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작곡가 안익태의 애국가
친일 작곡가 안익태의 애국가
  • 시사안성
  • 승인 2019.08.2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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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정경량
필자 정경량

우리가 오랫동안 불러온 애국가를 작곡한 사람이 안익태라는 것은 대부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최근에 이르러서야 드러난 것은 안익태가 친일과 친나치의 행적을 보이며 살았다는 것이다. 애국가가 도대체 어떤 노래인가? 한국을 상징하는 노래요, 한국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국가가 아닌가? 그러한 애국가가 일제 식민지 시절 우리에게 그토록 잔악한 만행을 저지른 일본에 동조하고 독일의 끔찍한 나치 세력에 부역한 친일, 친나치 음악가의 곡이라니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 없다.

우리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그 동안 애국가를 불러온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 또한 친일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과 부끄러움의 자화상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 안익태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 밝혀진 마당에 우리는 이 애국가를 여전히 계속 불러야 할까, 아니면 다른 애국가로 대체해야 할까?

얼마 전 안익태 곡조 애국가 계속 불러야 하나?”라는 주제로 국회공청회가 열렸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민석 의원이 주최한 공청회였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친일이력이 있는 작곡가 안익태가 만든 애국가를 대체할 노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충분히 공감이 간다.

애국가는 특별한 노래이다. 나라와 민족 사랑이라는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는 노래이다. 일시적인 유행에 따라 한 때 부르고 마는 노래가 아니다. 우리 민족의 역사가 계속 이어지는 한, 끝까지 부르게 될 노래가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친일의 행적을 보인 안익태의 곡조 애국가는 다른 노래로 바꾸어야만 한다.

이에 필자는 두 가지를 제안한다. 하나는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우리 한국의 대표적 민요 아리랑 곡조에 현재 애국가의 가사를 얹어 애국가로 부르는 것이다. 실험적으로 애국가 가사를 아리랑 곡조에 맞추어 불러보니 훌륭하게 어우러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른 하나는 최근에 경기도노래가 친일 음악가 이흥렬의 곡이라 하여 새로운 경기도노래를 공모하고 있듯이, 애국가를 공모하여 새로운 애국가를 마련하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하여 정치권을 비롯하여 온 국민이 일본 정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어려운 위기의 시기가 우리에게는 오히려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식민지 시절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하지는 못할망정, 그 악랄하고 잔인했던 일본에 동조하여 친일 행각을 벌인 사람들의 죄상이 제대로 밝혀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두 번 다시 치욕스럽고 비극적인 역사의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한국의 현대사에서 우리 민족이 겪은 커다란 비극 중 하나는 바로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아니겠는가? 그 끔찍하고도 잔혹했던 일본의 만행으로부터 받은 우리 국민의 상처는 제대로 치유되지 못한 상태이다. 일본 정부의 책임자들이 우리 국민에게 아직까지도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던 일본의 전범 책임자들이 당시에 처단되지 못했기 때문이요, 민족 앞에 부끄러운 범죄를 저지른 친일 행위자들을 우리 또한 제대로 심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범죄를 저지른 책임자들이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사죄하고 참회하기를 바란다. 또 가능한 한 친일의 행각과 범죄를 낱낱이 밝혀내어 엄중한 심판을 함으로써, 두 번 다시 민족의 역사 앞에 부끄러운 인생들이 없게 되기를 소망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야 되겠는데, 우선적으로 대체할 애국가를 마련하여 온 국민이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럽게 새로운 애국가를 부를 때가 오기를 기대한다.

 

정경량(노래하는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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