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세미나에 이례적으로 200여명 주민 몰려 주민관심 확인
수많은 보물 출토되고 학술적.역사적 가치 높은 사찰터, 4번째 발굴 진행중
안성시가 안성의 대표적인 고려시대 사찰터인 “봉업사지”의 사적지정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 주목되고 있다.
안성시(시장 우석제)와 재단법인 한백문화재연구원(원장 서영일)이 공동으로 『안성 봉업사지 활용과 보존』을 주제로 11월 22일 죽산면 소재 동안성시민복지센터에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봉업사지는 안성시 죽산면에 위치한 고려시대 경기도 3대 거찰로 고대 태조 왕건의 진영(眞影;초상화)을 모신 진전사원으로 학계에서도 그 역사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안성의 대표적인 사찰터이다.
뿐만 아니라 봉업사지의 배후에는 삼국시대 석성인 죽주산성이 위치하고, 주변에는 많은 불교문화재가 산재해 있어 고고학뿐만 아니라 미술사적 측면에서도 그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봉업사지는 당초 죽산리사지로 알려져 있었는데 1966년 경지정리 과정에서 향로와 향완, 반자 등이 발견되면서 봉업사(奉業寺)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2003년 경기도 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된 바 있다.
이후 1997년 발굴조사에 착수해 지난 2004년까지 3차례에 걸쳐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추정목탑지와 진전지, 범종 주조유구 등을 비롯한 35개소의 건물지가 확인되었다. 뿐만 아니라 개차(皆次), 죽주(竹州), 능달(能達), 화차사(華次寺), 준풍4년(峻豊四年, 963년), 건덕5년(乾德五年, 967년)명 등 많은 명문기와와 소조불편, 중국자기, 고려청자 등이 출토됐다.
현재 봉업사지 출토유물중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만 보물 제435호 안성 봉업사지 오층석탑, 보물 제576호 봉업사명 청동북, 보물 제983호 안성 봉업사지 석불입상, 보물 제1414호 봉업사명 청동향로 등이 있으며 그 외에도 경기도유형문화재 제78호 안성 죽산리 삼층석탑,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80호 안성 죽산리 당간지주,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97호 안성 죽산리 석불입상 등 많은 문화재가 있다.
이에 안성시는 지난 2009년 봉업사지에 대한 사적신청서를 제출했으나 2010년 문화재청으로부터 “유구의 성격 및 사역의 법위 미확인” 등을 이유로 사적보류 회신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안성시는 지난 2011년 부너 2013년까지 “사역 범위 확인을 위한 학술용역”을 실시한바 있으며 지난 2017년에도 “봉업사의 역사적 가치와 보존방안”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사적지정을 위해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된 43,314㎡(49필지) 중 37필지 30,735㎡(37필지)를 매입했고, 나머지 사유지에 대한 매입도 추진중이다.
또 지난 10월 25일부터 오는 12월 23일까지는 사역범위 확인등을 목적으로 4차 발굴조사가 진행중이다.
4개의 주제발표와 토론으로 세미나 진행‘
10여년전 주민여론과 크게 달라져
향후 사적지정 보고서 작성해 신청할 계획
이처럼 봉업사지의 사적지정을 통해 보존과 활용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온 안성시가 이번에는 그 활용과 보존방안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 것이다.
이번 발표와 토론회는 봉업사지의 역사와 문화 환경을 단순히 보존하자는 측면만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에서 되짚어 보고, 그간 축적된 학술적 성과를 공유하기 위하여 기획되었다.
즉 유적 보존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문화재 활용과 그와 관련된 지역의 개발 방안도 함께 찾아보기 위한 것이다.
학술세미나는 총 4개의 주제발표와 토론으로 구성되었다.
먼저 봉업사지의 역사문화환경을 고려한 활용문제(한양대학교 이화종 연구교수), 봉업사지와 죽산의 문화유산 디지털화 및 활용(문화유산기록보존연구소 김시로 부소장), 봉업사지 역사적 가치와 보존을 위한 정비방안(역사건축기술연구소 이경미 소장), 봉업사지 사적지정의 문제점과 해결방안(건축문화유산연구원 양윤식 원장)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되었다.
토론은 김상태 국립춘천박물관장, 박진호 디지털복원전문가(前 KAIST선임연구원), 한지만 명지대학교 교수, 김태식 연합뉴스 문화부 부장이 맡았다.
특히 이 날 세미나에는 학술세미나에는 이례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주민들이 참여했는데 평일 낮에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약 200여명의 주민이 참석해 주민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안성시 관계자는 “10여년전만해도 봉업사지 등 죽산지역의 문화재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문화재 때문에 보호구역으로 묶여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생각때문에 좋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주민들이 이러한 문화재를 안성의 소중한 자산으로 인정하고 이를 잘 보존하고 활용해 문화관광 자원화 하자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형성되었다. 이번 학술세미나는 그런 여론을 확인한 자리였고, 봉업사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사적지정을 위한 초석이 되는 자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성시는 이러한 성과들을 바탕으로 향후 “사적지정 보고서”등을 작성해 문화재청에 다시 한 번 사적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성시의 사적은 지난 2016년 10월 안성최초로 사적으로 지정된 사적 536호 도기동 산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