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인문학/예인당
노래하는 인문학/예인당
  • 시사안성
  • 승인 2023.05.31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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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량 교수의 노래하는 인문학

대학에서 오랫동안 헤르만 헤세 문학을 비롯하여 시와 노래 인문학을 연구하며 가르쳐왔는데, 세월이 갈수록 아쉬워져만 가는 게 하나 있었다. 학생들이 아름다운 시와 노래, 문학과 음악으로부터 점차 멀어져 가는 것만 같았다. 그 이유가 뭘까? 아마도 초중고 학교에서 이런 예술 과목들을 소홀히 취급한 데서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 대중음악의 상황을 보면 트로트를 비롯하여 최근의 대중가요에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갔어도 변함없이 아름다운 예전의 노래와 음악 작품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다. 특히 중요한 청소년기 학창시절에 이러한 시와 노래, 문학과 음악 작품들을 감상하고 공부하지 못한다면,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감성을 순화시키고 인생을 아름답게 가꾸어주는 예술과 인문학 공부를 도외시한다면, 우리의 삶과 사회는 너무나 황폐하게 될 것만 같다.

이런 생각이 들자 나에게 떠오른 것이 노래하는 인문학교였다. 지난 몇 년 동안 내 명함에는 노래하는 인문학교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루지 못한 나의 꿈이다. 국내외의 아름다운 시와 노래를 인문학의 차원에서 감상하며 공부하는 교육기관 혹은 교육공동체를 생각했던 것이다. 언제라도 초중고 학교에서 이 노래하는 인문학교가 방과 후 수업으로라도 진행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와 노래, 문학과 음악을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인데, 감상과 연주와 창작이다. 그런데 연주하라, 낭송하라, 노래하라, 춤추어라!”는 표어가 보여주듯이, 노래하는 인문학은 그동안 특히 연주부분에 많은 비중을 두었던 게 사실이다.

20년 전 목원대학교에서 <아름다운 시와 음악>이라는 교과목을 신설하게 되었을 때, 이 수업의 학습목표를 정하고자 겨울방학 내내 심사숙고했던 적이 있다. 그때 결정을 내렸던 학습목표는 시와 음악의 생활화/시와 음악 생활의 대중화였다. 학생들로 하여금 먼저 개인적으로 시와 음악 활동을 생활화하도록 한 후, 그것을 바탕으로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과 시와 음악을 공유하는 대중화 활동으로 나아가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수업에서는 시와 노래를 감상하고 공부하는 것이 주가 되고, 아울러 대중화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감상을 넘어서서 연주로까지 나아가는 것을 최종적인 학습목표로 삼았다. 그리고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더불어 연주까지 곁들인다면 최상의 수업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 생각은 첫 학기부터 제대로 적중했다. 그리고는 그 후 20년 가까이 수많은 학생들과 함께 기타와 노래를 중심으로 시와 음악의 예술적 감동을 나누면서 그 안에 담긴 소중한 인문정신을 더불어 공부하였으니, <아름다운 시와 음악>은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수업 과목이 된 것이다.

그런데 아름다운 시와 노래, 문학과 음악 인문학이 비단 청소년들이나 대학생들에게만 해당된다는 말인가? 아니다. 그것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우리 모두의 삶과 사회에 꼭 필요하고도 소중한 예술이다. 은퇴 이후에 내가 더욱더 열정적으로 꿈을 꾸고 있는 이유이다.

그래서 지난 515일 드디어 예인당을 출범했다. ‘예술인문학당을 줄인 말이고, “시와 노래 인문학 놀이마당이다. 나에게는 변함없이 일하는 게 노는 것이고, 노는 게 일하는 것이다. 이제 남은 나의 삶은 노래하는 인문학/예인당이 두 바퀴가 이끌어갈 것이다. 내 꿈과 희망의 터전 노래하는 인문학/예인당이 펼쳐나갈 시와 노래 인문학 공부/놀이마당이 마냥 기대가 된다.

정경량(노래하는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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