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와 노래의 행복 - 정경량 교수의 노래하는 인문학3
기타와 노래의 행복 - 정경량 교수의 노래하는 인문학3
  • 시사안성
  • 승인 2019.05.01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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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정경량
필자 정경량

악기 중에서 기타를 모르는 사람이 혹시 있을까? 기타는 오늘날 널리 알려진 대중적인 악기이다. 기타는 아마추어 일반인들이 취미로 많이 연주하는 대표적인 생활악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타가 어떤 악기인지, 기타의 매력과 장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에 대해 슈베르트도 기타는 훌륭한 악기이다. 그러나 그 훌륭함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슈베르트는 기타를 매우 좋아했는데, 그의 친구이자 시인이며 기타리스트였던 쾨르너의 기타 연주를 듣고 너무나 매료되어, 그에게서 기타를 배워 단기간에 높은 수준의 연주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슈베르트는 산책을 할 때 항상 기타를 가지고 다니기를 좋아했고, 악상이 떠오르면 우선 기타로 그 곡의 반주를 쳐보곤 했다고 한다.

그러면 기타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기타는 대부분의 악기와 비교할 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바이올린이나 첼로, 플루트나 색소폰 등의 악기와 비교해보자. 이 악기들은 주로 단선율의 곡조만을 연주하는 악기이다. 악기의 특성상 화음을 함께 연주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기타는 어떤가? 곡조와 더불어 화음과 리듬까지 함께 연주할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이다고 세고비아가 말했던 것이다.

그런데 기타는 다른 악기들과 차이가 나는 또 다른 매력과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악기들은 오직 연주만 할 수 있지, 노래를 함께 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기타는 다른 악기들처럼 연주만 할 수도 있고, 연주와 더불어 노래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커다란 매력이자 장점인 것이다. 기타 한 대로 아름다운 연주와 노래의 감동과 행복이 함께하니 얼마나 좋은가!

통기타의 경우에는 대체로 반주와 함께 노래를 주로 하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클래식 기타의 경우에는 노래 없이 주로 연주만 하는 연주자들이 많다. 물론 클래식 기타에는 연주만으로도 훌륭한 곡들이 무수히 많이 있다. 그러나 클래식 기타는 그 음색이 부드럽고 서정적이어서 노래와도 아주 잘 어울리는 악기이다. 그러므로 연주와 노래가 멋지게 어우러지는 클래식 기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이다.

그러면 통기타와 클래식 기타 중 어느 것이 더 좋을까? 정답은 없다. 저마다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래식 기타는 그 연주곡들의 예술적 수준이 너무나도 훌륭하거니와, 연주와 노래를 함께할 수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금상첨화이다. 게다가 통기타는 줄이 쇠줄이기 때문에 연주할 때 지판을 짚는 왼손가락이 다소 아픈 반면에, 클래식 기타는 나일론 줄이기 때문에 별로 아프지가 않다. 그러므로 나는 무엇보다도 클래식 기타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오늘날 “11악기시대를 맞이하여 클래식 기타를 배워 연주와 노래 생활을 함께 해보는 게 어떨까?

내가 14살 때 처음 선물로 받은 기타는 통기타였다. 그러나 어느 분의 클래식 기타 연주에 감동을 받아, 통기타를 그만두고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게 되었다. 그 후 50년이 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는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생활을 해왔다. 아름다운 기타 연주와 노래의 감동과 행복이 함께한 인생이었다. 대학에서는 <아름다운 시와 음악> 수업에서 기타와 함께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노래하는 인문학>으로 기타와 노래가 함께하는 인문학 강연과 공연을 펼치고 있다. 그러니 내 삶은 한마디로 기타와 노래 인문학인생인 듯하다.

내가 헤르만 헤세 문학과 인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쳐온 교수로서 행복했다면, 그와 더불어 평생 동안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해 온 것은 그 못지않은 행복이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삶과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인문학을 평생학습으로 공부하면서, 기타를 배워 연주하며 노래하는 행복한 생활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나는 여러 해 전부터 전국적으로 <노래하는 인문학> 초청 강연과 공연을 다니면서, 클래식 기타의 매력과 노래의 감동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아울러 이제는 내가 살고 있는 안성 지역에서 재미있게 기타를 가르치고 있다. 매주 진행하고 있는 가온고등학교와 안성문화원의 기타교실이 늘 기대가 된다. 아름다운 기타와 노래의 행복이 언제나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정경량(노래하는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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