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기운으로 평안한 임인년(壬寅年) 새해 되길..안성 호랑이 이야기
호랑이 기운으로 평안한 임인년(壬寅年) 새해 되길..안성 호랑이 이야기
  • 봉원학 기자
  • 승인 2022.01.01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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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조선시대 맹호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조선시대 맹호도

새해 임인년은 호랑이해다.

호랑이는 안성에서도 마을을 지켜주고 액()을 막아준다고 믿어져 온 만큼 호랑이 기운으로 새해 안성시민의 삶이 평안하길 바라는 의미에서 호랑이에 얽힌 문화적 상징과 의미, 그리고 안성에서 전해지는 호랑이 이야기를 전한다.

국립민속박물관에 의하면 호랑이는 십이지의 세 번째 동물로, 육십갑자(六十甲子)에서 병인(丙寅), 무인(戊寅), 경인(庚寅), 임인(壬寅), 갑인(甲寅)의 순으로 나타난다. 공간적으로 호랑이는 인방(寅方)이라 하여 동북동(東北東)에 해당하고, 시간적으로는 인월(寅月)과 인시(寅時)라 하여 음력 정월(正月), 오전 3시부터 5시까지의 때를 나타낸다.

또 호랑이는 우리 민속에서 산신(山神)으로 마을을 지켜주거나 그림이나 부적에 그려져 집안의 액()을 막아준다고 믿어져 왔다. 또 상장례(喪葬禮)에서는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며 망자(亡者)를 저세상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하고, 무덤을 지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 국립민속박물관의 설명이다.

설화나 전래동화 속의 호랑이는 영물(靈物)로 인식되며 효를 실천하거나 은혜를 갚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때로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곤경에 처하기도 하는 존재로 이야기되며 삶의 교훈을 전하기도 한다.

복거리 호랑이 벽화(2014년 촬영)
복거리 호랑이 벽화(2014년 촬영)

안성에도 각 마을마다 호랑이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주로 지명과 관련해서이다.

알려진 몇 가지 이야기를 소개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호랑이 마을로 알려진 금광면 신양복리 복거마을이다.

복거리(福巨里)는 복이 많은 부자가 살아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이 안성군지의 기록인데, 안성군지의 다른 기록과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복거리는 복호리(伏虎里)라도도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오흥리 뒷산이자, 청량산의 한 줄기인 복거리 마을의 뒷산의 모양이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모양이라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이다.

복거리는 이 지명유래와 관련해 마을에 호랑이와 관련된 예술작품을 많이 만들어 호랑이 마을이라는 애칭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마을회관앞에 있는 호랑이 조형물은 물론이고, 마을 곳곳에 호랑이와 관련된 예술품들이 있다. 그 중에는 호랑이 담배피는그림도 있다.

민족문화 대백과 사전에 수록된 호랑이 그림
민족문화 대백과 사전에 수록된 호랑이 그림

서운면 북산리에는 개 뜯어 먹은 골짜기라는 지명이 있는데, 이 지명에도 호랑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진다.

산골짜기에서 모녀가 밭을 일구는데 호랑이가 나타나 덤벼들자 모녀가 키우던 개가 호랑이에게 달려들어 결국 호랑이가 개를 죽여 물고 가서 잡아 먹은 곳이 개 뜯어 먹은 골짜기라는 것이다.

금광면 석하리 흰돌리 마을과 관련된 지명 중 호령골혹은 호렴골이라는 지명이 있는데 이 곳에는 마을 이름이 유래된 흰색 차돌바위가 있고, 호랑이가 엎으려 있는 형상, 또는 두꺼비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며, 마을의 안녕을 지켜준다고 믿어왔다.

양성면 노곡4리는 마을 뒤산에 있는 고개 이름이 범티고개이고 이 고개이름 때문에 마을이름이 범티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범티는 호랑이가 다니던 고개라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인데 고개 너머 마을이름이 범골마을(고삼면 신창리 호동)인 것도 같은 이유라고 이야기했다.

옛 어른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호랑이들이 살았고, 그 호랑이들이 마을 가축에는 해를 주지 않았다고 한다.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호랑이를 소재로 한 십이지신 그림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호랑이를 소재로 한 십이지신 그림

 

노곡 4리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미산리에도 호랑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진다.

미산1리에서는 호랑바위라 불리는 바위가 있고 그곳에 호랑이 굴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미산2리에서도 호랑이 불(밤에 본 호랑이 눈)을 보았다는 이야기와 함께 멧돼지가 떼로 몰려다니는 걸 보았다는 증언이 있다.

미산 3리에는 밀가루 지고 가다가 호랑이가 쫒아와 도망오다 보니 밀가루를 다 흘렸다는 이야기, 동네 돼지와 개를 물어갔다는 이야기, 함정에 빠진 호랑이 새끼를 고아먹은 이야기 등이 전해 진다.

고삼면 신창리 호동마을에는 범골마을이라는 지명이 있는데 마을 지명 유래에 대해서는 범골은 호랑이가 많아 자주 나타난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금광면 삼흥리에 전해지는 조지골은 호랑이가 나오는 굴이 있다고 해서 나무하러 가지 않았다고 한다.

공도읍 신두리 현재의 안성 팜랜드 인근에는 호랭이산이라는 지명이 있었다고 하는데 호랭이를 비롯한 산짐승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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