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된 시인 어머니의 시를 역시 시인이 된 아들이 낭송하고, 아들 시인의 친구들인 인디밴드가 공연하는 특별한 북콘서트가 5일 저녁 안성에 있는 카페 ‘잇다’에서 열렸다.
이 날 북 콘서트는 지난 2020년 작고한 안성출신의 시인이자 화가, 평론가인 고 금은돌 시인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되었다.
이날 북콘서트는 금은돌 시인의 아들이자 역시 시인인 조원효 시인이 금은돌 시인의 유고시집 “그녀그“에 실린 시 중 몇 편을 낭송하고, 낭송한 시에 대해 조원효 시인이 짤막한 해설과 관련 이야기를 더했다.
한 편의 시 낭송과 해설이 끝나면, 조원효 시인의 대안학교 동기들로 구성된 인디밴드 “병아리블루”가 자신들이 만든 노래를 중심으로 노래를 부르고 노래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
어머니인 금은돌 시인의 유고시집 “그녀그”를 편집하기도 했던 조원효 시인은 이 날 “어머니의 유고시집을 내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었다. 오늘 어머니의 고향에서 이런 행사를 하게 되어 더욱 기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날 조원효 시인은 “그녀그”에 실린 시 중 표제작 "그녀그"를 비롯해 6편을 낭송했고, 병아리 블루는 앵콜송을 요청받아 부르기도 했다.
또 조원효 시인은 참여한 독자의 요청으로 자신의 시 “성탄절”을 낭송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생전에 금은돌 시인과 인연이 있었던 안성의료사협 권성실 원장은 “시인은 열정과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으며, 역시 시인과 인연이 있던 청중의 요청으로 시인의 시를 병아리 블루의 반주에 맞추어 함께 낭송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 날 북콘서트는 금은돌시인, 조원효 시인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시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석해 시인을 추모하고 시와 음악과 함께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고 금은돌 시인은 1970년 안성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기형도 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 《애지》에서 평론. 2013년 《현대시학》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연구서 『거울 밖으로 나온 기형도』, 평론집 『한 칸의 시선』 『그는 왜 우산대로 여편네를 때려 눕혔을까』, 1인 잡지 『mook돌』 등을 출간했다. 전시 활동을 하며 화가로도 활동했다. 2020년 4월 15일, 한창 예술혼을 불태우던 안타까운 나이에 운명을 달리했다.
2021년에는 유고집 『금은돌의 예술산책』이 출간된 바 있으며, 2022년에는 아들인 조원효 시인이 편집한 유고시집 “그녀그”가 출간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