고 기도와 가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세간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들 속에 보통의 사람을 통해서 나투시고 실현하시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그러고 보니 수많은 세간에서 부딪치는 모든 이들의 눈길과 손길이 내게 보이시는 천수천안 관세음 이신 것을요~.

거꾸로 나의 행위가 어떤 이에게 도움 되고 위안되는 눈길 손길 일 수 있기를 발원하며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렵니다.

불자님도 제가 뵈 온 천수천안 관음보살의 한 눈길이고 손길입니다.

건강한 심신으로 지혜와 자비를 향해 가는 걸음이 설사 느리더라도 꾸준히 정진해 가십시다!

 

법계사 도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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