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맞춤 유기 이야기 -2
안성맞춤 유기 이야기 -2
  • 시사안성
  • 승인 2018.04.24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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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안성맞춤’의 어원
안성 유기로 만든 9첩 반상기
안성 유기로 만든 9첩 반상기

 

안성맞춤이라는 말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아는 말이다. 무엇이든 조건이나 상황이 딱 맞을 때 쓰는 말인데 비단 안성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도 사용한다. 이 말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명사

1.요구하거나 생각한 대로 잘된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경기도 안성에 유기 를 주문하여 만든 것처럼 잘 들어맞는다는 데서 유래한다.

2. 조건이나 상황이 어떤 경우나 계제에 잘 어울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1925년 추수 김태영 선생이 쓴 안성기략(安城記略)에서는 안성맞춤의 어원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안성마침이다(安城定做): “安城古來鍮器名産이오 安城鍮器堅固하고 精巧하게 製造함으로 全國歡迎을 밧아왓나니 하야 物品堅固하든지, 事機確實하든지 或忽致之物不意之需可合하든지하면 安城마침이라 하야 全國通用되나니라.”

 

안성마침이다(안성정주다) : “안성은 고래로 유기가 명산이오 안성유기는 견고하고 정교하게 제조함으로 전국에 환영을 받아왔으니 이로 인하야 물품이 견고하든지, 사기가 확실하든지 소홀히 하던 물건이 갑자기 필요에 딱 맞든지 하면 안성마침이라 하야 전국에 통용되나니라.”

 

즉 안성유기가 견고하고 정교하여 전국에 이름을 떨치게 되었는데, 이로 인하여 물품이 견고하든지, 일이 되어 가는 가장 중요한 고비가 확실하든지, 소홀히 하던 물건이 갑자기 필요에 딱 맞을 때 안성맞춤이라 한다고 그 어원을 설명했다.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하여 安城ニタノンテコシラヘタモノタ(안성에 부탁하여 만든 물건이다)”라고 일본어로 의미를 부기했다.

안성맞춤에 대한 이 내용은 1913년 최원식 선생이 쓴 조선이언(朝鮮俚諺)이라는 책에도 그대로 나오는 내용이다.

시기적으로 보아 아마도 안성기략에서 조선이언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보아 안성맞춤이라는 용어는 안성유기에서 비롯된 말로서 1913년 이전에 이미 전국적으로 통용된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일제 강점기에 발행된 신문, 잡지 등에 안성맞춤에 관한 기사가 비교적 다양하게 나와 있다.

 

안성유기는 황해도 등지 산품보다 가공을 일층 더하야 美麗(미려)를 제일로 하는 동시에 품질을 조흔 것으로 하여 견고한 것에 特長(특장)이 있다고 한다.

安城맛침이라 운운함은 예전에 나온 말로써 견양도 업시 맛추고 가도 마음에 꼭 맛도록 하야 준다는 말인 듯하다.

<동아일보>, 1930122일자.

내고장名産紙上品評; 安城맛침 밧는 安城鍮器(내고장 명산지상품폄 : 안성맛침 평을 받는 안성의 유기)

 

무슨 물품이던지 튼튼하거나 일이 확실하거나 마음에 꼭 맛는 것이 있으면 안성맛침이라 합니다.

이 말은 결코 안성사람이 지어낸 것이 아니오 제절로 왼나라 사람들이 이와 가티 말해 왔습니다.

안성유긔가 얼마나 튼튼하며 정교하게 되었는가 함에 대하야는 이에 길게 말하지 안트라도 안성맛침이라고 칭찬하야 세상 사람들이 환영해 오는 것은 숨길 수 업는 사실입니다.

속요(俗謠)에도 안성유긔가 오르게 되어 전국어데를 가든지 들을 수 잇슴니다.

동아일보 1926. 7. 2 安城名物 鍮器來歷(안성의 명물 유기의 내력)

 

이러한 기록으로 보아 이미 일제 강점기 훨씬 이전부터 전국적으로 안성맞춤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리라 추정된다.

안성에서 만든 유기는 바닥에 지금의 상표와 같은 개념으로 제작자에 따른 다양한 표시를 해 두었다.

안성마침은 국문법이 통일되기 이전인 해방 전에 사용한 말인데 안성맞춤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안성 유기에 나온 명문만 보더라도 안성맛침’, ‘안성맞침’, ‘안성맛춤’, ‘안성등으로 다양하다.

안성맛침
안성유기제품 바닥에 표기된 다양한 표현-(1)안성맛침
안성맞침
안성유기제품 바닥에 표기된 다양한 표현- (2)안성맞침
안성맞임
안성유기제품 바닥에 표기된 다양한 표현-(3)안성맞임

 

일제 강점기인 19201930년대 <동아일보> <개벽> 등의 기사를 보면 대체로 안성마침또는 안성맛침두 가지로 많이 표기했다.

안성맞춤박물관 소장 유물 중에는 경산마춤’, ‘평택맞침도 있어 맞춤이라는 용어가 이미 안성맞춤이라는 고유명사를 넘어 일반명사화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기를 만들 때 판매 방식에 따라 장내기라고 하여 서민들을 상대로 시장에 내다 팔기 위한 약간 질이 떨어지는 대량 생산 방식과, 서울 등 양반가의 특별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맞춤방식이 있었다.

이 맞춤 유기는 특별히 모양과 품질을 좋게 만들었기 때문에, 안성에서 유기를 맞추면 특별히 마음에 든다는 뜻으로 안성맞춤이라는 말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다음주에 계속)

 

홍원의(안성시청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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