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타기타: 노래하는 기타
칸타기타: 노래하는 기타
  • 시사안성
  • 승인 2022.01.26 0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경량 교수의 노래하는 인문학
송경수 선생님과 필자의 이중주 장면
송경수 선생님과 필자의 이중주 장면

여러 해 동안 마음에 품어온 것이 있다. “노래하는 기타이다.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Guitarra Dimelo Tu>라는 스페인어 노래가 있는데, “노래하는 기타기타여 노래하라는 마음을 담은 상징적 표현이다. 이제 새해를 맞이한 2022년부터 나는 노래하는 인문학과 함께 노래하는 기타연주 활동을 펼쳐나가고자 한다.

자신의 기타를 가리켜 노동하는 기타라고 표현한 칠레의 가수가 있다. 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더불어 칠레에서 가장 존경받는 예술가 빅토르 하라이다. 미국의 지원 아래 이뤄진 군부 쿠데타시기에 그는 저항의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기타를 치던 손가락이 전부 짓뭉개지고 두 손목까지 부러진 채 숨졌다. 우리도 역사를 통해 익히 잘 알고 있거니와, 폭압과 야만의 독재 시대에 노래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가...

기타와 노래로 예술적 감동을 함께 나누면서 소중한 인문정신을 펼쳐내고자 하는 것이 노래하는 인문학, 노래하는 기타의 꿈이다. 이를 위해 이제부터 노래하는 인문학은 심오한 인문학의 전문성을 폭넓게 강화해나가고, “노래하는 기타(클래식/) 기타 연주와 노래의 대중화를 지향하고자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인 기타, “기타의 대중화를 꿈꾸어온 지 오래다. 10여 년 전 안성시립도서관에서 2년 동안 기타교실을 진행한 것도,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 1년 반 동안 안성문화원에서 기타교실을 진행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시립도서관 기타교실에서는 수강생이 너무 많아서 기타 공부를 제대로 하기가 어려웠는데, 안성문화원에서는 수강 인원이 적절하여 우리는 기타와 더불어 매주 즐거운 시간을 함께했다. 코로나 때문에 전국적으로 펼쳐온 노래하는 인문학강연과 공연이 거의 중단된 것도 아쉬웠지만, 행복한 기타교실이 2년 넘게 중단되고 있어 더욱 아쉽다.

하지만 이제 올해부터는 안성1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새롭게 기타교실을 신설 운영하게 되어 아주 기대가 된다. 코로나가 어서 빨리 끝나 기타교실을 개강하게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앞으로 내가 새롭게 이끌어 갈 기타교실은 클래식기타와 통기타를 융합하여 함께하고, 가능한 한 기타 연주와 노래를 함께하는 것이다.

필자의 단장 시절 대전 기타오케스트라 합주 장면
필자의 단장 시절 대전 기타오케스트라 합주 장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클래식기타와 통기타는 서로 함께 연주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악기의 음색이 좀 다르고 연주법도 약간 다르긴 하지만, 같은 울림통이 있는 매력적인 이 두 기타가 각기 분리된 채 진행되어 온 기타 음악의 현실을 나는 오랫동안 안타까워했다. 만약 두 악기가 연주를 통해 서로 만나 함께하게 된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기타 음악의 매력과 감동이 훨씬 더 커질 것이다.

그래서 내가 기타 연주자들에게 늘 바라는 게 있다. 통기타 연주자들에게는 가능한 한 핑거스타일연주를 통해 클래식기타 주법의 수준 높은 연주를 지향해달라는 것이고, 클래식기타 연주자들에게는 순수 기악곡 연주만 하지 말고 노래와 함께하는 연주도 해달라는 것이다. 이 두 악기처럼 그렇게 노래와 잘 어울리는 악기가 또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런데 혹시 기타 중주나 합주의 매력과 감동을 아시는가? 나는 예전에 10년간 대전기타오케스트라활동을 통해 기타 합주의 행복을 만끽했다. 함께하는 중주나 합주의 즐거움을 정확하게 수치로 산출하기는 어렵겠지만, 나는 종종 이렇게 말하곤 한다: “중주나 합주를 하면 혼자 하는 독주보다 2~3배 정도 더 즐거워요”.

내 인생에 기타가 없었다면 어떠했을까? 아마도 내 인생 행복의 절반은 그냥 사라졌을 것이다. 기타를 치지 않고 어떻게 인생을 살 수 있단 말인가!

함께 연주했던 합주단 시절의 행복을 잊을 수 없기에, 나는 늘 기타 중주나 합주 연주활동을 그리워했다. 그래서 새해를 맞이하여 칸타기타”(CantarGuitar)라는 이름의 중주단을 결성하였다. “노래한다라는 스페인어 칸타”(Cantar)를 사용한 중주단 이름이다. 이제부터 칸타기타와 함께 펼쳐나갈 노래하는 기타연주 활동이 마냥 기대된다.

 

정경량(노래하는 인문학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