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쇼크 열쇳말은 최저임금 확대다
고용쇼크 열쇳말은 최저임금 확대다
  • 강철인 기자
  • 승인 2018.07.1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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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쇼크를 풀 열쇳말은 최저임금 확대일지도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2712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4% 즉 10만6천여명 증가했다고 한다. 통계 자료만 두고 보면 10여년전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실제 2008년 9월부터 2010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취업자가 10만명대 이하로 기록됐다.

언론은 제 각각 이 내용에 ‘고용쇼크’란 다소 자극적인 표현을 달아 보도에 나섰다. 물론 통계청이 발표한 수치만 두고 본다면 쇼크란 용어가 다소 과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틀렸다고도 말 못한다.

고용동향의 취업자 증감은 인구효과 영향을 받는다. 인구효과란 전년도 고용률이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인구증감으로 인해 발생하는 취업자 증감분을 의미하는 것이다. 제 아무리 일자리가 넘쳐나도 인구감소에 따른 취업인구가 줄면 고용률이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취업자 증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소 복잡한 셈범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비일비재하는 통계자료를 마치 모범답안인양 맹신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럼에도 통계 자료가 발표될 때마다 취업자 입장에서는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 심정에는 “왜 나만 취업을 못하고 있는 거지” 혹은 “앞으로 더 취업하기 힘들어지는 것 아냐”하는 불안감과 절절함이 묻어 있을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취업자 즉 직원을 제대로 선발하지 못할 수 있어 먼발치서 외면해도 되는 수치는 아니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는 최근 석 달 연속 줄었다. 임시직과 일용직의 감소폭 역시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통계에서 드러나고 있다. 자동화 등 운영현황에 큰 변화가 없다면 취업자 감소는 결국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도 동선에서 봐야 한다.

이런 가운데 한 언론보도에 통계청 한 관계자가 언급한 말이 기자의 관심을 끌게 했다. 이 관계자는 “고용 없는 수출과 성장의 영향으로 실적은 좋지만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고용 없는 수출과 성장의 영향으로 실적은 좋지만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 표현만 두고 보면 결국 고용동향에서 가장 큰 변서는 기업의 채용 의지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생각해볼 부분이 하나 더 있다.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주 52시간 근무시간 단축이다. 68시간까지 가능했던 주당 근무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한 것이다. 특히 이를 어길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으니(당장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긴 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법적으로 노동자의 근무시간을 단축할 경우 사측에서는 현상 유지를 위해서는 인력추가가 불가피하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저녁이 있는 여유로운 삶에 쌍수를 들며 환영할 법 하지만 그것도 아니다. 그나마 임금 수치를 올려온 추가수당 등이 자연소멸되기 때문이다. 저녁이 있는 여유로운 삶은 결국 그동안 추가수당이 대신해온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근무시간 단축에 노동자가 반색을 드러내는 것이 불쾌할 이유가 없다. 인력추가에 들어가는 비용이 기존 노동자의 추가수당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해서다.

노동자는 저임금에 허덕이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추가근무에 나서야 하며, 그 불운한 연결고리를 기업은 이윤확대에 적절히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노동자가 추가근무를 하지 않아도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하다면 어떨까.

기업은 여유를 즐기는 노동자를 대신할 인력을 찾아야 할 것이며, 인력 선발은 고용율을 끌어올리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언론이 말하는 ‘고용쇼크’를 가장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은 어쩌면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일지 모른다. 그 첫단추는 최저임금 확대에서 시작된다는 것도 덧붙여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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