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0만 촛불! 강력한 검찰개혁을 촉구하다.
(기고) 200만 촛불! 강력한 검찰개혁을 촉구하다.
  • 시사안성
  • 승인 2019.09.30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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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윤종군 전 청와대 행정관
필자 윤종군 전 청와대 행정관

조국 장관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벌써 한 달 째다.

사상 초유의 대규모 수사단을 꾸린 검찰은 급기야 11시간에 걸쳐 조국 장관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조국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 했다는 것은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신호로 이해된다.

다른 모든 의혹이 있는 사유, 장소에 대해 압수수색을 마치고 마지막 수순으로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다음날 서울 경찰청을 또 압수수색했다.

자녀 입시 의혹 등 이번 사건과 무관한, 조국 장관의 청와대 민정 수석 시절의 일과 연관이 된 건이라고 한다. 장관 자택 압수수색 후 또 다른 별건과 관련한 장소 입수수색이었던 것이다.

그동안의 검찰의 수사 관행이나 프로세스와 너무나 다르다. 이건 뭔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조국 장관을 100% 옹호할 생각은 없다. 그동안 불거진 자녀 스펙과 관련한 의혹들, 사모펀드 의혹 등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일들이 있어 보인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조국 장관도 살아오는 과정에서 흠결이 없을 수 없을 것이다. 과정에서 무엇인가 잘못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TV조선, 채널A 등 종편 정치 토론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하면서도 일방적으로 조국 장관을 옹호하지는 않는다. 가능한 일반 국민들의 관점에서 상식선에서 문제제기할 것은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조국 장관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는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이 너무 많다.

우선 수사 규모와 방식이 너무 이례적이다. 통합진보당 이적단체 수사에 투입된 검사가 6명 수사관이 8명이었다. 그런데 이번 조국 장관 수사에는 30여명의 검사가 투입되었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부도 모자라 특수부 검사를 대거 투입하였고 합수단 검사까지 합류시켰다. 지방에서까지 검사를 차출하여 원래 지방검찰에서 진행하던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

압수수색 건수는 더욱 이례적이다.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때 46, 사법농단 사건에 24곳을 압수수색 했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벌써 80여 곳을 압수수색 했다고 한다. 검찰이 한 달이 넘게 수사를 이어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백한 불법, 위법이 밝혀진 것도 없는 상태이다.

이 시점에서 이성적으로 판단해 보자. 이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가? 이적단체 수사인가? 아니면 국정농단, 권력형 게이트 사건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토록 거대한 수사단을 꾸리고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한단 말인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검찰 내부의 사건을 대하는 검찰의 태도를 보면 더욱 의심이 깊어진다. 검사장 출신 현직 한국당 국회의원인 최교일 의원은 지난해 지역구인 영주시장과 함께 미국을 방문했을 때 시민의 혈세로 스트립바를 출입한 바 있다. 7개월이 지났지만 검찰은 수사에 착수도 하고 있지 않다. 임은정 검사의 폭로로 알려졌지만 부산지검 모 검사 사건도 13개월째 수사 검토조차 하고 있지 않다.

이쯤 되면 이번 조국 장관 사건을 바라보는 검찰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 개혁에 대한 저항이다.

해방 이후 많은 권력기관이 국민의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권력을 분산하고 민주화 되었다.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대통령의 권한도 분산되었고, 국회의 특권도 폐지되고 있다. 그러나 거의 유일하게 검찰만이 개혁의 길에서 비켜서 있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권력집단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고, 장관급인 검찰총장과 차관급인 50여 명의 검사장을 거느리고 있다.

중앙정부 어느 부처가 차관급이 50여 명인 곳이 있단 말인가?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다. 조국 장관을 둘러싼 의혹은 그것대로 밝혀져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수사를 둘러싼 검찰의 정치적 행태는 마땅이 뿌리 뽑아져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검사와의 대화를 통해 수모를 겪어가면서도 열어준 개혁의 기회를 논두렁 시계로 화답한 그들이다. 또다시 이명박 박근혜 보수 정권에서 우병우 민정수석의 검찰 수사 개입에 한 마디 저항도 없이 순응했던 그들이다.

개혁과 혁신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고 스스로 권력의 충견의 길을 택한 그들이다. 그런 그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준 자발적 개혁의 기회를 버리고 또다시 기득권 옹호에 나서고 있다.

지난 28일 박근혜 탄핵 이후 가장 많은 2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검찰 개혁촛불을 들고 서초동 법원 사거리를 가득 메웠다.

이제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분명히 확인되었다. 역사의 요구임이 입증되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다. 검찰 스스로 할 수 없음 또한 명백해 졌다.

대한민국 검찰이 국민의 검찰로 재탄생 시켜야 한다. 국민의 힘으로... 국민의 촛불로...

 

윤종군 (전)청와대 행정관,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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