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의 안성살이
정인교의 안성살이
  • 봉원학 기자
  • 승인 2018.05.03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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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금 안성시민연대에서는...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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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만 지나도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일은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데 있어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어렴풋이 대견스럽게 기억하는 것이 있다.

그건 안성시민연대 창립관련 기억들이다. 생각해보니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대표를 맡고 있지만 솔직히 어떻게 모임에 가입했는지 처음에 무슨 일을 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갑자기 송구스러워지네요..ㅋㅋ

 

15년 전쯤 안성의료생협 사무국에 잠시 들렀다가 최실장님이 시민연대 창립발기인을 모집하고 있는데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하기에 망설임 없이 가입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 시민연대 내에서 나는 나이가 어린 축에 끼었고 속해있는 위원회나 운영위 회의에서 결정되는 일을 나름 열심히 도왔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하여튼 바쁘게 다녔다. 모이기만 하면 일이 하나 더 얹어졌으니 나중엔 잠수(?)타는 일도 종종 생겼었다.

 

지금까지 시민연대 활동 중 제일 기억나는 건 내가 주도적으로 준비했던 축제모니터링단 활동이었다.

당시에 전국적으로 지역마다 축제 붐이 일어나 이른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대한민국 어디선가에는 축제가 열렸었다.

서울 문화연대라는 시민단체에서 제대로 된 축제를 즐겨보자는 측면에서 중요한 축제현장에 나가 모니터링을 실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연수교육을 진행하였었다.

나는 연수교육에 참여한 경험으로 안성 바우덕이축제를 모니터링 해보자고 시민연대에 제안을 했다. 초창기였던 바우덕이축제 현장을 꼼꼼히 살펴가며 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했던 일은 즐거운 추억거리로 남아있다.

 

안성시민연대는 개혁과 참여 그리고 주민자치의 깃발을 들고 안성시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결성되었다.

제목은 거창하고 내용이 어렵다보니 항상 선거철에 찾아오는 뜨내기 회원을 빼면 활동하는 회원들은 많지 않다.

여기에 관계를 중시하는 지역사회 풍토가 어우러져 공적인 일임에도 잘못된 일들이 모른 척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단체의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안성시를 위한답시고(?) 꾸준히 일을 하고 있다.

 

우선 안성시 시민체육대회 보조금 위법, 하자 편성 교부건과 안성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위법 연임 건 등 안성시 행정에 대한 주민감사청구를 돕고 있다.

안성시민 150명의 서명을 받아 주민들이 직접 경기도에 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특히 시민체육대회 보조금 집행 건을 보면 안성시 행정능력을 다시 한 번 의심하게 된다. (이건 일반시민들도 내용을 들으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상식선을 벗어난 일들이다.)

 

다음은 안성시의 불성실한 행정정보공개에 대한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안성시는 정보공개대상이어도 유불리를 따져 공개의 수위를 정하고 있다. 같은 건으로 경기도와 안성시의 정보공개를 요청했을 경우 그 차이는 극명하게 나타난다.

누구냐에 따라, 어떤 상황에 따라 행정정보의 시민 알권리를 임의대로 제한하는 것은 민주정부 시스템 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세 번째는 안성시와 안성시의회가 유착되어 생겨나는 선심성 예산낭비사례의 지적이다.

일례로 올해 안성시가 추경안으로 편성하여 시의회를 통과한 신규 도로건설사업의 2억원이 넘는 설계비 예산문제이다.

총사업비가 20억원이 넘으면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하도록 되어있지만 이를 어기면서까지 지방선거 앞두고 공도에 156여억원을 들여 도로 건설한다고 설계비를 선() 편성한 일이다. 시 집행부나 시의회에서는 불가피한 사유의 법 지침에 따라 이를 인정해주었지만 우리가 행안부에 질의한 결과 이는 불가피한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으로 상급기관 행정감사에 따라 고스란히 설계비 2억원을 날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입법 예고된 안성시 조례를 살펴보고 조례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는 일이다.

조례가 시민 눈높이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시의회를 도와주는 일이다. 대체로 미반영 되는 일이 많지만 가끔 반영되기도 한다.

이것도 조례제정 목적과 지역사정에 맞게 실행될 수 있도록 변경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실정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할 얘기는 많지만 지면에 구구절절 쓰면 독자들이 외면할까봐 이상 마치겠다.

 

시민연대에서 한 사안에 대해 내용파악만 하는데 들이는 시간과 정성은 대단하다.

참여하는 회원 모두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니 여가시간을 거의 여기에 집중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야말로 취미생활인 것이다.

 

안성시민연대에서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거 같아서 간단하게 정리해보았다.

창립한지 15년이 되었지만 안성시민들이 정말 모르는 단체일거라 생각했다.

단체 성격상 사람들에 따라 호불호가 정확하게 나눠지는 면이 없지 않지만 공익을 위해 이 일을 한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한다. 지역공동체에서 꼭 필요한 존재다.

 

시민연대 사업과 시의회 일이 중첩되어 있다. 우리도 그렇지만 시의원들의 역량을 키워줘야 한다.

시의원들이 여기저기 행사 쫒아 다니고 민원인 만나 상담하면서 방대한 시의회 예산과 법령을 공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시 행정부에서 뭐라고 하면 알아듣고 반박이라도 해야 하는데 큰일이다. 그렇다고 다음 선거 신경 쓰지 말고 공부 좀 하시라고 하면 뭇매 맞겠지.

 

시의원보다 시민들이 바뀌어야 한다.

행사에 오지 말고 의정에 집중하라고 혼내야 하며 그래야 다음 선거에 유리하다고 말해줘야 한다. 빨리 그날이 오기를 바란다.

정인교(안성천살리기 시민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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