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중에 모대학 교수로 있는 김영산이라는 시인이 한명 있는데
고성 통일전망대에 갔다 왔다 해서
망원경으로 보니 금강산이 잘 보이더라는 말을 해서
야 너는 시 쓰는 놈인데 말이야
대마도가 우리 땅이라는 시는 안 쓰냔 말이야
나야 시민운동하느라 딱딱한 산문이나 쓰고 지우고
맨날 뭐 합시다 하는 재미없는 상투적인 글이나 쓰고 있는데 말이야
야 너는 시 쓰는 놈인데 말이야
어쩌자구 시 쓰는 놈이 독도 관련하여 야단법석이 날 때
일본 공사놈의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망언 중에 쌩망언을 그냥 듣고 있느냐 말야
야 너는 시 쓰는 놈인데 말이야
왜구 놈들이 독도는 우리땅하고 씨부리면
대마도가 우리 땅이라는 시는 안 쓰냔 말이야
하고 인정사정없이 지랄 지랄을 했더니만 조금 미안했던지
아구 너는 역사학과 출신이라 그런 거 잘 아는 거고 나는 그 분야 배움이 짧아서 대마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잘 몰라 하길래
그려 그럼 내가 한마디 하지 하면서
조선왕조실록에서 6000여건이나 대마도가 언급되고 있다는 둥
1870년대까지 우리 땅이었다는 둥
어느 역사학과 교수가 신문 기고한 글이 있다는 둥
이번 문재인 대통령 스페인 방문 때 독도뿐만 아니라 대마도도 우리땅이라는 조선왕국전도 고지도를 보여주었다는 둥
공부 좀 해라 하면서 벼라별 별나라 별 따는 소리를 실컷 했더니만 아 그때서야
그래 그래 알았어 내가 공부 좀 하고 시 한편 쓸게
그렇지 내 친구야
그렇지 그래야 시인이고 내 친구지 하면서
거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참여하는 거 카톡으로 보낼테니 가입혀 하고
전화통 붙잡고 서로 썰을 거진 삼십분간 떨었던 게 바로 이주전이었더랬다
아 참 네 아들 원효하고 나하고 시 계간지에 같이 시 실렸어 하길래
어 그래 거 잘됐구만 나중에 또 통화하자 하면서
전화 끊고 헤벌쭉 나 혼자 으쓱으쓱거렸겠다
내일은 전화 한통 좀 넣어야겠다
시는 좀 썼느냐고
시 썼으면 이번 주 어데 놀러가자고
이렇게 요새 살고 있다
각자 자신의 꿈을 위해 우리 모두 ‘시 쓰는 놈’이 되었으면 좋겠다
민족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조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