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패의 공연 형태와 복장
사당패의 공연 형태와 복장
  • 시사안성
  • 승인 2018.12.1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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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남사당과 조선명창 바우덕이-17
2018년 안성남사당풍물놀이 상설공연의 한 장면
2018년 안성남사당풍물놀이 상설공연의 한 장면

 

사당패들은 연희자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공연복 등 일반인과 다른 옷을 입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들의 복색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은 문헌을 통하여 추정할 수 있다.

 

모두 튀어나온 이마, 불룩한 뺨, 그리고 누런 머리에 흰 치마를 입고 있는 자가 십여 인이었다. 그중에 붉은 옷을 입은 조금 예쁘고 젊은 여인이 있는데, 코 왼쪽에 이미 헌데 딱지가 있고, 지팡이로써 겨우 다리를 움직일 수 있었다. 또한 한 계집아이가 있는데 나이가 열두세 살이었으며, 점방의 안주인을 위해 솜을 켜고 있었다. 내가 물었다.

저 어린아이도 사당인가?”

저 부채를 안고 있는 여인의 딸인데, 어미를 쫓아다니고 있소

- 이옥(李鈺;1760~1815), 사당(社黨)-

 

거사와 사당이 나오는데

몹시 늙고 병든 몸

거사는 떨어진 패랭이 쓰고

사당은 남루한 치마 걸치고

- 강이천(姜彛天;17691801), 남성관희자(南城觀戱子)

 

고방머리 곱게 빼고 주사 수건 자지 수건 머리에 동였으며, 연두색 저고리에 긴 담뱃대 물었으며

- 신재효(1812~1884), 변강쇠가

 

짙은 눈썹, 희고 매끄러운 살결 그림인 듯하고

비단 치마와 비단 부채로 빙빙 돌며 춤춘다.

봄노래 양산도를 한 곡조 하니

초자의 붉은 생초에 돈이 비 오듯 한다.

- 최영년(崔永年), 사당패(沙㜭牌), (1921)

 

사당패는 남녀를 물론하고 우선 의복의 차림차림이 휘황찬란하다.

오색이 영롱한 비단으로써 저구리도 짓고 바지도 짓고 두루마기도 만들어서 입으며, 여자는 유두분면은 두말할 것도 없거니와 녹의홍상도 유달리 찬란하였다.

그러므로 여염 사람으로서 입은 의복이 좀 빗나가게 만들어 입은 때에는 사당패가 아니냐고 비웃는 말까지 있음이 그 까닭이었다.

- 백화랑, 없어진 민속 사당패, (1936) -

 

위의 이옥이 쓴 사당에서는 모두 튀어나온 이마, 불룩한 뺨, 그리고 누런 머리에 흰 치마를 입었다고 하였다. ‘모두 튀어나온 이마와 불룩한 뺨이라는 구절로 보아 그러한 스타일로 분장 또는 화장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튀어나온 이마와 불룩한 뺨을 가진 사람만이 사당패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복식으로는 대부분이 흰 치마를 입었는데, 그 중 붉은 옷을 입은 사람에게 조금 젊고 예쁘다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공연의 주인공이 입는 특별한 옷이 붉은 옷으로 볼 수 있다. 12~3세의 딸을 가진 엄마에게 젊고 예쁜 사람이라고 한 것은 사당들의 전반적인 나이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딸과 같이 다닌다는 것으로 보아 사당이란 직업이 세습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부채춤을 추기 위하여 부채를 들고 있고, 코 왼쪽이 헐고 지팡이로 겨우 움직인다고 하여 상당히 피곤한 삶을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2018년 안성남사당풍물놀이 상설공연의 한 장면
2018년 안성남사당풍물놀이 상설공연의 한 장면

남성관희자에서 사당과 거사는 몹시 늙고 병든 몸을 하고 있으며, 거사는 떨어진 패랭이를 쓰고 사당은 남루한 치마를 걸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우선 사당과 거사가 몹시 늙고 병든 몸을 하고 있다는 부분이 눈에 띈다. 사당패 내에서 일부 구성원이 늙고 병든 것이야 이해가 가지만 전체가 늙고 병들었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은 그러한 사람, 즉 퇴역이 가까워졌거나 패에서 버림을 받은 노()사당들이 모여 있는 사당패가 별도로 존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든다. 그리고 늙고 병든 사람들이 남루한 치마를 입었다는 부분은 일반적인 상황으로 그들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변강쇠가에서는 주사수건과 자지수건을 머리에 동이고, 연두색 저고리를 입었다고 하여 공연단으로서는 매우 평범한 복장을 하였음을 나타내고 있다. 최영년의 사당패에서는 비단 치마와 비단 부채라고 하여 매우 호사스럽게 입었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없어진 민속 사당패에서는 사당패는 의복차림이 휘황찬란하고 비단으로 옷을 지어 입는 집단으로, 여염 사람으로서 입은 의복이 눈에 뜨면 사당패가 아니냐고 비웃는 말까지 나왔다고 하였다. 즉 일반인이 화려하게 입는 것을 사당에 빗대어 말할 정도로 사당패의 복장은 매우 화려함을 나타낸 것이다.

프랑스 기메박물관 소장본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는 제목이 달려있지 않아 명확히 알 수는 없으나, 등장인물로 볼 때 사당패임을 추측할 수 있다. 공연을 하는 남녀가 각 2명씩으로 사당과 거사가 짝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며, 거사들은 소고를 치고, 사당들은 부채춤을 춘다는 점에서 사당패의 모습과 흡사함을 보인다. 그런데 이 그림에 나오는 사당거사의 복장은 상당히 세련되고 깨끗한 복장을 하고 있으나 녹의홍상과 같은 화려한 복장은 아니다.

김홍도 풍속화-기메박물관 소장
김홍도 풍속화-기메박물관 소장

이러한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사당패들의 복장은 크게 보아 평범한 옷을 입는 부류, 떨어진 패랭이와 남루한 치마를 입은 부류, 그리고 매우 호사스럽게 입고 다니는 부류 등으로 구별된다. 이는 일반인들의 복장을 구별할 때도 빈부에 따라 똑같이 나눌 수 있는 것처럼 그들의 복장에 정해진 규칙이 없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공연패의 특성상 비단 치마와 비단 부채’, ‘유달리 찬란한 녹의홍상이 일반적인 경우이나, 그들 중 나이 많은 사당패 또는 경제적 형편이 어렵거나 시대적 상황이 정부의 탄압을 받는 등 어려운 시기에는 남루한 치마를 걸치고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된다. 이는 사당패들의 여러 전반적 상황이 일정하지 않고 시대나 개인적 상황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남을 말해 준다.

특히 남루한 치마를 걸쳤다는 것은 그들의 상황이 상당히 어려울 때도 있었으며, 한마디로 그들의 복색을 말하기 어렵고 개개별 상황을 봐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전국의 여러 사당패들이 처한 각자 경제적 형편, 인원구성, 주거환경, 공연내용 등 모든 조건이 다를 터이므로, 위의 자료들은 사당패들이 각자 환경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홍원의(안성시청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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