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준비와 설명...속 타고 분통터지는 주민들
허술한 준비와 설명...속 타고 분통터지는 주민들
  • 봉원학 기자
  • 승인 2019.03.10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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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안성고속도로 건설공사 구조물 관련 주민설명회 열려
8일 금광면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주민이 답답한지 직접 앞으로 나가 민원을 설명했다
8일 금광면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주민이 답답한지 직접 앞으로 나가 민원을 설명했다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과 관련해 38일 오전에는 서운면사무소에서, 오후에는 금광면사무소에서 각각 주민설명회가 열렸지만 도로공사측의 허술한 준비와 설명에 주민들은 속 타고 분통이 터진 날이었다.

지난 36일 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대한 주민 설명회에 이어 열린 이번 설명회는 배수구, 부체도로, 생태통로, 박스 등 주민편의나 생활이나 농사와 관련된 시설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 날 설명회에서도 이러한 구조물이나 시설과 관련된 설명과 질문보다는 고속도로가 들어섬으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되는 부분에 대한 주민들의 질문이 대다수를 이뤘다.

이에 한 주민은 아무리 국책사업이라고 하지만 대한민국의 국민인 누군가의 꿈이 있고, 누군가의 추억이 있고, 누군가의 생존과 재산권이 달린 문제에 대해 한국도로공사의 준비와 설명이 너무 미흡하고 대책도 허술하다고 느꼈다. 참으로 슬프고 암담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설명회가 법적으로 강제사항이 아니어서인지 한국도로공사측에서도 지난 6일 있었던 설명회에서 환경영향평가와 관련된 부분을 제외한 자료를 주민들에게 제시했고, 설명도 형식적으로 간단하게 하는 등 구조물이나 시설과 관련된 별도의 자료나 설명은 없었다.

주민들로서는 그저 도로공사에서 제시한 자료와 도면을 보고 직접 자신의 집이나 마을, 땅 근처에 무슨 구조물이 어떻게 생기는지 직접 확인하고 질문해야 했다.

주최측의 준비가 이렇다 보니 주민들도 지난 환경영향 평가서 초안에 대한 설명회때와 차별성을 느끼지 못했고, 더욱이 그동안 주민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도 속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해서인지 기존에 제기했던 문제들이 다시 제기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주민들은 도로공사측에서 게시한 도로노선등을 보면서 자신들의 생존권과 재산권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도로공사 관계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질문을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고 이로 인해 설명회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 가진 유왕골 훼손

방음벽 등을 통해 분진 소음 대책 세워달라

서운면 주민설명회 모습
서운면 주민설명회 모습

먼저 서운면사무소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북산리 주민들은 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소음과 분진으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되었다면서 방음벽 설치등 대책을 요구했다.

이어 자신을 유광골 보존회소속이라고 밝힌 한 주민은 고속도로로 인해 안성의 명소이자, 좋은 환경, 그리고 주민들의 추억이 담긴 유왕골이 사라지게 되었다면서 터널화등 대책을 요구했고 또 다른 주민도 서운산의 자연경관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공사를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산평리 이장은 고속도로로 인해 마을이 돌아오고 싶지 않은 마을이 된다면서 소음, 분진에 대한 대책과 방음벽 설치 등을 요구했다.

또 공사중 발파소음으로 인한 주민피해에 대한 대책, 공사시 폭우로 인한 토사유출 우려등에 대한 대책등을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측에서는 검토해 보겠다”,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등의 원론적 답변을 되풀이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설명회 도중 도면앞에 모여 도면을 살펴보고 개별 질문을 하는가 하면 일찍 자리를 뜨는 등 어수선한 장면을 연출했다.

서운면의 한 주민이 직접 써 온 개선해야 할 요구사항을 읽고 있다
서운면의 한 주민이 직접 써 온 개선해야 할 요구사항을 읽고 있다

 

장재동 주민들 “13번 민원 냈지만 답변이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았다

재산권과 소음.분진 피해대책 마련

오후에 열린 주민설명회도 분위기는 조금 달랐지만 허술한 준비와 설명으로 인해 주민들이 속타고 분통터진 것은 마찬가지였다.

금광면에서도 역시 도로공사측의 설명은 간단하게 끝났고, 이에 주민들은 지난 6일 제기한 문제등을 다시 지적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장죽리 주민들은 환경영향 평가서(초안)에 주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마을앞에 방음벽을 5m이상 설치해 줄 것과 2차선 도로를 마을 입구까지 내 줄 것을 요구했다.

대동마을이장도 지난 6일 제기했던 석하리구간 방음벽 5m이상 설치, 부체도로 설치시 주민의견수렴, 석하리 지하수 오염대책 및 비산먼지 소음대책 등을 확약서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

양지편 마을 이장은 새로 설계된 하이패스 진출입로로 인해 마을 앞 차량 통행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 혼잡이 우려된다면서 대책을 요구했다.

8일 금광면에서 열린 주민설명회 내용
8일 금광면에서 열린 주민설명회 내용

또 지난해 전략환경영향평가 설명회때부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장재동 마을 2가구 주민들은 고속도로가 집 앞 30-40m앞을 지나가 지가하락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는 물론이고 경관마저 심하게 해쳐 살 수 없게 되었다며 대책이 없다면 차라리 수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 주민들은 13차례에 걸쳐 도로공사에 민원을 제기했는데, 답변서는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답변이 왔다면서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이야기에 대해 도로공사측은 검토해보겠다”, “힘들다”, “어렵다는 등의 답변을 했다.

금광면에서 만난 한 주민은 사무실에 비치되어 있는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책자를 보고 “1,000페이지도 훨씬 넘는 저 책을 보고 의견을 내라니 답답한 마음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주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토지 보상은 2020년으로 예정된 착공이 이루어진 후 진행된다는 것이 도로공사측의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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