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마음 하얀마음" : 내 인생의 노래
"파란마음 하얀마음" : 내 인생의 노래
  • 시사안성
  • 승인 2023.01.2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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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량 교수의 노래하는 인문학
청랑헌에서 바라본 파란하늘
청랑헌에서 바라본 파란하늘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어느 날 선생님이 음악시간에 풍금을 연주하시더니, 연주하는 곡의 제목이 뭐냐고 우리들에게 물어보셨다. 나는 자신 있게 손을 들고 대답하였다: “<파란 마음 하얀 마음>이요.” 유일하게 손을 들고 정답을 알아맞힌 나는 기분이 좋았다. 6살 때 <산바람, 강바람>, 초등학교 1학년 때 <이슬비의 속삭임>에 이어, 잊혀 지지 않는 세 번 째 노래가 바로 이 곡이다.

지난 해 연말, 몇 년 만에 다시 초청을 받은 모임의 공연이 있었다. 나는 먼저 몇 곡의 동요를 연주하면서, 동심을 노래하였다. 흥겨운 동심의 분위기가 감돌게 되자, 나를 초대한 여성 대표이사가 즉흥적으로 노래를 하나 제안했는데, 뜻밖에 그 옛날 어린 시절의 동요 <파란마음 하얀마음>이었다.

놀랍고 반가웠다. 나처럼 이 노래를 기억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구나! 나는 먼저 이 노래에 얽힌 초등학교 때의 일을 얘기한 후, 참 오랜 세월 만에 이 노래를 다시 불렀다. 감회가 깊었다. 오늘은 이 노래의 노랫말을 유심히 음미해보고 싶다.

 

파란마음 하얀마음

                                어효선 작사, 한용희 작곡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여름엔 파랄 거예요

산도 들도 나무도 파란 잎으로

파랗게 파랗게 덮인 속에서

파아란 하늘 보고 자라니까요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겨울엔 겨울엔 하얄 거예요

산도 들도 지붕도 하얀 눈으로

하얗게 하얗게 덮인 속에서

깨끗한 마음 보고 자라니까요

 

파란 계절과 파아란 하늘을 바라보면서, “파란 마음을 노래했다는 게 내 마음에 들어온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나는 수시로 하늘을 바라보는 습관이 있다. 하늘을 바라보면, 늘 경탄하는 마음이 된다. 나는 매일 아침 성경을 낭송한 후,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파란마음 하얀마음> 노래를 묵상하다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내 인생이 하늘을 바라보기 시작한 건, 혹시 이 노래를 만난 바로 그 어린 시절이 아니었을까?

눈덮인 청랑헌

나에게는 365, 모든 계절이 다 아름답다. 지금처럼 추운 겨울이면, 하얀 눈으로 덮인 집과 풍광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연과 시간, 하루하루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어린 시절에 만났던 이 노래가 내 인생에는 과연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올해로 나는 55년째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생활을 해오고 있다. 세월이 가면 갈수록 아름다운 시와 노래, 문학과 음악의 감동이 더욱더 내 삶과 연주에 깊이 들어오고 있다. 예술적 감동은 행복으로 연결되고, 그 안에 담긴 소중한 인문정신은 우리의 삶을 일깨운다.

 

정경량(노래하는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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