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호수음악제
금광호수음악제
  • 시사안성
  • 승인 2022.07.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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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량 교수의 노래하는 인문학

어려서부터 나는 물을 좋아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어린 시절에는 매일같이 집 근처 시냇가로 출근(?)을 해서 헤엄을 치거나 물놀이를 하며 지냈다. 햇빛이 내려쬐는 냇가 맑은 물에 몸을 담그면 서늘하면서도 상쾌한 물의 촉감이 좋았다. 어떤 날은 하루에 두 번 물가에 간 적도 있다.

우리를 둘러싼 자연은 참으로 아름답고 신비하다. 세월이 갈수록 인생과 자연에 경탄하는 마음이 커진다. 우주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운행하고 있다는데, 천문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창백한 푸른 점과 같은 이 지구상에 우리가 생명으로, 인생으로 살아가고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20년 가까이 안성의 금광 호숫가에 살고 있다. 금광호수가 보이는 집에 살게 되면서 이내 알게 되었던 것은 우리 동네가 혜산 박두진 시인의 생가가 있는 고장이라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박두진 시인의 시를 좋아했기에, 내가 시인의 마을에 살게 되었다는 게 반가웠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꿈꾸어온 게 하나 있다. “금광호수음악제를 여는 것이다. 호수의 풍광도 아름답거니와, 금광호수는 박두진 시인과 관련이 있는 호수이다. 아름다운 금광호수와 더불어 박두진 시인의 시와 노래를 중심으로 멋진 음악회를 펼쳐보면 좋겠다.

호숫가 마을에 오래 살다보니,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금광 호숫가를 거닐며 산책할 수 있는 박두진 문학길이 조성된 것이다. 나는 물을 좋아 하며, 물 가까이 머물면서 멀리 물을 바라보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집에서는 늘 금광호수를 바라보면서 지내고, 가끔 호숫가에 나가 둘레 길을 산책할 때는 가까이에서 금광호수를 즐긴다.

박두진 문학길을 찾아와 금광호숫가를 산책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내가 눈여겨보는 것은 호수 둘레길이 시작되는 곳에 만들어 놓은 수변무대이다. 호수를 배경으로 하여 야외공연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공연장이다.

이곳에서 종종 공연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난 5월에는 박두진의 <하늘> 높이 향당무 꽃향기피우다라는 제목으로 안성향당무 공연이 있었다. 이 공연의 마지막 순서에 나는 박두진 작시, 서유석 작곡의 <하늘>이라는 곡을 기타로 연주하며 노래했다. 이때 무용수가 곡에 맞추어 춤을 춤으로써, 기타와 노래와 춤이 어우러지는 공연이 되었다.

얼마 전에는 금광호숫가 박두진 문학길 청록뜰에서는 “2022 찾아가는 안성 음악산책이라는 프로그램의 공연이 있었다. “금광면 주민자치 기타교실을 신설하여 개강한 지 몇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 공연에 참여했다. 기타교실 회원들의 연주기량이 아직은 미흡한 상태였지만, 우리는 열심히 준비하여 이 첫 번 째 공연을 흥겹게 성공적으로 해내었다. 이 공연을 계기로 회원들 서로간의 친밀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이거니와, 기타 연주 실력도 저마다 한 단계씩 발전하여 흐믓하였다.

이렇게 한 두 번의 공연을 치르고 나니, “금광호수음악제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금광호수와 더불어 아름다운 시와 노래로 박두진 시인을 기리면서, 아름답고 신비로운 우리의 자연과 인생을 노래하는 음악회가 열리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정경량(노래하는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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