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밤 잊을 수 없는 스카우트 야영
1975년 밤 잊을 수 없는 스카우트 야영
  • 시사안성
  • 승인 2018.05.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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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권의 사진에 담긴 이야기 - 5
안성최초의 스카우트 창립(1967.7.4) 한국스카우 경기연맹 제 190대 연장대, 육성단체 대표 이종철신부, 김태영선생, 이상렬선생등이 보인다
안성최초의 스카우트 창립(1967.7.4) 한국스카우 경기연맹 제 190대 연장대, 육성단체 대표 이종철신부, 김태영선생, 이상렬선생등이 보인다

5월은 청소년의 달이다.

청소년은 나라의 기둥이라고 하지만 어른 들이 올라 서 있는 나라에서 청소년은 항상 애들은 저리가라!” 하는 처지에서 공부, 공부소리에 주눅만 들어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스카우트 운동은 오랜 전통을 가진 청소년운동으로써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면서 불굴의 의지와 인내력 그리고 잘 단련된 튼튼한 몸으로 나라에 충성하고, 사회와 타인을 위해 봉사하며, 자신에게 충실한 인격을 기르게 되는 범세계적인 운동이다.

한국연맹은 1922년 일제치하에서 조국의 광복을 위해 첫 발을 내디딘 이래 눈부신 성장을 해왔다.

이러한 단체가 안성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675월부터 관계자들과 협의하던 안성천주교회 이종철 주임신부에 의하여서였다.

성당에 자주 오는 신자학생 12명을 모아 74일에 한국보이스카우트 경기연맹 교회대()로 제190대 돈보스꼬 연장대(대장 박종권)를 창설하여 발대식을 가졌던 것이다.

이 자리에는 경기연맹 지만진 사무국장과 한종훈신부와 교회 관계자, 안성 유지 이상렬 선생, 안청학원 김태영 이사장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김태영 선생은 일제강점기인 19346월부터 스카우트 전신인 조선소년군 경기도 제3()대 대장으로 활동했던 분이다.

사실상 안성에서의 스카우트운동의 창시자인 셈이다.

한편 성당 내 10여명의 여학생들을 모아 걸스카우트(대장 민순자)도 만들었고, 그 후 19693, 중학생 스카우트 과정인 안법 소년대(대장 민병하)를 조직하면서부터 학교대()로 편성하여 중, 고연합대인 경기 제1190()으로 확대 개편되기도 하였다.

안법 연장대 1박2일 캠프활동(박종권대장과 대원들/1968 . 5월 미리내 야산)
안법 연장대 1박2일 캠프활동(박종권대장과 대원들/1968 . 5월 미리내 야산)
안법소년대, 연장대 합동 캠퍼리장 앞에 서 있는 박종권 대장(1969.여름 금광유원지)
안법소년대, 연장대 합동 캠퍼리장 앞에 서 있는 박종권 대장(1969.여름 금광유원지)
안성 걸스카우트대원들과 안법스카우트 합동 야외활동(1967.여름 비봉산기슭)
안성 걸스카우트대원들과 안법스카우트 합동 야외활동(1967.여름 비봉산기슭)

개편 기념으로 그 해 여름엔 미리내 야산에서 23일 캠퍼리(야영대회)를 갖기도 하였다.

그 후 안성 관내에서는 초, , 고 학교대가 늘어가자 스카우트 안성지구연합회(위원장 김정한 교육장)가 창설되어 본격적인 스카우트 활동을 하기에 이르렀다.

광복 30주년인 1975812~14(23) ‘1회 안성지구 캠퍼리를 나무들이 많이 들어서 있는 고삼초등학교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모험심에 가득 찬 야영훈련에 들어갔던 것이다.

제1회 안성지구 캠퍼리(1975 8월 고삼초등학교 운동장/사진출처 안성맞춤박물관 기증)
제1회 안성지구 캠퍼리(1975 8월 고삼초등학교 운동장/사진출처 안성맞춤박물관 기증)

한국스카우트 훈련 프로그램에 따라 우선 하이킹, 신호법, 설영법, 추적활동, 취사 활동과 같은 초급과정을 소화해 내느라고 무더위 폭염 속에서 진땀을 빼기도 하였다.

첫날 일정을 겨우 마치고 대원들은 모두 곤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울퉁불퉁한 땅바닥, 아주 작은 텐트 속에 7,8명이 서로 엉겨 자는데도 모두 골아 떨어져버렸다.

대장들은 어린 소년들의 잠자리를 살피고 겨우 밤 1시가 넘어서야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천둥 번개를 치기 시작하면서 장대비를 야영지에 쏟아 붇는 것이 아닌가.

교사들은 잠자리에 들지도 못하고 바닥까지 비가 스며들며 뽈 대가 빠진 채 덜렁거리는 천막 안에서 깊은 잠에 빠진 학생들을 깨워 교실 안으로 황급하게 대피를 시키느라 정신없었다.

학교 앞으로 흐르는 고삼 하천이 범람할 지도 모르는 급박한 상황에서 옷가지가 들어 있는 배낭, 취사활동을 위해 준비한 쌀자루와 부식들이 흙탕물 속에서 뒹구는 일은 나중에 일이다.

허겁지겁 학생들을 모두 안전하게 피신시킨 뒤에야 단복은 물론 속옷까지 젖어있는 서로를 쳐다보며 웃음 지었던 그 날의 추억은 지금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안성 스카우트는 그 후 19771127일 안양 수리산에서 열린 경기연맹 하이킹 기능경기대회에서 3위로 입상하는 성과를 내기도 하였다.

한국낙농시범단지 기공식(박정희대통령참석/한독목장)현장 질서유지 활동하는 안법스카우트 대원들
한국낙농시범단지 기공식(박정희대통령참석/한독목장)현장 질서유지 활동하는 안법스카우트 대원들
한독목장 스카우트, 안성맞춤 박물관 기증사진
한독목장 스카우트, 안성맞춤 박물관 기증사진

요즘은 입시정책에 파묻혀, 규모는 작아졌으나 안성지구연합회 주최 컵스카우트 생존수영 체험 활동, 대관령 스키기능 활동, 경기연맹 12일 야영캠프 등 알찬 활동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년으로 안성 스카우트 운동은 창립 51주년을 맞이하고 있으며 휴일을 반납한 채 청소년들의 꿈을 키워주고 있는 각 학교 대장들과 지적 장애우들로 구성된 한길학교 청소년 지도자들의 희생적인 활동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필자의 스카우트 무궁화금장 수상 상장
필자의 스카우트 무궁화금장 수상 상장

 

박종권(교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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