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을 상징하는 “안성의 노래”가 친일파 작품
안성을 상징하는 “안성의 노래”가 친일파 작품
  • 봉원학 기자
  • 승인 2019.08.14 08: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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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소재 학교 교가, 확인된 것만 최소 3개 이상이 친일파 작품

편집자 주 :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며, 안성 4.1만세항쟁 100주년이 되는 해이며, 광복 74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특히 전국 3대 실력 항쟁으로 평가받는 만세항쟁을 통해 2일간의 해방을 쟁취하는 등 그 어느 지역 못지않게 활발한 독립운동을 펼친 안성으로서는 그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거기에 올해 광복절은 일본 아베정권의 경제침략으로 인식되는 백색국가 배제 조치 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극일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이런 가운데 안성을 상징하는 안성의 노래를 친일파로 평가받는 인물이 작곡한 것이 확인되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시사안성에서는 광복절 특집으로 관련 기사를 발굴 게재한다.

이 기사가 단지 논란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안성의 역사, 독립운동, 나아가 친일파 문제에 대한 공론이 형성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안성을 상징하는 안성의 노래가 친일파 작품으로 확인되어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은 안성시 홈페이지에 게시된 "안성의 노래"
안성을 상징하는 안성의 노래가 친일파 작품으로 확인되어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은 안성시 홈페이지에 게시된 "안성의 노래"

안성의 노래가 있다는 것을 아는 안성시민은 몇 명이나 될까? 안성의 노래는 누가 작곡했을까? 안성의 노래를 들어봤거나, 한 소절이라도 따라 부를 시민은 몇 명이나 될까?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의 제목은 몰라도 한 번쯤 들어봤거나 흥얼거린 기억을 가진 시민이 많을 것이다.

섬집아기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한국작곡가협회 회장, 한국음악협회 고문 등을 역임한 한국 현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중 한 사람으로 알려진 이흥렬의 작품이다.

비봉과 서운의 높은 산성에~”로 시작되는 안성의 노래도 이흥렬이 작곡했다.

이흥렬 작곡가는 대학교수 등을 역임하며 수백곡의 노래를 작곡했으며 이와는 별도로 전국 138개교 이상 학교의 교가를 작곡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기도를 상징하는 경기도 노래도 작곡했다.

경기도 노래는 그 만들어진 경위가 불분명 하지만, 다행히 안성의 노래는 그 만들어진 경위가 기록에 남아 있다.

안성의 노래는 안성문화 금석관”(김태영 저)에 의하면 안성군수 김용석이 열심히 주선하여 제정하고, 단기 4288(1955) 916당시 신생극장에서 발표회를 가졌다.

당시 김용석 군수와 이흥렬이 어떤 인연이었는지 확실하지 않고, 이흥렬이 안성과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작곡가 이흥렬이 가진 지명도 등이 한 몫 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이흥렬이 작곡한 안성중학교 교가(안성중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이흥렬이 작곡한 안성중학교 교가(안성중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이흥렬은 안성의 노래만 작곡한 것이 아니라 안성에 있는 학교의 교가도 작곡했는데, 현재까지 시사안성에서 확인한 것만 3개 학교의 교가를 작곡했다.

먼저 한경대학교의 전신인 안성농업전문대학교 교가는 이흥렬이 작곡했다. 그런데 한경대학교 70년사에 의하면 현재 한경대학교의 교가는 안성농업전문대학교의 교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작곡한 노래를 사용하고 있다.

또 안성중학교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을 보면 안성중학교와 안성명륜중학교의 교가도 이흥렬이 작곡했다.

앞에서 언급한 안성문화 금석관에 의하면 공도중학교의 교가도 이흥렬이 작곡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공도중학교 홈페이지에는 교가가 게재되어 있지 않다.

공도중학교처럼 홈페이지에 교가가 없거나, 교가가 게재되었어도 작곡가 이름이 누락된 경우도 있어 경우에 따라 이흥렬이 작곡한 교가는 늘어날 수도 있다.

문제는 이흥렬이 지난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행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파라는 점이다.

이흥렬이 작곡한 명륜여자중학교 교가(명륜여자중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이흥렬이 작곡한 명륜여자중학교 교가(명륜여자중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친일인명사전에 의하면 이흥렬은 일제강점기에 내선일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경성음악협회”, “국민총력조선연맹”, 국민음악 정신대(挺身隊)로 활동하기 위해 19425월 중진 음악가들로 결성된 경성후생실내악단”, 반국가적 음악을 구축하고 일본음악을 수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결성된 대화악단등의 친일단체에서 활동했다.

해방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했는데 서라벌예대 교수를 거쳐 1963년부터 숙명여자대학교 교수와 음악대학 학장을 지냈고, 예술원 회원과 한국작곡가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19588.15해방 문화상, 1961년 서울특별시 문화상, 1963년 대통령 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그리고 이흥렬이 작곡하지는 않았지만 역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라있고 대표적인 친일음악가로 평가되는 김성태가 작곡한 교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양성중학교의 교가는 홈페이지에 작사.작곡가 이름이 없지만 안성문화금석관”(1950)에 실린 교가와 가사가 같다. 안성문화금석관에 의하면 양성중학교의 교가는 김성태가 작곡했다.

양성중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양성중학교 교가, 작곡가 이름이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친일파인 김성태가 작곡한 노래다
양성중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양성중학교 교가, 작곡가 이름이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친일파인 김성태가 작곡한 노래다

이처럼 친일파로 평가받는 이흥렬이나 김성태의 노래에 대해 관련 자치단체나 학교에서는 관련 노래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노래 경기도의 노래가 친일파 이흥렬이 작곡한 것으로 밝혀진 경기도는 지난 5월말 '경기도 노래 신곡 제정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새로운 노래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전라남도 광주지역의 일부 학교와 서울 구로 중학교 등 이흥렬이 교가를 작곡한 학교에서 교가변경을 추진중이거나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안성에서도 안성의 노래나 이흥렬 작곡 교가를 가진 학교를 중심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해 온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실장은 지난 7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노래 변경을 떠나 관련 문제가 공론화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안성에서도 이번 기사를 계기로 관련 노래 변경 문제 등 단편적인 문제에 대한 소모적인 논란이 아니라, 일제 강점기 안성의 역사와 독립운동, 나아가 친일파 문제와 해결방안 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와 공론화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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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알 2019-08-15 19:58:20
가즈가즈헌다..뷔엉ㅅ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