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고)윤교수의 국내외 지방자치 혁신 사례 탐방기 2 - 행복도 1위 후쿠이의 비밀
(연속기고)윤교수의 국내외 지방자치 혁신 사례 탐방기 2 - 행복도 1위 후쿠이의 비밀
  • 시사안성
  • 승인 2019.10.22 10:4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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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했고, 현재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인 윤종군 교수의 “윤교수의 국내외 지방자치 혁신 사례 탐방기”를 연재한다.
“카드”와 “텍스트”를 혼합한 형식과 내용면에 있어 새로운 이 연재는 모두 약 10회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안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의 장이 확산되길 기대한다. 이번호에는 두 번째로 “행복도 1위 후쿠이의 비밀”을 게재한다

행복도 1위 후쿠이의 비밀

 

■ 왜 행복도인가?

시민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지방자치 혁신사례 탐방기 첫 번째 키워드로 행복을 선택했습니다. ‘행복이란 말이 추상적이고 주관적이어서 측정하기도 어렵고, 특정 조사 결과를 100% 신뢰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행복한 지방자치 혁신사례를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헌법적 가치인 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과 지방자치가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왜 우리 국민은 행복하지 않을까?

유엔(UN)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2019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156개국 중 54위로 중상위권이긴 하지만 대만(25)이나 싱가포르(34), 태국(52)보다도 후 순위였습니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141개국 중 우리나라는 13위를 차지했고,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세계 12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30위권인 것에 비하면 행복지수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행복보고서의 평가는 국내총생산(GDP), 기대수명, 국민의 소득, 국가의 사회적 지원, 선택의 자유, 부패에 대한 인식, 사회의 너그러움 등이 주요한 기준이라고 합니다. 1~10위를 차지한 나라는 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등으로 대부분 이른바 북유럽형 복지국가입니다. 통계가 함의하는 바는, 국민소득은 유지 발전시키되 개인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에 대한 국가적, 사회적, 공동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행복도 1위 후쿠이의 비결 분석

후쿠이는 일본의 43개 현 중에 하나입니다. 도쿄 서쪽에 위치한 지방 도시로 인구 70만 명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후쿠이를 처음 만난 건 이토록 멋진마을(후지요시 마사하루, 황소자리, 2016)이란 책을 통해서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의 진로독서 수업(교양 교과목)을 설계하면서 만나게 된 이 책은 행복한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비결을 너무나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행복도 1, 초중생 학력평가 1, 노동자 세대 실수입 1, 대졸 취업률 1, 정사원 비율 1, 보육원 수용률 1....

