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기고) 우리 자녀들에게 어떤 지구를 물려줄 것인가?
(릴레이기고) 우리 자녀들에게 어떤 지구를 물려줄 것인가?
  • 시사안성
  • 승인 2021.10.20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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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녀들에게 어떤 지구를 물려줄 것인가?

 

원불교 안성교당 이정식 교무

 

나는 종교인이니 종교인의 마음으로 글을 써 보려고 한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위기에 많은 사람이 걱정하고 기후행동에 참여하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미디어를 통해 거의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에 대해 알게 되고 그 공포심도 상당히 커지고 있다.

 

우리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가 갈수록 더 많아진 태풍, 폭염, 산불, 홍수, 화산분출, 사막화, 해수면 상승, 감염병 창궐을 목도하고 있다. 지구 평균 기온 1가 상승할 때 10억 인구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생명체가 절멸의 문턱에 들어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검은 별 지구가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생명체는 그 무엇이든 존귀하다.

작은 벌레가 되었든, 가축이나 반려동물이 되었든, 나무나 풀이 되었든지 간에 살아있는 생물들은 당연히 존재하도록 환경이 만들어져 있었다. 생명의 존귀함은 자연 속에서 안전하게 지켜지고 번식하고 진화해왔다. 그런데, 현실은 인간들의 욕망과 소비, 무지와 무절제로 인해 지구가 중병에 들게 됐고 자연의 은혜와 덕을 입으며 살았던 인간도 멸종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원불교 교조 소태산 대종사는 개교의 동기에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하셨다.

106년 전 주창하신 말씀으로 이 시대에 매우 적절한 가르침이 담긴 말씀이라 생각한다.

 

물질은 과학문명의 발달에 따라 만들어지고 소비되어지는 모든 것을 말한다. 물질문명은 분명 인류에게 풍요로움과 편리함을 누리게 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질은 최고의 가치이며 물질을 쟁취하기 위해 개인이나 사회, 국가 할 것 없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물질문명은 양날의 칼과 같다. 잘 쓰면 풍요와 편리함을 제공해 주지만 잘 못 쓰면 물질의 노예가 될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물질과 자본의 권력에 길들어져 있고, 소유되고 있다. 물질이 우선인가, 정신이 우선인가? 인간이 우선인가 자본이 우선인가?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우리는 이 질문에 분명한 답을 갖고 있어야만 정신과 물질이 조화로운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다. 물질을 선용하고 스스로 통제할 정신의 힘을 기르는 일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덕목이고 능력이기도 하다. 기후 이상도 그 이면에는 물질문명을 남용한 부작용의 결과이다.

 

탄소발자국을 찾아 들어가 보면 인간이 물질을 사용한 결과물이 탄소배출로 나타난다.

일상에서 자동차를 운전하고 컴퓨터를 사용하며 공장을 움직이고 생산하여 소비자에게 상품이 운송되는 모든 과정에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 “생활이 곧 탄소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원불교에서는 오래전부터 환경운동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은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를 제공하는 원불교 신앙의 기본적 바탕이기 때문이다. 원불교 내 환경단체들은 핵발전소 및 핵폐기장 반대, “햇빛발전소 100개 설립을 추진하여 지속 가능한 청정에너지 소비를 위한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원불교 안성교당도 전 교도가 환경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구체적 실천방안은 3덜운동과 나무심기운동에 담겨있다. 3덜운동은 나로 인한 소비는 적을수록 아름답다는 공부심으로 덜 개발하고, 덜 만들고, 덜 쓰는운동을 말한다.

 

그리고 나이만큼 나무를 심자운동을 전개하여 지구촌 숲 가꾸기에 힘을 더하고 있다.

에너지는 덜 쓰고 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를 쓰며, 탄소를 먹고 맑은 공기를 제공하는 나무를 심음으로써 지구가 숨 쉬게 하자는 운동이다. 전 교도가 환경운동가로서 알기만 하는 운동이 아닌, 실천하는 운동으로 승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PCC 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 1.5상승 시점이 2050년에서 2040년으로 10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멈춰져 있는 물체가 기울어지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한번 기울어지면 넘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개인, 가정, 사회, 국가가 일심합력으로 이 일에 협력하고 중요한 삶의 과제로 채택하는 일이다. 개인이 깨어나고 아무리 노력해도 정부와 지자체가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면 그 한계가 분명 드러난다. 반대로 정부와 국가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할지라도 개인이 각성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모든 법과 정책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국가 탄소중립 추진정책이 환경부를 통해 발표되고 법 제정이 되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은 매우 많을 것이다. 이해관계인들의 생존과도 연관되어 있어 정책을 세부화시키고 실행하기에는 아직 높은 장벽이 버티고 있다.

 

개개인의 경제생활을 보전하여 주고 탄소배출도 획기적으로 줄여나갈 정책을 만들어내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개인, 가정, 사회, 국가가 지혜를 짜내고, 소통하고, 협의하고, 법으로 제정하고, 다함께 실천하여 뼈를 깎는 고통을 이겨낸다면 결국 탄소중립도 이루어 낼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

위기를 잘 극복한다면 하늘의 공기와 바람, 물과 흙, 자연의 소중한 능력이 회복된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우리를 맞이할 것이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무한한 은혜를 우리에게 제공할 것이다. 자연환경이야말로 하느님이고, 부처님이며, 진리이고, 절대적 존재 아닐런가?

 

위기의 지구, 위기의 생명체!!

우리는 자녀들에게 어떠한 지구를 물려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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