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달 특집) 젊어서 고생해야 하는 청년가구
가정의달 특집) 젊어서 고생해야 하는 청년가구
  • 강철인 기자
  • 승인 2018.05.03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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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 청년가구 월 100만원도 못 벌어 “살기 팍팍하네”

<싣는 순서>

① “100만원도 못 벌어요” 20대의 절망
② 새로운 가족을 반길 준비마저 힘겨운 30대
③ 그들을 만나 희망에 대해 들어보다
④ 청년층 비상 없는 안성시 미래 막막

5월이 시작된 지 3일여가 지났다.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까지 이어지는 연휴도 있다. 비단 이 날이 아니더라도 5월을 가정의달로 인지하고 있다. 여태 하지 못한 효도나 자식 애를 이달만이라도 제대로 해보겠다는 마음을 저마다 가진다는 의미다. 물론 행복의 기본조건은 다양하지만 필요충분조건은 분명 있다. 특히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은 청년들에게 5월 가정의 달은 어떤 의미인지 안성시 청년통계와 안성에 거주하는 청년들을 만나 그들의 가감 없는 일상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안성시가 공개한 안성시 청년통계 보고서를 보면 2016년 기준으로 안성에는 총 5만8600여명의 청년이 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청년은 만 15세부터 39세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청년 범위보다는 약간 더 넓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안성시 전체 인구 18만2200여 명 중 32%가 이 범주에 해당된다. 2012년 35%인 것과 비교해 4년여 동안 3% 가량이 줄어 든 것이다. 안성시 전체 인구가 정체 현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청년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사안성>이 안성시 청년통계를 관심을 가진 이유는 지속적인 감소추세도 문제지만 그들의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대한민국 평균 결혼 연령이 30대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중 상당수는 가정을 꾸려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2015년 기준으로 안성시 청년가구 16만여 가구 중 세대 구성 가구는 70%에 근접했다. 대부분 가정을 꾸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독립된 생활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1인가구는 28,4% 정도다.

하지만 당장 청년가구의 월평균 소득을 보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2016년 기준으로 안성시 청년가구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경우가 31.7%로 가장 많았다. 특히 가구를 꾸려 생활하는 15~24세 청년가구의 80% 이상이 여기에 해당됐으며 25~29세 구간 청년 4명 중 1명도 월 수익이 1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직업은 적혀있지 않아 파악하기 어렵지만 최저임금액 등으로 파악할 경우 20대 대다수는 여전히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직에 종사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결혼 연령대인 30대 본격 진입해도 상황은 그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가구소득 200만원 미만 수두룩

자료를 보면 30~34세 청년가구 중 전체 대비 18.9%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전체 60% 가량은 월 평균 수익이 300만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치만 두고 본다면 20대에 비해 그나마 상황이 조금 나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가구소득이라는 점에 집중해야 한다. 즉, 30대에 결혼자수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소득 평균치를 결정하는 상수에는 맞벌이도 포함되는 것이다. 20대는 1인 가구 소득이라면, 30대에는 2인 이상 가구 소득이 되는 셈이다.

인사혁신처가 지난달 25일 관보를 통해 고시한 2018년 공무원 전체 기준 소득 월 평균액 자료를 근거로 비교할 경우 안성에 거주하는 청년 가구는 중 45% 가량은 일반직 공무원 9급 1호봉 세전 월급 184만 원가량에 해당하는 소득을, 70% 이상은 7급 1호봉과 비슷한 수익으로 가구를 이끌고 있는 셈이 된다.

물론 급수 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대한민국 공무원 전체 평균 월급이 세전 522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안성시 청년가구 중에는 이 범주에 해당하는 대상은 25~29세 5%, 30~34세 5.4%, 35~39세는 14.5% 정도다.

안성시 숭인동 한 복지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 아무개 씨. 내년이면 이른바 계란 한판의 나이인 서른이 된다. 2년 전에 4살 연상의 남편과 결혼해 1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나이 기준으로 청년 범주에 속하는 이들 부부는 맞벌이를 통해 월 세후 평균 400만원을 번다. 안성시가 밝힌 통계에 따르면 고 소득 가구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들 삶을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

김씨는 “안성시 청년가구 소득이 정확히 얼마인지 모르지만 월 평균 400만원을 벌어 3살 된 아이를 양육하면 저축할 돈은 거의 없다”라며 “집을 마련하거나 목돈 들어갈 일이 생기지 않도록 걱정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덕면 내리 한 편의점에서 만난 유모(25)씨 역시 걱정이 많다. 2년여 남은 대학 생활과 향후 결혼까지 생각하면 혼란 그 자체란다.

유 모 씨는 “학교 문제로 내리에 혼자 생활하고 있는데 생활비를 벌 목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라며 “월 100만원이 안되는데 희망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겠나”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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