일본인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후쿠이의 비결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후쿠이는 여느 지방도시와 마찬가지로 도쿄의 배드 타운(bed town)에 불과했습니다. 자동차로 2시간대 거리에 위치해 있어 우리 안성과 서울 정도의거리입니다. 특히 잃어버린 20을 지나오면서 3저 현상(저성장, 저물가, 저금리)과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해 지방은 활기를 잃었고,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후쿠이현의 중심부에 있는 사바에시(인구 68천여명)는 한때 안경 산업의 메카로 불리우면서 안경태 시장의 90%를 석권하며 호황기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중국의 저가 안경태에 밀려 사바에시의 안경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사바에시의 많은 안경사업체가 중국으로 생산 공장을 이전하였고, 기술자들도 중국으로 떠나갑니다. 안경산업과 함께 섬유, 칠기 등 사바에시의 다른 제조업 중심의 주력 산업들은 모두 성장을 멈췄고 사양산업으로 쇠퇴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런 사바에시에 2002년 지자체 합병을 둘러싼 주민 간의 갈등까지 겹쳐져 그야말로 도시는 아수라장이 됩니다. 결국 합병에 찬성하는 시장이 시민들에 의해 해임되는 헤이세이 민란이 있었고, 이때 새로운 시장으로 마키노 햐코오가 당선됩니다. 사바에시의 새로운 시장이 된 마키노는 시민과 융합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해 갑니다. 2010년에 시민주역조례를 제정하고, 시민의 제안을 토대로 도시 만들기를 시민 스스로의 힘으로 하게끔 합니다. 책속에서 마키노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역 분권 사회가 되면서 과거 국가가 담당하던 많은 업무가 기초단체로 넘어왔습니다. 한정된 인력과 재원으로 주민을 만족시키려면 시민 모두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시민은 고객이고 주주입니다. 그 주주들에게 어떻게든 도움을 받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고객에서 협력자로의 변혁인 셈입니다.” 700~800여개에 이르는 행정사업 중 100개의 시민주역사업을 선정하고 시민들에게 맡겼습니다. 그러자 지역사회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시민제안이 일어나고, 고향을 떠났던 청년들이 돌아와 IT 벤처기업을 일으키고, 지역과 대학 간 산학협력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조해 냅니다. 이제 시바에시는 스마트안경을 개발하고, 젊은 뮤지션들의 창작터가 펼쳐지고,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들이 합숙을 하며 지역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 콘테스트를 열어, 채택된 아이템을 사업화로 이끌어 나갑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오픈 데이터시티 시바에시는 그렇게 창조되었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멋진마을의 저자 후지요시는 후쿠이의 행복도 1위의 비밀은 실천교육에 있다고 진단합니다. 왜냐하면 앞서 살펴본 시바에시의 놀라운 혁신의 비밀은 미래를 만드는 사고능력, 환경에 적응해 체제를 변화시키는 유연한 발상력이 바로 후쿠이의 교육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후쿠이현은 전국학력평가에서 매년 1위를 차지합니다. 지역교육개혁을 위한 교사연구모임이 만들어지고 교직대학원을 통해 교사의 전문성을 높여나갔습니다. ‘10년 앞을 내다본 수업이 설계되었고, 아이들이 주체인 수업이 교육현장에서 펼쳐졌습니다. ‘협동을 통한 컬러버래이션(collaboration) 교육이 후쿠이의 비밀이었습니다. 후쿠이 교육개혁을 이끈 마쓰키는 지역에 대한 정체성을 지닌 아이들을 키우는 데는 학교의 역할이 큽니다. 학교는 지역을 육성하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 우리 안성시민의 행복도는?

우리나라도 각 지방자치단체별 업무평가도를 측정해서 발표합니다. ‘2019년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결과를 살펴보면 우리가 속해있는 경기도는 정량평가 목표달성율 77.4%를 기록하며 제주, 충남과 함께 상위에 올랐습니다. 정량평가는 공공의 이익, 공동체 발전, 사회적 가치 실현 등 정부가 정한 123개 지표에 대한 광역지자체별 달성율을 비교한 것입니다. 결국 공공서비스에 대한 도민들의 만족도는 삶의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도내 31개 시군종합평가(2018년 실적 기준)에서 안성시는 종합평가 점수 81.40을 기록하며 연천군(75.46), 과천시(81.31)에 이어 최하위 3위를 기록했습니다. 시군평가는 정부합동평가 연계지표(80%)와 도정 주요시책지표(20%)를 반영한 것으로 위와 같은 낮은 결과는 안성시 자치행정의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안성시 자치행정의 난맥상은 국가인권위원에서 발표하는 공공기관 청렴도의 급락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사안성 보도(2019.1.12.)에 따르면 2018년 안성시 청렴도가 2017년 대비 1등급에서 3등급으로 추락했습니다. 우리 안성시민들은 행복할까요?

후쿠이현 시바에시를 행복도 1위로 이끌어내 마키노 시장, 지역을 육성하는 실천교육의 선구자들(교사모임)의 이야기를 통해 대한민국 행복도 1위 도시 안성을 꿈꿔봅니다.

윤종군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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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민?..공도시민??...ㅋㅋㅋ 2019-10-22 15:21:24
ㅋㅋㅋ
시사안성이 언제부터 민주당 공천후보자들 메인페이지가 됐는지?
조국 사태때 반일외치다. 일본 지자체 찬양이라니?
어느장단이 자기장단인가?

안성시민 2019-10-22 11:15:50
시민주역조례는 상당히 관심이 가네요. 앞으로도 좋은 기사 부탁드려요.

공도시민 2019-10-22 10:51:28
지방자치단체별 업무평가도가 꼴찌에서 세 번째라니. 충격이네요. 윤교수님 글 참 좋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