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환경살리기에 앞장서는 성당과 교회
생명과 환경살리기에 앞장서는 성당과 교회
  • 시사안성
  • 승인 2019.02.14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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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의 안성살이 - 10
백성교회

누구보다 종교에 관심이 많았다.

살고 있는 현실 세계와 다른 아름답고 정의로운 세상이 어딘가 있을 것만 같았다. 죽어서라도 말이다. 종교는 꿈이었고 꿈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실망은 했지만 지난 날 나에게 많은 추억과 사랑을 베푼 곳이 종교이기에 한 번 더 쳐다보게 된다. 우선 내게 다가온 종교는 기독교였다. 정확하게는 개신교이다.

서울 대림동에 위치한 양문교회를 다닌 것이 기억의 처음이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이었던 것 같다. 더 어렸을 때 아련한 기억엔 크리스마스 행사에 참여한, 그런 분위기가 떠오르는 교회가 생각났지만 그건 내 의지가 아니었다. 내 발로 알아서 찾아 간 곳은 양문교회가 처음이었다. 우리 동네에서 제법 큰 교회로 기억한다. 신자들이 많았으며 초등부에 선생님이 여럿 있었다. 그 교회에서 개근상을 받은 기억도 난다. (학교에서도 받아 본 적 없는 개근상을...ㅋㅋ)

그리고 중고등부의 신성교회는 독산동 상가건물 3층에 위치한 아주 작은 교회였다. 작은 교회가 맘에 들었고 수수하고 친근한 목사님도 좋았다. 그 당시 은하철도 999’ TV만화영화가 시작할 즈음 예배가 시작되어 아직 어린 중1 학생은 갈등이 많았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가는 불성실한 교인이었다. 기억나는 건 교회수련회이었다. 청평이나 대성리 근처 큰 천막을 치고 놀았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당시 내개 교회는 재미있는 곳, 여학생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했지만 철야기도도 하는 등 나름 열심히 했다. 새벽에 시끄럽다고 경찰이 올 정도였으나 그 것도 재미있었다. 성령으로 충만해야할 시기에 성적으로 거듭 태어나게 한 곳이 신성교회였다.

2018년 12월 23일 있었던 안성지구 생태사도직 모임 준비위원회 회의 장면

5촌 당숙이 인천교구 신부님이 된 이후로 대부분의 친척들이 천주교로 개종하였다. 어느 날 부터인가 명절에 친척들이 모이면 식사하기 전에 성호를 긋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여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천주교인이 많은 안성에서 접하게 된 것도 천주교였다. 주변사람들이 대부분 천주교 신자라 알게 모르게 성당을 종종 다녔다. 졸업(?)은 못했지만 예비교리도 몇 번 받은 적 있어서 지금도 낯설지는 않다. 시민모임을 통해 만난 대천동 성당의 방구들장 신부님과 강정근 신부님은 외모뿐 아니라 행동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강정근 신부님은 미산리 골프장 백지화 운동으로 같이 활동한 경험도 있었다.

작년 말부터 안성지구 내 6개 본당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이 모여 생태사도직 모임을 만들고 올 1월부터 생태사도직을 위한 미사를 드리고 있다. 성당 내에서 조직적인 모임을 만들어 환경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운동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우리 시민모임에 지원군이 또 하나 생긴 것 같아 감회가 남다르다. 강정근 신부님이 떠난 이후 끊겨있던 관계가 회복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올해 백성교회는 25주년을 맞는다.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의 모태가 되는 교회이기도 하다. 이 교회 적을 두고 있었지만 나가질 않으니 행사용 신자로 낙인이 찍힌 상태이다. 교회 행사 때 손님이 오셨다고 소개하면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래도 그 교회 신자인건 맞다. 목사님 설교가 마음에 들어 안사람과 함께 가끔 설교 들으러 가려고 한다. 아주 가끔, 정말 가끔입니다.

신은 항상 자연과 함께한다. 우리는 자연 속에서 영감을 얻으며 자연 속에서 신의 모습을 찾으려 할 때도 많다. 그래서 모든 종교는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지키는 것을 신의 뜻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신들이 깃들어 있는 자연이 점점 파괴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2천년이 지난 지금도 제2의 예수나 석가모니가 나타나지 않는 것 아닌가. 이용만 하려고 했지 지키려고 노력을 소홀히 한 종교인들의 깨달음은 천박해지기에 이르렀고 신은 이에 응답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신을 찾으러 자연으로 깊히 들어왔던 조상들은 지금보다 기도빨이 좋았을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에는 그렇게 영성이 좋은 대자연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종교인들은 각성을 해야 한다.

이제라도 각성하는 종교인들을 신에게 버림받으려고 하는 안성에서 만날 수 있어 다행이다. 신을 영접할 준비가 된 자연그대로의 안성으로 거듭 태어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정인교(안성천 살리기 시민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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