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축장 갈등 당사자는 누구인가?...“잘못된 행정 한 안성시와 저항하는 시민의 갈등”
도축장 갈등 당사자는 누구인가?...“잘못된 행정 한 안성시와 저항하는 시민의 갈등”
  • 봉원학 기자
  • 승인 2019.11.12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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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축장 관련 첫 공공갈등조정협의회, 위원장도 못뽑은채 마무리
실무소위원회 구성해 논의한 후 협의회 진로 결정

안성시가 축산식품복합일반산업단지(일명 도축장)와 관련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하고 11일 첫 회의를 열었지만 안성시가 갈등 당사자에 대한 사전 조정 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채 진행해 당초 목적이었던 위원장조차 선출하지 못하고 마무리되었다.

안성시는 선진에서 양성면 석화리에 추진중인 축산식품일반산업단지와 관련해 안성시의회에서 공론화절차를 거칠 것을 요구하고 주민들간의 찬반갈등이 심하다는 이유로 지난 93일 공공갈등관리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문제를 안성시의 첫 갈등관리 대상사업으로 지정하고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공공갈등 조정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도축장에 반대하는 시민대표 4명과 찬성하는시민대표 2, 사업자 관계자 2, 안성시 관계자 1, 갈등관리 전문가 1명 등 모두 10명을 위원으로 하는 공공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하고 11일 첫 회의를 연 것이다.

그러나 이 날 회의는 가장 기본적인 갈등당사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조차 안성시의 사전조율과 위원들간의 협의도 없이 이루어져 당초 계획했던 위원장조차 선출하지 못하고 마무리된 것이다.

11일 회의에는 이병석 안성시 산업경제국장, 윤성복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수석연구위원(안성시공공갈등관리 심의위원회 부위원장), 한경선 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철섭 양성면 석화리 주민대표, 최현수 안성축협 지도과장, 윤필섭 안성농민회 회장, 고광일 추진위원회 위원장, 김재성 추진청년위원회 위원장, 문성실 선진기술연구소 Meet&Processing 혁신센터장, 김종섭 선진 전문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중 문성실 혁신센터장은 위원으로 선임된 김대현 선진 부사장을 대신해 참석했지만 참석한 위원들은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회의에서 김대현 부사장으로 호칭하기도 했다.

회의에서 임시로 위원장을 맡은 이병석 국장 주재로 진행된 회의에서 이병석 국장은 위원장 후보로 윤성복 연구위원을 추천했으나 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했다.

문제는 안성시가 협의회를 구성하면서도 위원들간에 협의회의 성격을 둘러싼 사전조율을 하지 않은데서 비롯되었다.

 

이철섭 위원 이번 갈등의 핵심은 안성시의 잘못된 행정에 대한 시민의 저항

찬성측 위원과 선진 측 위원도 이철섭 위원 의견에 동의

안성시 부시장을 역임한 이철섭 위원이 위원장으로 추천된 윤성복 연구위원에 대해 제대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다면서 윤성복 위원에게 몇가지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위원께서는 이번 갈등의 당사자가 누구로 파악하고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윤성복 위원은 좁게는 선진과 석화리 주민, 넓게는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갈등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한경선위원과 최현수위원등이 이 문제는 안성시와 시민간의 갈등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했고, 이어 이철섭 위원은 문제의 시작은 선진의 제안을 안성시가 받아들이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안성시가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고, 시민의 의견을 듣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비롯된 일로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할 안성시의 잘못된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이 이 문제의 본질이다. 안성시가 시민간의 찬반갈등 프레임으로 몰고 가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이번 갈등은 안성시와 반대하는 시민과의 갈등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이에 대한 윤성복 위원의 생각을 듣고 싶다고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선진의 김종섭 위원도 이철섭 위원의 이야기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찬성하는 주민입장을 대표한 김재성 위원도 이철섭 위원의 이야기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안성시와 반대대책위원회가 협의회의 위원으로 나서고 찬성하는 주민과 선진은 의견을 낼 수 있으나, 기꺼이 (협의회에서)빠지겠다는 의견을 냈다.

또 최현수 위원은 이번 협의회에서 반대로 결정된다면 선진에서 참석한 분들이 그 결정을 수용할 권한이 있는 분들인지 묻고 싶다고 질문했고 이에 대해 김종섭 위원이 회사에서는 관계법에 따라 추진하는 것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이후 위원들의 여러 의견이 이어졌고 이철섭 위원은 다시 의견을 내어 오늘 회의에서 위원장을 선출하는게 중요한 것 같지 않다. 협의회의 방향이 중요하다. 양측 대표 2명씩 해서 실무위원회 성격의 모임을 구성해 먼저 협의를 한 후 협의회를 운영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실무위원회에서 갈등당사자 및 협의회 성격 등 논의한 후 진행하기로 결정

문성실 위원은 안성시 동의하에 사업을 추진해왔다. 곤혹스러운 것은 시기가 너무나 연장되고 있다. 지금 16개월이 지났다. 그로 이해 회사입장에서는 기회손실이 있다. 빨리 회의가 진행되고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이에 협의회 간사인 김진관 창조경제과장이 이철섭 위원의 제안과 관련해 위원장을 선출하면 부위원장을 선출해 안건을 상정해 토론 할 수 있다. 위원장이 선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무진을 구성하면 추진하고 진행할 주체가 없다. 그것을 양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선진 당사자가 빠진 상태에서 실무진을 구성하자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질문했다.

이철섭 위원은 위원장을 뽑는다는 것은 협의회에 동의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보면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실무회의를 통해 협의회 성격과 방향을 분명히 하자는 것이다.”고 거듭 실무회의를 제안했다.

이에 임시 위원장인 이병석 국장은 원할한 회의 진행을 위해 양측 2명씩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협의한 후 협의회를 다시 열자고 공식제안했고 한차례 휴회를 하는 등 논의를 거듭했다.

회의 시작 약 2시간만에 이 날 회의는 앞으로 빠른 시간내에 양측에서 2명씩 추천해 실무소위원회를 구성해 갈등당사자 문제, 협의회 출범여부, 협의회 방향, 위원장 선임문제 등 차기일정을 논의하기로 결정하고 마무리 됐다.

이 날 회의에서 위원 대다수가 갈등의 당사자는 안성시와 반대하는 시민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실무회의를 하기로 함에 따라 향후 실무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논의가 있을지, 논의결과에 따라 갈등조정협의회가 재구성될지에 따라서 향후 논의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양성면 석화리에 들어설 예정인 축산식품복합일반산업단지는 하루에 소 400마리, 돼지 4,000마리를 도축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로 지난 201710선진에서 안성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수면위에 떠오른 후 안성시가 이를 수용해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행정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양성면 주민을 중심으로 한 많은 안성시민들이 안성시의 사전 행정절차 미비와 하자 그리고 도축장이 들어옴으로 인한 주민피해와 안성미래발전 저해등을 이유로 지난해 3월 반대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그동안 집회와 180일이 넘는 1인시위를 전개하는 등 강력히 반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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