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의 "데미안" 출간 100주년
헤세의 "데미안" 출간 100주년
  • 시사안성
  • 승인 2019.06.2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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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량 교수의 노래하는 인문학 - 5
내 삶에 스며든 헤세
필자의 글도 포함된 "내 삶에 스며든 헤세"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작가는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18771962)이다. 헤세의 작품 중에서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감동과 영향을 준 것은 단연코 소설 <<데미안>>일 것이다. 최근에는 BTS(방탄소년단)의 리더 RM(김남준)이 두 번째 앨범 <Wings>의 대표곡 피 땀 눈물의 뮤직비디오를 만들면서 <<데미안>>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는 헤세의 명작 <<데미안>>이 출간된 지 100주년을 맞이한 해이다. <<데미안>>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듬해인 19196월에 출간되었다. 헤세의 나이 43세였다.

<<데미안>> 작품의 주인공은 정작 데미안이 아니라 싱클레어이다. “에밀 싱클레어의 어린 시절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이 작품은 주인공 싱클레어가 10살 때부터 대략 스무 살에 이르기까지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성장소설이다. 헤세는 자신이 청소년과 젊은 시절에 겪었던 개인적, 시대적 고뇌와 삶의 문제들을 <<데미안>>에 자서전적인 형식으로 풀어놓았다.

나는 스무 살 때 헤세의 <<데미안>>을 만났다. 대학 입시에 실패하고 청춘의 고뇌와 삶의 문제로 인하여 고뇌하고 방황하던 시절 헤세가 나에게 운명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데미안>>내 인생의 책이 되었다. 그렇게 <<데미안>>으로부터 받은 감동과 영향으로 나는 헤세 문학 전문가의 삶을 살게 되었다.

헤세는 <<데미안>>과 더불어 새로운 제2의 창작시기를 시작하는데, 초기의 낭만주의적 작품세계를 넘어서서 신비주의적인 종교철학적 영성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추구하기 시작한다.

모든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라며 헤세는 <<데미안>>의 서문에 자기실현의 주제를 천명하였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행복한가?” 하는 인생의 질문에 대하여 인간은 진정한 자기 자신의 삶을 추구하고 실현시켜야 한다고 헤세는 피력한 것이다.

<<데미안>> 출간 100주년을 기념하여 얼마 전 <<내 삶에 스며든 헤세>>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되었다. 나를 포함하여 모두 58명의 다양한 필자가 헤세와 나를 주제로 하여 저마다 헤세와 관련된 소중한 인생 사연을 풀어놓았다. 헤세문학 전문가인 나로서는 잊을 수 없는 감동적인 책이 나온 것이다. 아름답고 훌륭한 헤세 문학의 감동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모아 놓으니 참 기쁘고 행복하다. 헤르만 헤세가 작품 <<데미안>>과 더불어 한국 독자들의 삶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주었는지를 알 수 있는 귀한 책이다.

필자가 해설을 맡아 진행하는 헤르만 헤세의 음악세계 연주회가 오는 7월 2일 열린다

3년 전에 나는 대전시립합창단과 함께 <노래하는 인문학 - 데미안을 노래하다>는 기획연주회를 한 적이 있다. <<데미안>> 작품과 연계될 수 있는 노래들을 선곡하여, 필자가 곡의 해설을 하면서 합창단이 연주를 한 공연이었다. 이 연주회는 당시 많은 관객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 이 공연을 시작으로 하여 대전시립합창단은 매년 <노래하는 인문학> 기획연주회를 펼치고 있다.

오는 72일 헤세의 생일에는 <<데미안>> 출간 100주년을 기념하는 <헤르만 헤세의 음악세계> 연주회가 열린다. 이 연주회는 군포문화재단이 주관하고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며, 필자가 곡의 해설을 맡아 진행한다. “, 음악이 없는 삶을 과연 생각할 수 있을까라고 말한 헤세는 평생 동안 음악을 너무도 사랑했다. 이번 연주회는 헤세가 젊은 시절에 사랑한 쇼팽으로부터 시작하여 나이가 들어 사랑하게 된 바흐, 모차르트, 헨델에 이르기까지 헤세가 사랑한 음악 작품들로 레파토리가 구성되어 진행된다.

오는 76일에는 부산 앞바다 배의 선상에서 <<내 삶에 스며든 헤세>> 책의 필자들을 중심으로 헤세의 배행사가 진행된다. <<데미안>> 출간 100주년을 맞이하여 아름답고 소중한 헤세 문학의 감동과 의미가 오늘의 우리 독자들에게 다시금 새롭게 다가오게 되기를 소망한다.

 

정경량(노래하는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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